얼마 전 보건복지부는 민간 자격증을 국가 자격증인 것처럼 허위 광고한 노인복지사 자격증을 두고 공지사항을 통해 주의를 당부했다. 노인복지사 자격증에 대한 우려는 어제오늘의 일이 아니었다. 지난해 3월 공정거래위원회는 허위업체에 시정명령을 내렸고, 전문가들은 2005년부터 허위광고에 대해 "사회복지계를 우롱하는 것"이라고 강도 높은 비난을 해왔다.

또 일부 사회복지학과 교수들 역시 "노인복지사 자격증이란 제목의 메일은 스팸성 글로 치부될 만큼 난무하고 있다"는 회의적 반응까지 보였다. 그러나 그때마다 일관되게 침묵하고 있던 복지부가 이번엔 공지사항을 통해 주의를 요하고 나섰다. 아마도 고령화라는 사회적 이슈로 인해 피해자들이 속출하기 때문에 관련 공기관으로서 책임을 면하기 위한 1차적 조치가 아니었나 의구심 마저 생긴다.

경기도 고양시에 사는 주부 김선경씨는 지난 5월 초 답답한 마음에 국내 한 일간지 여론광장에 자신의 심정을 털어 놨다. 김씨는 "노인복지사는 국가가 인정하는 공인 자격증이 아니라 사설기관이 교육하고 발급하는 사설 자격증이라 자격증이 있다고 해서 직업을 가질 수 있는 것도 아닌데 마치 자격증만 있으면 곧 취업이 되는 것처럼 광고하는 업체들이 늘어나 피해자가 속출하고 있다"는 말로 서두를 시작했다. 이어 "교육원에서 취업이 가능하다고 내세우는 종합병원, 요양원, 공공시설, 실버타운 등에 문의해도 한결같이 노인복지사라는 자격증 자체를 모르고 있다"며 "교육원에 취업이 가능한 곳이 어디냐고 물으면 ‘업무상 비밀’이라고 한다"고 전했다.

취업 가능한 지역이 업무상 비밀로 불리는 것도 이상한 방침인데 업무상 비밀이라는 취업가능지역이 수강생들을 모집할 때는 공공연한 멘트로 바뀐다. 바로 이 부분을 노인복지사를 꿈꾸는 수강생들이 놓치고 있는 부분이다. 학생들을 어디에 얼만큼 취업시켰느냐가 학원이 내세울 수 있는 강력한 홍보요소 임에도 이를 숨긴다는 건, 어쩌면 취업가능 기관이 없어서 였는지도 모르겠다.

하지만 김씨의 이야기는 여기서 끝이 아니었다. 광고와 상담을 통해 들은 것과 후에 진행되는 상황이 너무 다르다는 말도 덧붙였다. "교육원은 처음 교재비 및 교육비조로 일정금액을 요구하고 일절 추가비용이 없다고 선전하지만 시험응시 수수료와 자격증 발급비용이 추가로 더 들어간다"고 전했다. 이에 "돈 들이고 시간 들여 겨우 자격증을 땄지만, 자격증을 갖고 마땅히 취직할 곳이 없어 한숨만 나온다"고 심정을 털어놨다.

노인복지사는 사회복지사가 아니다. 또한 노인장기요양보험제도가 실시되면 분명 케어인력이 필요할 것이지만 아직은 명확한 규정이 없는 상태다.
복지부가 밝혔듯 '요양보호사 자격인정제 도입'이 노인복지법일부개정법률안으로 편성돼 국회 제출된 상태일 뿐이다. 물론 노인복지에 뜻이 있어 좀더 많은 교육의 필요성으로 민간자격증에 도전하는 사람들에게는 안하는 것 보다는 나은 결과겠지만 취업이라는 기로에선 이들에게 과대광고로 위장하는 것은 강력한 조치가 필요할 것이다.

서희정 기자 hans@bokji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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