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월 6일과 8일 새벽에 롯데재단의 사설용역업체 노점상 천막 기습 공격이 이루어진 것과 관련, 8일 오후 1시 전국노점상연합이 롯데와의 전면전을 선포하며 규탄에 나섰다.

8일 오후 1시 명동 롯데백화점 앞 규탄집회를 마친 전노련 회원들이 거리 행진을 하고 있다.

노점상연합에 따르면, 롯데재단은 6일 새벽 3시경 사설용역업체 직원 150여명을 동원해 노점상인 천막을 기습 공격, 철거를 시도했다.

이 과정에서 용역업체 직원들은 소화기를 뿌리고, 상인들을 감금시켜 구타하며, 넥타이, 슬리퍼 등을 실은 좌판을 부수는 등 무분별한 폭력을 자행, 현재 2명이 중태에 빠진 것으로 전해졌다.

롯데백화점측이 자행한 두차례에 걸친 기습 철거에 전노련 500여명의 상인들이 시위에 나섰다.

 이에 따라 노점상 연합은 6일 오전 중구청을 방문해 롯데재단의 이 같은 만행에 따른 신변보호를 요청, 24시간 보호해줄 것을 약속받았다.

그러나 8일 새벽 3시경, 또다시 용역업체 직원 300여명이 천막농성장을 에워싸고 기습 공격했으나 경비를 서고 있던 경찰들은 상황이 종료된 후에 나타나 사태수습에 나서 노점상들의 분노를 자아냈다.

전노련 회원 500여명이 모인 가운데 8일 열린 규탄집회에서 김민권씨는 "두 차례에 걸쳐 용역 깡패들이 쳐들어왔을 때 우리는 밟혀도 다시 일어난다는 의지로 그들을 몰아냈다"며 "죽을 각오를 다해 깡패들과 싸울 때 경찰들은 그림자조차 볼 수 없었다"고 경찰들을 비난했다.

전노련 유필두 공동대표는 "롯데재벌이 용역깡패를 동원한 것은 오류를 범한 것"이라며 "한번도 패하지 않은 노점상인의 저력으로 투쟁해 나갈 것"을 다짐하며 롯데와의 전쟁을 선포했다.

30여년간 백화점앞에서 노점을 해온 한 상인이 울분을 이기지 못해 눈물을 흘리고 있다.

범민련 서울시연합 김규철씨는 연대사를 통해 "군사정권의 특혜에 의해 재벌이 될 수 있었던 롯데는 군사정권이 망할 때 같이 망했어야 했다"며 "이번을 계기로 롯데는 차츰 망해갈 것"이라고 했다.

그는 또 "생존권을 위해 싸우고 있는 상황에서 명품관으로 돈을 더 벌게 놔두면 우리나라 국민 모두 도탄에 빠지게 된다"며 "롯데는 국민과 더불어 살아갈 수 있도록 정신 차려야 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노점상 연합 김경림씨는 "건물 짓기 전, 앞에서는 얼마든지 장사할 수 있게 해준다고 하고서 뒤로는 중구청에 노점상을 철거해 달라고 이중적인 모습을 보이고 있는 것이 바로 롯데재벌"이라며 규탄의 목소리를 높였다.

롯데지부 김용순(56) 씨는 "30년 동안 노점을 해오면서 경찰, 구청 단속도 여러 차례 받아봤지만 이번처럼 전쟁을 방불케 하는 경우는 처음"이라며 "먹고살기 위해 거리로 나온 우리들을 무슨 죄냐"고 울분을 토했다.

그는 또 "사태가 확산되니 보상금으로 2천400만원을 준다고 했는데 그것으로 어떻게 한 평생을 살 수 있냐"며 "보상도 필요 없고 죽을힘을 다해 삶의 터전을 지켜 나갈 것"이라고 말했다.

이들은 △롯데백화점 앞 노점상의 생존권을 보장할 것 △폭력사태에 대해 책임자 처벌하고 즉각 공개사과할 것 △폭력을 중단하고 당사자인 노점상과 책임 있게 대화할 것을 요구했다.

이후 노점상연합은 농성과 함께 거리 선전전, 유통백화점 불매운동 등 다각적인 방법으로 롯데와의 전면전을 선포했다. 또한 명품관 개점일인 25일 이전, 전국 단위의 대규모 집회를 실시할 계획이다.

 

 

이경하 기자  

<저작권자 © 복지뉴스,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