때 아닌 비가 억수같이 내리는 서울역 광장. 장애인들은 '장애인 차별 철폐의 날'을 외치며 한자리에 모였다.

20일 420장애인차별철폐공동투쟁단(420 공투단, 집행위원장 박경석)은 서울역 광장에서 장애인차별철폐를 위한 입법 쟁취, 장애인 자립생활을 위한 사회적 권리 확보, 사회 서비스 확대 및 공공성 강화를 요구하며 '420장애인차별철폐투쟁결의대회'를 개최한 후, 국가인권위원회까지 거리행진을 펼쳤다.

때아닌 폭우 속에서도 장애인차별철폐의 날을 외치는 장애인들은 국가인권위까지의 거리행진을 단행했다.<사진/ 최경훈 기자>

420장애인차별철폐투쟁결의대회는 장애인을 시혜와 동정의 대상으로 전락시켜온 기존 장애인의 날을 거부하고 4월 20일을 투쟁으로써 장애인권을 쟁취하는 '장애인 차별철폐의 날'로 만들어가기 위해 열리게 된 것.

폭우를 맞으며 여는 발언에 나선 420 공투단 박경석 집행위원장은 "장애인이란 이름으로 그동안 우리는 차별을 받아왔다. 이 사회를 살아가면서 우리는 죄인처럼 부끄럽게 지내와야 했다. 너무나 부끄럽게 살아온 역사 이젠 우리는 물러서지 않을 것"이라며 "장애인을 차별하는 야만적인 이 사회에 우리는 투쟁으로 거듭나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활동보조서비스 제도에 대한 약속을 파기한 유시민 장관의 약속이행을 촉구하며 공개사과를 요구했다.<사진/ 최경훈 기자>

 
또한 4월 20일로서 26일째 단식농성을 돌입하고 있는 장애인교육권연대 도경만 집행위원장도 함께 가세해 "2004년, 2006년, 2007년 매년 20∼30일 넘는 단식을 해야만 장애인 교육받을 권리에 관심을 가져주고 4월 20일이 와야만 장애인에게 관심을 갖아주는 것이 현실이다. 또한 이 시기에만 장애인 정책을 무슨 선심 쓰듯이 내놓고 있는 정부가 과연 실질적인 집행을 할지 의문이 든다"며 "더 이상 장애인의 날이 시혜와 동정으로 기억되는 날이 되지 않기를 바란다"고 말했다.

이날 오전 유시민 장관 약속 이행을 요구하며 장애인의 날 기념식이 진행되는 대한상공회의소를 찾았던 한국장애인자립생활센터협의회 박홍구 의장은 "중증장애인에게 생존을 위한 너무나 기본적 권리인 활동보조인서비스의 쟁취를 위해 그동안 장애인들은 단식농성을 벌이며 대상 제한 폐지와 서비스 제공시간 180시간 확대라는 성과를 만들어 냈지만 보건복지부 장관의 직인이 찍힌 합의 공문의 잉크도 마르기 전 이런 약속을 일방적으로 파기한 최종 사업 지침을 복지부는 발표하고 말았다"고 비난했다.

420공투단 소속회원들은 억수같이 내리는 빗속에서도 자리를 떠나지 않고 결의대회에 참여했다. <사진/ 최경훈 기자>

 
마지막으로 420공투단은 결의문을 통해 앞으로도 투쟁을 이어나가 장애인교육지원법을 제정하고 사회복지사업법을 개정할 것이며 활동보조인서비스를 중증장애인 대중의 권리로 만들어 내겠다고 다짐을 전했다.

한편 투쟁결의대회를 마친 420공투단 소속 회원 200여명은 장애인교육지원법 제정, 사회복지시설비리척결, 장애인차별철폐 등 구호가 적힌 피켓을 들고 서울역 광장을 출발해 국가인권위원회까지 거리 행진을 진행했다.

진선미 기자 websun@bokji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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