낙태에 대해서는 어떻게 생각합니까? "기본적으로는 반대인데, 불가피한 경우가 있단 말이에요. 가령 아이가 세상에 불구로서 태어난다든지, 이런 불가피한 낙태는 용납이 될 수밖에 없는 거 같아요. 하지만 근본적으로는 낙태도 반대 입장이에요. 보수적인지는 모르겠지만."<5월 12일 조선일보 why 인터뷰 중>

한나라당 대선 예비후보 이 명박 전 서울시장의 인터뷰 발언에 대한 의견이 분분한 가운데 급기야 16일 장애인 20여명이 서울 여의도 소재 용산빌딩 3층 이 후보의 사무실을 점거했다. 장애인 단체 소속 회원들은 불구, 낙태 발언을 한 이 후보의 공식적인 사과를 요구했다.

이명박 대선후보의 인터뷰 내용중 장애를 가진 태아에 대한 낙태 허용 발언에 장애계는 분노하고 이 후보의 공식사과를 요구하고 나섰다.

 
이날 점거에 참여한 전국장애인차별철폐연대 박경석 공동대표는 "대통령이 대기 위한 대선예비 후보는 염연히 공적인 인물이라고 생각된다. 그런 이 후보가 공적인 대중매체에 '불구'라는 비하발언을 한 것은 엄연히 장차법을 근거해 충분히 항의 할 수 있는 부분이라고 생각된다"며 "이렇게 쉽게 장애인에 대해 불구, 낙태를 운운한 것은 후보자의 인식 자체에 문제가 있다고 생각된다. 그가 대통령이 되기를 원한다면 이 문제에 대한 심각성을 얘기하고 공개 사과해야 한다"고 강력히 주장했다.

그는 "불구는 죽여도 된다는 발언은 이 사회에 큰 여파를 줄 수 있는 발언, 자신의 발언에 대해 아무것도 느끼지 못하고 있는 것 같다. 자신의 표에 아무런 영향을 미치지 않는다고 꼼짝도 안하고 있는 것이라 생각될 수밖에 없다. 본인이 직접 발언한 것에 대해 앞으로 나서 공식적인 입장을 밝혀야 할 것"이라며 이런 행동은 장애인을 차별하는 근본적인 생각에서 비롯된 것이라고 지적했다.

사무실 점거 후 기자회견을 개최한 장애인단체, 이 후보 사무실이 있는 용산빌딩에 붙여진 현수막이 눈에 띈다.

 
이날 모인 장애인들은 이 후보가 직접 나설 것을 강력히 촉구하며 장기적인 점거 농성을 단행할 것이라는 뜻을 비췄다.

또한 장애인 20여 개 단체들은 이 후보의 사무실이 있는 용산빌딩 앞에서 기자회견을 개최하고 "이명박 후보는 낙태는 반대한다는 표현으로 마치 모든 생명을 존중해야 한다는 취지의 발언을 하였으나 불구자는 낙태가 용납될 수 있다는 즉, 장애인의 생명은 존중될 가치가 없다는 발언을 한 것"이라며 "이에 장애인단체들은 놀라움과 분노를 금치 못하고 있다. 장애를 불구로 표현하며 비하한 것도 모자라, 장애인의 생명은 아예 가치가 없다는 발언은 대통령 후보로서, 도저히 용납될 수 없다"고 개탄했다. 

기자회견을 마친 장애단체 회원들은 점거 중인 사무실에 입장하려 했지만 경찰의 제지로 몸싸움만 일어났다.

특히 단체는 성명서를 통해 "480만 장애인의 생명을 짓밟은 사람은 대한민국의 대통령이 될, 아니 장애인과 함께 이 세상을 살아갈 자격조차 없다. 이명박 후보는 당장 장애인 앞에 무릎 꿇고 공개적으로 사죄하라 만약 그렇지 않는다면 모든 장애인들은 수단과 방법을 동원해 이 후보를 심판할 것"이라고 경고했다.

이들 단체는 기자회견을 마치고 3층 후보 사무실의 장애인들과 합류해 점거를 진행하려 했으나 경찰의 제지로 사무실 진입은 실패했다.

한편 이명박 예비후보 공보팀은 보도자료를 통해 "이번 인터뷰과정에서 다소 오해를 불러일으킬 표현이 있었던 것에 대해 다시 한번 분명한 입장을 정리한다. 이 전시장의 발언은 결코 장애인을 비하하기 위한 의도의 발언이 아니다. 다만 용어의 선택에 있어 오해의 소지가 있었다고 본다"며 "이 전시장님의 발언 취지는 낙태는 반대라는 전제하에 산모와 태아의 생명이 심각하게 위협을 받을 때, 아주 엄격한 제한 하에 아주 신중하게 법과 의료적인 판단에 따라 낙태가 허용될 수도 있다는 의미"라고 밝혔다.

이에 장애인 단체들은 본인이 직접 발언한 것에 대한 책임을 통감하고 장애인들 앞에 당당히 나서 공식적인 사과를 해야 할 것이라고 공식사과를 거듭 촉구했다.

진선미 기자 websun@bokjinews.com

 

진선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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