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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한남대 사회복지학과 임춘식 교수 |
특히, 오늘을 살아가면서 불확실한 미래의 불안한 노후생활 그리고 자녀교육 문제를 걱정하는 사람들이 점차 늘어가고 있다. IMF이후 중산층이 몰락하고 양극화가 심화되고 있는 작금의 현실이 안타까울 따름이다.
물론 가진 돈도 많고 직업이 안정적이라면 편하게 매달 연금을 받아가며 행복한 노후를 보낼 수도 있지만 대다수의 서민들은 그저 하루 하루를 걱정하며 살아가고 있다. 현재 주어진 상황에서 나름대로 최선을 다하고 열심히 일했건만, 행복하고 편안한 노후는 고사하고 하루 하루를 살기 위해 심각히 고민하는 게 우리의 현실이다.
무엇보다도 부모에게 효도했지만 효도를 받을 수 없는 세대, 4050. ‘낀 세대’의 모습이다. 자식 농사가 곧 노후대책 이던 시대를 지나 부양의 의무는 있되 권리가 없는 시대가 이미 왔다. 그래서 부모와 자식이라는 이중부양의 짐의 무거운 우리 나라 베이비 부머(Baby Boomer)의 노후는 불안하기만 하다.
베이비 붐 세대인 40대는 출산율 저하와 고령화가 빠른 속도로 진행되면서 부모 세대의 부양은 물론 자신들의 노년과 자녀교육을 동시에 준비해야 하는 삼중고를 안고 있기 때문에 고통이 이만저만이 아니다. 그래서 은퇴를 목전에 두고 있는 사람의 심정은 칠흙과 같은 드넓은 바다와 같다.
통계청의 2006 고령자 통계에 따르면 우리 나라 65세 이상 노인이 총 인구의 9.5%로 나타났지만 추후 20년 사이 20%를 넘어서 급격히 늘어날 것으로 보고 있다. 고령에도 불구하고 노후준비에 대한 인식은 아직 자리 잡히지 않아 큰 혼란이 예상된다.
대한상공회의소가 2006년 서울지역 직장인 1천명을 대상으로 한 ‘노후 대책에 관한 실태 조사’에서 직장인 44.9%가 노후자금을 마련하고 있지 않은 것으로 조사되었다.
이는 2005년 조사 때보다 9.5% 증가한 수치로 노후준비가 오히려 역행하고 있음을 보여 준다. 노후대책에 대한 관심은 점점 높아지고 있지만 취업난으로 청년층의 사회진출이 늦어지고, 결혼과 주택마련 연령층의 상승, 사교육비 및 세금의 증가로 실제 노후를 대비할 경제력이 부족한 점을 보여 주는 통계라 할 수 있다. 경제적 노후준비는 실패할 경우, 은퇴를 '쉼'이 아니라 '짐'으로 바꿔 버릴 정도로 치명적이다.
은퇴하면 떠오르는 단어는 선진국인 미국과 유럽에서는 자유, 행복이라는 뜻으로 뽑힌다. 반면 우리나라에서는 두려움, 외로움의 총칭이다. 암흑이 무서운 이유는 그곳에 무엇이 있을지 알지 못하기 때문이다. 그러나 무엇이든지 철저히 알고 준비한다면 두려움은 얼마든지 살아질 수 있다. 성공적인 노후를 위해 희망의 은퇴 밑그림을 준비하는 사람만이 은퇴를 찬미할 수 있다.
요즈음 은퇴 후 아예 한국을 떠나 새로운 땅에서 제2의 삶을 꿈꾸는 사람들도 늘어나고 있다. 그 중에서도 동남아 지역은 매달 일정 규모의 연금만 있어도 편안한 노후를 보낼 수 있다는 사실이 알려지면서 은퇴 이전의 신천지로 각광받고 있다. 에메랄드 빛 바다에서 한적한 골프장에서의 멋진 티샷을 생각한다면 은퇴이민은 분명 안락한 노년을 보내기 위한 최상의 선택이다. 은퇴이민 ‘동남아 드림’ 시대가 열리고 있다.
그러나 긍정적인 면만 보고 아무런 준비 없이 무턱대고 은퇴이민을 나섰다간 쓰디쓴 실패만을 맛 본 사례가 우리 주위에 수두룩하다. 최근 은퇴이민의 피해가 속속 알려지고 있다. 그래서 반드시 집값, 물가 등 현지 상황을 사전에 확인하고 떠나야 한다.
노후를 준비함에 있어서 중요한 것은 경제적 준비만 아니라 경제외적인 요소도 함께 준비해야 한다는 점이다. 노후에 대한 준비는 아무도 대신 준비해 주지 않는다. 국가기업도 다른 누구도 나를 대신하여 노후생활을 책임지지 않는다. 그러므로 개인적인 차원에서 소중한 자신의 미래인 노후생활에 대하여 미리 준비하고 대비하는 노력을 경주해야 할 것이다.
시간이 흐름을 거스를 수 없지만 어떻게 사느냐는 선택할 수 있다. 아프고 성난 노인이 될 수도 있지만 열심히 준비해서 행복한 노후를 맞이할 수도 있다. 아직 삶을 조정하는 키는 나에게 쥐어져 있고 노후의 바다는 넓다. 어떤 여정이 될 것인가는 스스로 꾸려나가는 항해에 달려 있음을 명심하자. 은퇴는 인생의 마지막 기회이자 희망이다.
서희정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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