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육교사를 비롯한 보육관련 종사자들이 노동조합을 결성한다고 한다. 열악하기 그지없는 우리나라의 보육현실을 고려할 때 전국 단위의 노조탄생은 고무적인 일이 아닐 수 없다. 더욱이 보육업무가 복지부에서 여성부로 넘어가면서 가졌던 기대가 점차 허물어지고 있는 판국에 노조의 출범소식은 인권보육의 실현과 보육의 공공성 강화에 큰 힘이 되어 줄 것으로 전망된다.
이르면 새해 1월 모습을 드러낼 '전국보육노조'는 이러한 의미에서 우리 사회의 미래이며 희망이라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노조가 보육현장의 열악한 환경을 개선하고, 이것이 질 높은 보육으로 이어지면 미래사회 주인공인 아동의 인권과 행복을 담보하기 때문이다. 이를 위해서는 먼저 보육종사자들의 형편없는 노동환경을 개선해야 한다. 보육의 질은 보육교사의 질을 뛰어 넘을 수 없다. 그런데도 어느 누구도 이들이 처한 각종 대우와 노동조건에 대해서는 거론하지 않고 있다. 오히려 정부는 내년 보육예산에서 보육교사들의 인건비를 삭감할 태세다. 하루 평균 10시간이라는 강도 높은 노동력을 제공하면서도 월 100만원 안팎의 저임금에 시달리고 있는 보육노동자들이다. 이러한 상황에서 임금을 삭감하려는 정부의 방침은 보육교사의 사기저하를 불러 올 것이 뻔하다. 이는 결국 보육의 질 저하로 이어져 그 피해는 보육아동에게 고스란히 되돌아온다. 따라서 보육노동자의 사회적 지위와 경제적 처우에 대한 관심은 최우선의 과제다. 보육노조는 당당히 보육노동에 대한 가치와 지위를 요구해야 한다. 보육노동자 자신을 위해서뿐만 아니라 우리사회의 미래인 아동을 위해서도 정정당당한 목소리를 내야 한다.
심심찮게 발생하는 보육 시설의 비리와 보육아동의 인권유린 문제도 노조의 탄생으로 어느 정도 제동이 걸리지 않겠느냐는 희망을 갖게 한다. 과거 보육시설의 부조리를 속수무책으로 바라봐야 했던 보육노동자들이다. 개인의 신분이 완전히 보장되지 않는 상황에서 시설의 비리를 거론한다는 것은 자살행위였다. 해당 시설에서 쫓겨나는 것은 물론 '블랙리스트'에 올라 보육현장에 재 진입하는데 어려움이 많았다. 노조의 결성은 이 같은 불합리한 '관행'에 쐐기를 박는 결정적 계기를 제공하는 것은 물론, 시설 운영자들의 비리를 '예방'하거나 '감시'하는 역할을 충분히 감당해낼 것으로 본다. 여성의 사회진출과 다양한 가족구조 등으로 인한 보육문제는 이미 우리 사회의 핵심 이슈로 자리잡고 있다. 정부의 보육정책이 남발되고 있지만 현장의 목소리에 귀기울여 내놓은 시책은 찾기 어렵다. 때문에 보육노조는 보육현장의 생생한 목소리를 정부에 전달하는 통로가 되어 보육 정책의 틀을 짜는데 힘을 보태야 한다. 아무쪼록 인권보육과 공공보육 실현을 위한 보육노동자들의 노조결성이 순조롭게 진행돼 우리사회의 미래를 이끄는 견인차 역할을 해줄 것을 당부한다.

정외택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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