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복지재단 서울가정위탁지원센터 고순이 소장

부모의 갑작스런 사망과 질병, 실직 등의 사정으로 아동이 가정의 보호를 받을 수 없을 때 일정기간 일반가정의 보호를 받을 수 있도록 지원하고 있는 아동복지서비스기관이 있다. 전국 16개 시·도에 17개 센터를 두고 활동하고 있는 가정위탁지원센터가 그곳. 얼마전 경기도가정위탁지원센터에서 서울가정위탁지원센터로 새롭게 부임한 고순이 소장을 만나 가정위탁지원센터의 역할과 위탁아동의 현주소에 대해 들었다.

△서울가정위탁지원센터는 어떤 일을 진행하는지.

친부모의 특별한 사정으로 아동이 가정의 보호를 받을 수 없을 때 일정기간 동안 일반가정에서 보호받을 수 있도록 지원하는 전문기관이며 친가정 복귀를 궁극적인 목적으로 하고 있다. 이때 보호를 필요로 하는 18세 미만의 아동을 위탁아동이라고 부른다. 아동학대로 인해 친부모와 분리보호가 필요하거나 시설보호 및 일시보호 아동 중 가정위탁보호가 적합한 아동이나 부모의 질병, 가출, 이혼, 실직, 수감 등으로 돌봄의 손길이 필요한 아동이 그 대상에 포함된다.

위탁보호는 크게 조부가 돌보는 대리위탁, 친인척위탁, 위탁가정을 희망하는 일반인으로 구성된 일반위탁으로 나뉜다. 우리나라는 외국에 비해 국가적 특성상 대리위탁이나 친인척위탁이 일반위탁보다 많다. 아무래도 핏줄에 대한 애착이 이 같은 특색을 나타내지 않았나 싶다.

△우리나라 위탁아동의 수는 얼마나 되고 추세는 어떤지.

2007년 4월 말, 서울시를 기준으로 따지자면 전체 가정위탁 세대수는 780세대, 총1085명의 아이들이 위탁가정에서 보호받고 있다. 이중 대리양육 아동은 643명, 친인척 양육은 341명, 일반 양육은 101명으로 집계되고 있다.

우리나라는 전쟁을 기점으로 아동복지가 싹텄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당시 전쟁으로 인해 부모를 잃은 보호아동이 급격히 생겨났고 그들에 대한 시설보호가 늘어나면서 아동복지시설들이 늘어났다. 외국 사람들이 의아하게 생각하는 것은 전쟁으로 인해 보호아동이 늘어났다면 전쟁이 없는 현시점에서는 보호아동이 줄어들어야 마땅한데 계속해서 보호아동의 수가 증가하고 있다. 최근 들어서는 부모의 파산이나 이혼율이 급증해 조손가정의 비율이 증가하고 있는 상황이다. 부모에 의해 버려지는 아이들이 많아지고 있다는 단적일 결과를 보여주는 것과 같다.

△조손가정이 겪게 되는 문제점은? 그리고 그에 대한 센터측의 대처는.

조손가정이 늘어나면서 조부모와 아동이 겪는 가장 큰 문제점은 경제적인 문제와 의소통의 문제다. 특히 경제력을 상실한 조부모의 경우 아동부양 자체가 부담으로 다가올 수 있고 따라서 기본적인 의식주 이외의 것들에 무신경해질 수 있다. 하지만 한창 성장기에 접어든 아동에게는 다양한 체험과 교육이 뒷받침 돼야 한다. 하지만 그마저도 50∼60세 이상의 세대차이를 실감하고 있어 조율하기가 힘들다. 센터는 이들 조부모에 대한 부모교육을 꾸준히 실시해 아동과의 의사소통을 원활하게 하는 프로그램을 진행중에 있으며 후원과 결연등으로 경제적 지원을 도울 수 있는 방법을 모색하고 있다.

위탁가정센터의 궁극적인 목표는 친 가정 복귀다. 아동의 관점에서 가장 이상적인 양육환에는 부모가 있어야 하기 때문이다.

 
△센터가 추구하는 궁극적 목표가 친가정 복귀라는 표현을 했다. 좀더 구체적으로 설명해달라.

위탁가정센터의 궁극적 목표는 앞서 말했던 바와 같이 친가정 복귀다. 이는 위탁 아동의 관점에서 그들이 바라는 가장 큰 소망과도 연결돼 설명할 수 있다. 위탁아동 일수록 부모에 대한 애착이 강한 것을 보면 아동은 부모거나 혹은 부모역할을 잘 수행할 수 있는 사람이 양육해야 한다.

그러나 부모가 아동을 양육 할 수 없는 상황에 처해 있다면 최대한 비슷한 환경에서 자라게 해줘야 한다. 그래서 시설보다는 재가복지로 아동복지정책이 전환돼야 할 필요성이 있다. 일부에서는 가정이라는 드러나지 않은 환경에서 아동 학대가 이뤄지면 어떡하냐고 염려하는데 그런 문제점을 예방하기 위해 가정위탁지원센터 같은 기관이 존재하는 것이다.

센터에서는 가정위탁지원대상을 수시로 방문하고 부모교육을 통해 아동이 건전하게 양육될 수 있는 환경 조성을 위해 노력하고 있다. 아직 시설과 단체 혹은 관점에 따라 많은 입장차가 격돌하고 있는데 전문가들이 바로 이 같은 상황에 대한 교통정리를 해줘야 아동복지가 발전할 수 있지 않을까 싶다.

△선진 외국의 사례는 어떠한지.

우리나라는 혈연이라는 국가적 특색 때문에 외국과 약간 다른 형태로 위탁가정사업이 발달했다. 일 예로 미국과 같은 나라는 일반위탁이 보편화 되 있지만 친인척이나 조부모에게 우선권이 주어진다. 그러나 친인척, 조부모라고 해서 아무나 위탁가정 대상으로 선정되는 것은 아니다. 일반위탁 규정에 의거해 부모의 조건과 가정환경을 고려하고 합격대상이 되면 그 중에서 친인척에게 우선권이 주어진다는 말이다.

그러나 우리나라는 일반위탁보다 친인척이나 조부모가 아이를 양육하는 대리위탁의 비중이 더 높다. 또 친인척이 아이를 양육하고자 하면 별다른 심사 기준 없이 키울 수 있다. 이 같은 제도는 아동이 좀더 친근한 친인척 가정에서 심리적 스트레스 없이 적응할 수 있다는 긍정적인 면도 있지만 준비되지 않은 가정에서 아이를 짐처럼 생각하는 부작용을 일으킬 수도 있다. 외국처럼 친인척에 의한 양육을 유도하되 적절한 심사기준이 보급돼야 할 것이다.  

△위탁아동을 함께 후원할 수 있는 방법에는 어떤 것들이 있나.

매월 일정금액을 기부함으로 서울가정위탁지원센터가 전개하는 복지사업프로그램에 참여하는 개인후원과, 모임이나 기업체의 이름으로 매월 일정액을 기부함으로 지속적으로 복지사업을 지원하는 단체후원이 있다. 또 은행이나 편의점, 상가 등에 저금통을 비치해 동전을 모아 전달하는 사랑의 저금통, 자선행사 지원, 물품후원등이 존재한다. 아직까지 사회복지는 예산보다는 국민들의 후원과 정성이 이끌어간다고 봐야한다. 이웃을 이웃이 돌보는 다뜻한 마음이 헛되지 않게 올바른 제도가 정착됐으면 한다. 

서희정 기자 hans@bokjinews.com

서희정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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