끊이지 않는 장애인 시설의 비리를 막기 위해 추진되는 사회복지사업법 개정을 놓고 장애인계와 정부간 찬성과 사회복지계와 종교계간 반대 입장을 고수하면서 갈등 골이 심화되고 있다.

지난 4일 보건복지부와 한국사회복지사협회는 서울여성플라자에서 그동안 수 차례 의견을 좁히지 못하고 있던 사회복지사업법 개정안 제 4차 공청회를 개최했다.

사회복지사업법 개정안을 둘러싸고 여전히 서로의 이견에 대한 합의점을 찾지 못하고 있다.

이날 토론회는 보건복지부에서 사회복지사업법 개정안 의견수렴 과정을 거쳐 당초의 개정안 수정부분을 발표하고 찬·반 토론자들의 이견과 법적인 합리성을 찾고자 마련된 자리이다.

보건복지부 사회정책기회팀 임종규 팀장은 "지난 1월 사회복지사업법 정부개정안을 입법 예고한 후 사회복지 관련 단체 및 개인들로부터 매우 다양한 의견들이 제기됐다"며 "오늘 발표는 단체들의 우려나 염려는 최소화하고 현실적인 주장은 최대한 반영해 법인이 제공하는 서비스 대상들에게 보다 좋은 서비스 혜택이 될 수 있도록 고심한 것으로 당초의 개정안에서 상당부분 수정되었다"고 강조했다.

임 팀장은 공청회의 핵심사항이자 가장 관심을 가지는 이사정수에 대해 당초에는 최소인원 5인에서 7인으로 확대하려 했지만 의견을 수렴해 일정기준 법률에서 정한 차등화 방안 또는 7인 이상으로 단일화시키는 방안을 검토 중이라고 전했다.

또한 공익이사 추천은 시설법인의 경우 이사정수의 1/4이상을 시도 사회복지위원회에서 추천을 입법 예고했지만 법인의 자율성과 종교의 정체성 훼손이라는 의견을 수렴해 이사 수 7인까지는 1인, 이사 수 11인까지는 2인, 이사 수 12인 이상은 3인으로 공익 이사 수를 조정하고 명확화 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상지대학교 법학부 김명연 교수는 복지부 입법예고에 찬성의 뜻을 비추며 "공익이사제도는 사회복지법인의 본질적 자율권 침해이고 당해 사회 복지법인의 설립정신과의 부합성, 전문성과 열정을 검증할 수 없다는 이유의 반대는 타당하지 않다"고 주장했다.

또한 그는 "공익이사가 이사 정수의 과반수를 넘지 않는다는 점에서 사회복지법인의 자율권에 대한 본질적 침해로 볼 수 없으며 당해 사회복지법인의 설립정신은 정관의 성립목적에 의해 객관적으로 확정되는 것이고 통상의 이사든 공익이사든 정관의 규정에 규정된 설립 목적에 반해 운영할 수 없는 것이기에 반대의 논거는 이유가 없다고 본다"고 공익이사제도 반대론의 타당성에 대해 반대의견을 내세웠다.

박경석 집행위원장, 김명연 교수, 임종규 팀장(왼쪽), 부청하 공동대표, 백종윤 위원, 김종필 교수(오른쪽)

반면 국민대행정대학원 김종필 외래교수는 "사회복지 실천과 행정과정에서 발생하는 국고보조금 횡령 등 불법·부당 집행, 기본재산 임의처분, 시설 내 인권문제 등의 원인을 분석하지 않은 채 입법적으로만 해결하려고 하는 정부의 입장은 사회복지법인, 직접적인 피해자를 포함한 복지대상자 누구에게도 이롭지 못하다"며 "사회복지법인의 임원 중 사회복지법인의 이사는 대외적으로 법인을 대표하고 대내적으로 법인의 업무를 집행하는 인물이므로 이사 임명은 최대한 사회복지법인의 설립목적을 실현할 수 있도록 자율성을 보장해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특히 그는 법인의 자율성을 보장한 만큼 불법행위 등에 대한 사회복지사업법상 책임은 물론 민·형사상 책임도 엄격하게 물어야 하며 관련법의 보완으로 교육프로그램을 개발 지원해 사회복지법인을 비롯한 민간 사회복지주체의 책임성과 전문성을 제고하는 길이라고 덧붙였다.

이와 관련 전국장애인차별철폐연대(준) 박경석 집행위원장은 김 종필 교수의 의견을 지적하며 "김 교수는 사회복지법인의 책임성과 전문성에 대한 연구를 하면서 시설비리의 본질적인 문제와 현장에 대한 접근은 너무 도외시했다"며 "지금의 현행법으로 시설비리의 대표를 처벌한다고 해도 그것은 잠시뿐이며 법인 시설 대표자가 여전히 자리를 유지하고 있다면 가족들에게 계승되는 절차를 밝게 될 것"이라고 전했다.

박 위원장은 "공익이사제 도입은 시설비리를 미리 예방한다는 것을 의미하기도 한다"며 "시설비리 척결과 사회복지현장의 주체성과 참여의식을 강화하기 위해 최소한의 출발이 바로 공익이사제 도입"이라고 강력히 주장했다.

한편 마지막 토론에 나선한국사회복지법인협의회 부청하 수석공동대표는 "소수의 사회복지 시설의 부정 인권침해 사건을 가지고 사회복지법인의 본질을 부정하는 개방형이사제의 도입에 대해 전국의 사회복지법인 대표와 시설장 모두가 본 개정안을 반대하고 있다"고 반대의사를 분명히 전했다.

특히 개방형 이사제 도입에 관련해서는 "법인들을 기득권 계층이라고 지칭하는데 우리는 그 기득권을 지켜야 할 의무가 있다. 그것은 자신의 재산을 반납하고 후원금으로 만들어진 법인을 제대로 운영해야할 책임감 때문이라고 생각한다"며 "빈대 한 마리 잡자고 초가산간 태우는 것을 보고만 있을 수 없다"고 법안이 통과될 경우 법인 대표들은 제2, 3의 투쟁을 벌일 것이라고 대응 의사를 전했다.

진선미 기자 websun@bokjinews.com

진선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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