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나라당 정희수 의원

 노인들이 철도를 이용할 경우 30∼50%까지 요금을 할인해 주는 '경로할인제'가 사실상 무용지물인 것으로 밝혀졌다. 특히 최대 50%까지 할인해 주는 통일호와 비둘기호는 운행조차 되고 있지 않아 제도의 실효성을 살리는 방향으로 개선이 필요하다는 목소리가 높다.

국회 건설교통위원회 소속 한나라당 정희수 의원은 지난 27일 철도이용요금의 경로할인제도를 분석한 결과 정부와 부처간의 이기주의로 인해 노인들이 피해를 보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고 밝히며 이에 대한 협의가 조속히 이뤄져야 할 것이라고 주장했다.

2002년 3월 마지막으로 개정된 노인복지법 시행령은 만 65세 노인이 철도를 이용할 경우 무궁화호는 30%, 통일호와 비둘기호는 50% 할인 받을 수 있도록 규정하고 있다. 그러나 2004년 KTX 개통이후 비둘기호는 없어졌고 통일호도 일부구간에서만 통근열차로 이용될 뿐 사실상 없어진 것이나 다름없지만 시행령은 개정되지 않고 있다.
정 의원은 "바뀐 철도 체계에 따라 시행령을 개정할 경우 무궁화호 할인율은 50%로 인상되어야 하고 KTX와 새마을호의 할인율도 30%로 새로 규정돼야 할 것"이라고 강조하며 "그러나 KTX 개통 이후 3년이 지났지만 시행령 개정 권한과 의무가 있는 보건복지부는 이를 이행하고 있지 않다고"고 지적했다.

보건복지부가 시행령 개정에 뜸을 들이고 있는 이유에 대해 정 의원은 "경로 우대 할인에 따른 철도공사 손실액 보전은 건설교통부가 부담해야 하는데 건설교통부는 제도의 기본 입장에는 찬성하나 기획예산처로부터 예산 확보가 쉽지 않다는 반응을 보여 부처간에 눈치를 보고 있는 상황"이라고 상황을 종합했다.

특히 합의되지 않은 시행령으로 인해 철도공사는 3년간 200억원의 손실을 감수해야 했고 철도를 이용하고 있는 노인들은 매년 약80억원 정도의 요금을 더 내는 상황이 발생했다고 전했다.

이에 정 의원은 "철도 요금의 경로할인 제도가 계속 표류하고 있는 것은 보건복지부, 건설교통부등 관련 정부부처의 직무유기"라며 "이로 인한 피해가 고스란히 노인들과 철도공사의 부담으로 돌아가고 있다"고 밝혔다. 따라서 "이 문제를 신속히 협의해 시행령 개정안에 무궁화호의 경로할인율을 50%로 증가시키는 방안을 검토해야 할 것"이라고 주장했다.

서희정 기자 hans@bokji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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