임영호 성림복지재단 이사장

‘교육법인 사학법’처럼
‘민간사회복지법인복지사업법’ 제정, 
 복지선진국으로 가는 길

민간설립복지법인과 정부설립법인과 비법인 복지시설 등을 구분하면 정부의 복지예산이 크게 절감되고 사회복지가 활성화 돼 복지선진국에 안착하게 된다.

사회복지가 잘 됐다는 세계 142개국 중에는 노르웨이가 1위 스위스 2위 스웨덴이 3위다. 아시아권에서는 일본이 8위 우리나라는 중국의 52위에도 미치지 못한 형편없는 사회복지 수준이라 한다.  그 원인은 어디에 있을까? 여러 가지 요인들이 있겠지만 핵심은 정부의 잘못된 복지정책과 사회복지 사업법 때문이다.

6.25전쟁 후 정부가 책임져야 할 복지를 대신해 민간인들이 출연한 사회복지법인을 육성과 보호보다는 일방적인 규제와 통제 등으로 불신해 왔다. 또 국민의 정부와 참여정부 시대부터 시작된 무분별하게 조성된 사회복지환경은 비법인 개인이라도 신고만으로 복지시설을 운영할 수 있도록 돼있어 우리나라는 약 5만 여 개의 군소 시설들이 난무하고 있는 가히 사회복지의 춘추전국시대라 할 수 있다.

통계적으로 살펴보면 우리나라의 순수민간출연 사회복지법인은 3800여개이고(2만676개 시설), 정부가 출연한 사회복지법인은 불과 550여개(시설 3820개)이지만, 현재의 사회복지정책은 정부출연법인의 550개를 기준 하는 복지정책으로 민간출연법인에도 구분 없이 획일적인 규제와 관리감독을 실행해 민간사회복지 활성화에 큰 걸림돌이 되고 있는 현실이다.

  더욱이 문제가 되고 있는 점은 기존의 사회복지법인이 아닌 개인이 신고만으로 설립한 비법인 신고복지시설 4만 여개(4만11개 시설)는 헌법 제23조의 사유재산 보호에 법률과 자유 시장 경제원칙에 의존해 정부보조 없이 설립했으므로 패쇄 시 이를 보상해 줘야한단 논리가 성립된다 하겠으며, 이는 앞으로 정부와 신고시설 설립자들 간 큰 문제의 요인으로 발전 할 수 있다고 보여 진다.    
 
민간출연 사회복지법인의 역사적 배경
전자에서 언급했듯이 민간이 출연한 사회복지법인은 6.25전쟁 후 개인들이 사유재산을 출연해서 민간인들에 의해 만들어졌다. 당시 민간인들은 자신들의 소유인 논과 밭 등을 팔아서 사비로 사회복지시설을 만들고 복지시설 입소자들의 생활비 등은 외국의 민간 구호단체들의 지원을 받았다.

외국 후원자들이 보낸 후원금의 60∼70% 중 이를 관리하는 외원기관의 운영비와 인건비 등으로 공제한 후 사회복지시설에서는 30∼40%를 전달받았다. 시설장들은 수용자 수를 늘려 신청하고 외원기관들은 많은 외국 후원금을 확보하기 위해 묵인하기도 했다. 정부 또한 외화 수입이라는 명분 때문에 방관했으며 이러한 구조 속에서 시설장들은 시설의 부족한 운영비와 자신들의 생활비 등을 충당하기 위해 외국 구호물품을 공급한 단체 기독교 봉사회와 천주교 구호단체 등으로부터 지원받은 물품 중 밀가루, 옥수수, 헌옷 등 일부 잉여물품을 부득이 시장에 내다 팔아야 했던 사회복지환경이었다. 이러한 상황을 인지한 언론들은 ‘벼룩의 간을 빼먹는 고아원 원장’ 소외된 입소자들의 몫을 횡령이라고 대서특필했고, 언론보도를 본 국민들은 60여 년이 지난 지금까지도 사회복지법인 운영자들을 불신하게 됐다.

지난 2000년대 부터 이어진 국민의 정부와 참여 정부에서는 사회복지사업법 전면개정 2회와 일부개정 10여차례를 개정하면서 민간사회복지법인 설립자들의 의견은 전혀 배제하고 공청회라는 요식을 거쳐 모든 사회복지법인을 획일적으로 마치 정부의 소유인양 통제와 규제를 법제화하므로 사회복지사업에 민간참여를 가로막고 있는 현재의 복지사업법과 복지정책이라 하겠다. 과거 조금이라도 문제가 된 복지시설들은 거의 퇴출 됐고, 민간이 출연한 사회복지법인 아동복지시설만 하더라도 6.25전란 이후 750여 개의 아동복지시설에서 2015년 현재 220여개만이 남아 정부의 복지정책에 따라 건전하게 운영하고 있는 시설아동복지의 환경이라 하겠다.

사회복지법인의 정책과 교육법인 정책의 형평성 논란
우리나라의 사회복지법인과 유사한 비영리 공익법인인 사립학교법인협회가 1963년도에 결성되면서 정부는 사립학교 관리와 지원을 위한 사학법을 제정해 정부출연 국·공립학교와 민간출연 사립학교 법인을 철저히 구분하여 관리·감독하고 있다. 그렇게 정부출연과 민간출연의 법인을 구분하면서도 정부보조금의 지원은 국·공립 및 사립의 구분 없이 똑같이 지원해주고 있어 교육법인의 육성과 진흥이 잘 이뤄지는 합리적인 교육법인 복지환경을 조성하고 있다. 이에 많은 민간재벌 출연자들이 학교법인 육성과 장학 사업에 앞장서고 있다.

이제 우리나라의 사회복지법인도 정부가 출연한 사회복지법인과, 민간이 출연한 사회복지법인을 구분 관리하는 복지정책으로 육성과 진흥이 잘 이루어지도록 정책을 전환을 할 때다. 일본, 호주 캐나다, 덴마크 등 사회복지선진국처럼 민간의 사업가들이 사회복지에 출연하므로 정부의 사회복지예산에도 크게 절감되어 사회복지 환경이 활성화 될 것으로 확신된다.

민간출연 사회복지법인에 대한 대법원의 판례
민간출연 사회복지법인이 돈을 받고 운영권을 넘겨도 처벌하지 못한다는 대법원의 판결이 나왔다. 2006년과 2008년 이모 씨(60)와 임모 씨(90)가 A씨와 B씨에게 11억원을 받고 사회복지법인 운영권을 넘긴 혐의로 기소된 사건과 관련, 1심과 2심 재판부는 각각 징역 10월에 집행유예 2년, 징역 8월에 집행유예 2년을 선고하고 5억6000만원과 5억8300만원을 추징하도록 판결했다.

그러나 대법원의 판결은 달랐다. 2013년 대법원은 “정부가 출연한 사회복지법인이 아니고 개인이 출연한 사회복지법인으로 건전한 운영에 지장을 초래한다는 추상적 위험성만으로 형사 처벌하는 것은 죄형법정주의에 반한다”고 판시했다. 현행법은 사회복지법인이 재산을 매도할 경우 반드시 보건복지부 장관의 허가를 받아야 하고, 이를 어길 경우 형사 처벌받게 돼 있다. 이 씨와 임 씨는 자신들이 대표이사로 있는 사회복지법인을 매도할 경우 다른 유사 사회복지법인에게 그 재산을 기부하거나 지방자치단체에 귀속해야 하는 등 제약이 있자 사회복지법인을 인수하려는 사람들로부터 그들을 대표 이사로 선임해 주기로 하고 양도금을 받아 사회복지법인을 넘긴 혐의로 기소됐다.

사회복지법인의 주인은 누구인가?
정부가 출연한 사회복지법인의 주인은 정부이므로 사회복지법인의 임직원을 정부가 임면하고 관리하는 것은 당연하다. 또 정부가 출연한 사회복지법인이 폐쇄 됐을 때 남은 재산은 정부로 귀속되는 것도 당연한 현행 사회복지사업법이다. 그러나 민간이 출연한 사회복지법인의 주인은 민간이 되므로 현행 사회복지 사업법에서도 임직원을 출연자인 설립자 또는 대표이사가 임면하여 등기를 필한 후 정부에 보고하도록 돼 있다.

또한 족벌체재 등 사회적 불신도 정부출연법인에 한하고 복지선진국에서는 가족끼리 자손 대대로 책임 운영하도록 장려하고 있다. 또한 사회복지법인은 공익을 위해서 만이 운영돼야 하고 사익을 위함은 형사 처벌받는 것은 당연하다. 그러나 법인의 소유권도 공공의 소유로 잘못 인식하고 있는 것은 현행 사회복지정책이 낳은 잘못된 현실이며, 민간 출연 법인은 법인시설을 운영하면서 부족한 예산은 정부의 책임이 아닌 법인이 책임을 져야 하므로 수익사업이 없는 법인은 사회적 물의를 빚을 소지가 다분히 크다는 것도 주지의 사실이다.

위의 내용을 참고해 ‘민간사회복지법인복지사업법’을 제정하기를 갈망한다.

임 영호 성림복지재단 이사장  bokji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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