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린이 놀이터의 중금속 오염이 예상보다 심각한 것으로 조사되면서 적잖은 파문을 불러일으키고 있다.

29일 환경부는 전국 10개 지역 64개 실외 어린이 놀이터를 대상으로 실시한 중금속 오염도 조사결과 방부목재(크롬, 구리, 비소 등이 함유된 화학방부제로 표면이 처리된 목재)로 만들어진 놀이시설의 표면농도는 구리 661mg/kg, 크롬 1,115mg/kg, 비소 894mg/kg로 검출돼 철재·플라스틱 놀이시설보다 수십배∼수백배의 오염도를 보였다고 밝혔다.

특히 비소농도는 311배 높게 검출돼 놀이터에서 생활하는 어린이들의 안전에 비상이 걸렸다.

이번 조사대상 중금속은 구리와 크롬, 비소, 납, 수은, 카드뮴, 망간, 아연 등 8종이었고 철재시설 표면의 페인트 중 납 농도는 2만7200mg/kg으로 미국 기준치(600mg/kg) 보다 45배 높게 나타났다.

놀이터의 모래에서도 크롬을 제외한 7종의 중금속이 모래공급업체에서 구입한 비교 토양보다 많게는 46배 높게 검출됐다.

환경부는 "방부목재 시설물과 철재시설물에서 검출된 고농도 비소, 구리, 납은 어린이들의 행동양식(hand-to-mouth)을 통해 체내에 축적될 가능성이 크다"며 "환경보건법 제정을 통해 ‘어린이 놀이터 환경안전관리기준’을 마련하고, 실내놀이터·보육시설의 유해물질 실태 조사를 추진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서희정 기자 hans@bokji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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