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 없이 우리 논하는 것 의미없다”…장애인의 완전한 참여 위해

국민의례를 하는 장애계 관계자들

12월 3일은 UN에서 지정한 ‘세계 장애인의 날’이다. 이 날은 전 세계 장애인이 당당하게 사회의 일원으로 살아갈 수 있는 권리 확보를 다짐하는 날이다.1986년 장애운동이 본격적으로 시작됐고 1992년 장애인고용촉진 등에 관한 법률이 제정되면서 세계장애인의 날을 공식적으로 시행하게 됐다. 이후 23년간 장애인의 삶의 질 향상이라는 목표를 실현하기 위해 지체장애인협회, 근육장애인협회, 장애인자립생활센터총연합회 등의 장애인당사자단체가 힘을 모아 활동해왔다. 하지만 장애인의 복지정책이 후퇴하고 있고 예산이 삭감되는 등 현재 장애인의 현실을 돌아보면 여전히 온전한 생활을 보장받고 있지 못하다.

이에 장애인단체총연합회(이하 장총련)은 장애인 당사자운동의 새로운 전망을 세우고 변화하는 장애이슈에 적극 대처할 수 있도록 ‘장애인당사자운동의 재도약! 장애인의 완전한 참여 실현!’이라는 주제로 3일 백범김구기념관에서 ‘2015 장애인당사자대회’를 개최했다.

이날 행사는 1부와 2부로 나뉘어 진행됐고 1부는 장애인의 인권향상과 사회통합을 위해 노력한 공로를 인정받은 5명에게 ‘장애인복지대상 활동가상’ 시상식이 진행됐고 2부는 장애운동의 성과와 과제를 중심으로 토론과 장애관련 정책과 문제점, 장애인의 정치참여 확대방안에 대한 의견 수렴이 이뤄졌다.

장애인복지대상 활동가상 수상자들

장애인복지대상 활동가상은 2006년부터 시작해 올해 10회째를 맞이했고 정영만 근육장애인협회 회장,조호근 한국장애인고용안정협회 장애인노동상담센터 센터장, 이승일 한국척수장애인협회 법인지원부장, 박경은 누리장애인자립생활센터 사무국장, 최재성 프라엠에셋 지점장이 수상했다.

시상식 이후 장애인관련 정책법안, 30년을 맞이한 당사자 운동의 성과, 정치참여 확대방안등에 대한 토론이 이뤄졌다.

2부 장애인 당사자 운동의 재도약을 위한 토론회

제일 먼저 입을 연 배융호 장애물없는 생활환경시민연대 사무총장은 30년의 장애인 당사자 운동을 통한 제도적 성과를 총 7개로 정리했다. 당사자 운동을 통한 제도 개선의 첫 사례인 장애인고용촉진법 개정을 시작으로 장애인 이동권 보장, 전동휠체어 건강보험 적용, 장애인차별금지법 제정, 발달장애인지원법 제정, 장애인자립생활운동, 장애인권리협약 참여가 그 것이다.

배총장은 “이 중에서도 가장 큰 결실을 맺은것은 서울시의 저상버스 도입, 장애인콜택시 도입, 지하철역사의 엘리베이터 설치등을 가져온 ‘교통약자의 이동편의증진법’ 이다”라고 말했다. 이어서 “이동편의증진법 제정은 그동안 금단구역으로 남아 있던 대중교통 등 교통수단에 대한 장애인의 접근을 보장하게 됐으며, 계획만 있던 특별교통수단 도입을 의무화하는 계기를 만들었다”며 “장애인 이동군은 복지부에서 할 일이라고 팔짱만 끼고 있던 당시 건설교통부를 정책과 시행에 끌어들었다는 점에서 큰 의미가 있다”고 덧붙였다. 그러나 긍정적인 점을 이야기한 것도 잠시 여전히 정부의 의지에 따라 장애인들의 참여가 결정되기 때문에 당사자의 정책참여를 제도화시켜야 한다는 목소리를 냈다.

배총장은 “장애인 관련 정책의 결정과정에서 반드시 당사자가 일정 수 이상 참여하도록 제도화돼야 한다. 복지부외 다른 부처의 경우 당사자의 참여를 고려하지 않고 있으며 허울뿐인 의견수렴인 공청회 뿐”이라며 “국가와 지방자치단체의 모든 장애 관련 정책의 수립에 반드시 당사자가 일정 수 이상 참여해야 한다”고 강력하게 이야기했다.

이어서“신체적, 정신적 손상 외에도 장애인당사자로서의 인식과 당사자성을 갖춘 인재를 육성해야 한다”며 “장애인정책의 경우 전문적 지식 보다는 현장경험이 매우 중요하다. 학력 위주의 전문적 지식과 함께 풍부한 경험이 동등하게 인정받아야 한다”고 강조했다.

장명숙 전 국가인권위원회 상임위원도 “유엔장애인권리위원회는 ‘장애인에 대한 모든 결정에는 당사자의 반드시 보장돼야한다‘고 당사자의 결정권과 선택권을 명백히 하고 있다”며 “장애인관련 정책의 결정과정에 반드시 장애인 당사자가 일정 수 이상 참여하도록 제도화돼야한다. 그러기위해서는 장애인 당사자 인재를 육성해야하고 지식이 아닌 경험이 중시돼야한다”며 배총장의 의견에 동의했다.

이찬우 척수장애인협회 사무총장은 한국의 장애인복지는 짧은 시간안에 많은 것을 이뤘고 외국에서 한국을 장애인의 천국이라고 말하지만 아직도 백화점식 나열처럼 많이 있지만 장애계안에서도 양극화가 돼 있는 것 질적인 성장보다 양적인 것에 집중하는 것을 문제로 삼았다. 그는 장애계가 민주적이고 질적인 성장을 하려면 장애인당사자운동의 재도약을 위해 공부의 필요성을 강조했다. 구체적으로 유엔장애인권리협약의 정신을 함양과 함께 인문학 공부, 기록의 정리가 필요하다는 것이다.

이 사무총장은 “한국 장애인운동계에서는 벽에 전시용으로 사용하고 있는 유엔 장애인권리협약의 정신에 대해 공부하고 분석하는 노력이 있어야 한다”며 작년 유엔 장애인권리위원회에서 권고안을 냈는데 아직 많은 장애인들이 잘 모르고 있다. 숙지하고 공부하는 지침서가 돼야 한다“고 말했다.

축사하는 오제세 새정치민주연합 국회의원

한편 이날 축사를 맡은 오제세 새정치민주연합 국회의원은 “대한민국은 강자가 살기 좋은 사회다. 핸디캡을 가진 이들은 살기 힘든 사회가 아닌가”라며 “대한민국이 잘 살겠다고 추구하고 있지만 치열한 경쟁사회가 되고 있다. 경쟁에서 이기기 힘든 핸디캡 가지고 있다면 이분들이마음 놓고 살 수 있는 인권이 향상될 수 있도록 강한 정치력을 보여줘야한다”고 말했다. 이어서 그는 “장애당사자들이 권력을 갖지 못하면 강자와 약자가 함께 잘 사는 사회통합은 이뤄질수 없다”며 “약자가 제대로 살 수 있는 약자가 권리를 존중받는 사회가 될 수 있도록 권리를 잘 행사해달라”고 덧붙였다.

이유정  jenny1804@bokji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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