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신장애인 복지·직업재활실태 조사(고충위 2007. 5)에 의하면 정신장애인의 90.1%가 배우자가 없는 것(미혼 78.1%, 이혼 11.5%)으로 나타났으며 직업재활실태는 월 평균급여 54만원에서 21만원(최저임금의 60%∼30%)으로 조사됐다.

또한 정신장애인들에 대한 가족의 평생보호부담이 88.28%(부모 66.28%, 형제·자매 22%)로 가족부담이 크게 나타나 정신장애인의 가족 부담을 줄이기 위한 방안 모색과 지역사회 생활지원 서비스로 패러다임을 전환해야 한다는 의견이 제기됐다.

국민고충처리위원회(위원장 송철호)와 한국사회복귀시설협회(회장 이용표) 주최로 30일 서울여성플라자 회의실에서 정신장애인 복지 직업재활서비스 개선 워크숍을 개최했다.

정신장애인들에 대한 가족의 평생보호부담 비중 88.28%로 조사돼 가족 부담을 줄여주기 위한 사회지원 서비스 강화가 요구되고 있다.

△사회적 입원의 발생=5년마다 실시하는 보건복지부의 정신질환역학조사 결과에 따르면 정신병적 장애의 1년 유병률은 8.4%(약 273만명)이며 정신보건가업의 주요사업대상인 만성중증정신질환자는 1년 유병율이 0.5%로서 약 176천명으로 추정하고 있다.

정신질환은 오랜 세월동안 사회적 편견과 낙인 속에서 격리와 수용 등의 사회적 배제의 대상이 되어왔으나 근대 사회 이후 정신과 약물의 발전, 인권의식의 고양 등을 배경으로 현재 정신질환의 치료, 보호, 재활의 원칙은 최소한의 규제, 정상화, 사회통합의 이념이 받아들여지고 있다.

이에 1950년이래 대형정신병원 중심이 된 의료접근적 격리중심적 방법에서 정신장애인들을 지역사회로 보내자는 탈원화 운동이 대대적으로 전개됐다. 하지만 이런 운동과 지역사회 정신보건사업의 발달에도 불구하고 정신의료기관의 병상은 놀라운 속도로 증가하고 있다.

최성남 중랑한울정신건강센터장.

 이에 대해 최성남 한울정신건강센터장은 "1998년에 보건복지부에서 행해진 대형정신의료기관에 입원치료를 받고 있는 정신질환자에 대한 증상 및 기능 평가에서 이들 가운데 50%가 지역사회에서 지지체계가 있어 비정신장애인과 생활이 가능하다는 연구 결과를 보여줬다. 이는 수많은 정신질환자들이 의료적 필요성이 아닌 지역사회지지 및 보호체계의 결여로 인해 강제로 병원생활을 지속해야 하는 사회적 입원 상태에 있다는 것을 말해준다"고 지적했다.

또 그는 많은 정신장애인들이 정신병원에 강제 입원 상태에 있다는 것과 정신장애인들이 지역사회에서 매우 빈약한 사회적 지지와 지원상태에 살고 있다는 것은 동전의 양면과 같다고 강조했다. 지역으로 돌아와 낮은 생활상태를 유지하는 현실이 개방병동을 이용하고 있는 정신장애인이 지역사회의 정신장애인 보다 삶의 질이 높다는 결과를 보여주는 연구결과로 나타나고 있다는 설명도 덧붙였다.

"정신장애인들이 가지고 있는 가장 우선시 되는 어려움이 바로 사회보장제도가 정신장애인들의 삶의 안녕을 보장해주지 못하는 취약점"이라며 "실태조사에 따르면 정신장애인들은 여타의 장애인들과 비슷하게 일상생활과 여가 및 사회생활에서 타인의 도움이 필요하지만 물적 지원이 취약한 상태라는 점들이 밝혀지고 있다."

△복지서비스 구축이 먼저=특히 한양대 의과대학 남정현 교수는 우리나라 정신장애인 정책에 대해 "과거의 수용정책에서 지역사회로의 전환을 노력하고 있으나 진정한 지역사회정신보건 사업은 아니다. 그 이유는 입원 병상수를 통제한다면서 실제적으로는 증가의 폭을 더욱 높였다. 기본 정책의 수립과 확정보다 현재 상황에 타협이 먼저 이뤄져야 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남 교수는 "정신보건센터의 설립 및 수의 증가는 많은 도움은 되고 있으나 조기 발견에서 재활 및 사회복귀까지의 기본 업무를 수행할만한 인프라 구축이 먼저 또는 동시에 시범 지역 내에서 이뤄져야 한다"며 "정신보건센터의 업무 한계를 정확히 설정해 보건과 복지의 연계에 대한 시스템이 만들어져야 중복 투자의 우를 범하지 않게 된다"고 꼬집었다.

덧붙여 정신장애인을 위한 복지서비스 개선을 위해서는 △정신장애의 예방, 초기, 만성화 시기에 따른 서비스 제공 방법이 각각 다르게 설정 △정신장애인과 다른 장애인과의 동일한 서비스 제공-장애인 시설 장과 근무자간의 교류로 서비스 제공자 자신의 편견부터 없애야 한다 △복지 시설이 정신장애인에게 개방되고 장애인 관련 부서 통일 △복지서비스도 지역내 장애인은 지역 안에서 모든 문제를 해결한다는 주민 및 단체장들의 의식변화 △정신장애인 장애등급 조정되어야 하며 장애등급의 가변성 필요 등을 제시했다.

정신장애인들은 과거 정신병원 강제입원 상태에 있거나 사회로 나와도 결국 빈약한 사회적 지지와 지원상태로 힘든 생활을 해야하는 경우가 많다.

 
△직업, 사회적 역할 정립과 질병 치료적 의미=반면 한국장애인고용촉진공단 고용개발원 이금진 기초연구팀장은 정신장애인의 직업능력 배양을 통한 노동시장 진입 필요성을 제기했다.

이 팀장은 "세계화, 기술의 발달, 지식근로자가 최대 가치가 되는 시대로의 변화 등 경쟁노동시장은 빠르게 변하고 있는 상태이다. 이제 미숙련 노동자는 비장애인의 경우도 실업의 늪에서 빠져나오기 어려운 시대에 살고 있다"며 "이런 이유에 교육 및 훈련은 더욱 중요하므로 정신장애인의 경우도 넓어질 노동시장-IT분야, 건강분야, 레저분야 등에 앞서 선점하는 훈련과 교육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더불어 신규 일자리 창출사업에 대해 "중증장애인 고용창출을 위한 다양한 사업들이 준비 및 시행되고 있는 상황이다. 특히 사회적 기업은 취약계층의 통합적 작업환경 제공과 가치있는 재화생산의 두 가지 목적을 가지고 운영되는 비영리 기업체로 유럽에서는 정신장애인 고용의 좋은 생산적 수단으로 활용되고 있다"고 언급했다.

우리나라에서도 2007년 사회적 기업육성법이 통과되고 올 7월부터 각종 세제지원이 이뤄질 전망이다.

한국장애인복지관협회 기획총무팀 권재현 팀장은 "정신장애인을 위한 사회적 법·제도적 노력과 지원을 통해 정신장애인에 대한 제반 인식제고 및 복지서비스 접근성과 수혜 확대 강화, 각종 인프라 확충이 선행되어야 한다"며 "장애인복지관을 통한 정신장애인복지서비스 활성화를 위해서는 정신장애인에 대한 전문 인력의 편성과 지원, 매뉴얼을 통한 체계적 교육 및 사후관리 등 정신장애인 복지서비스 제공에 대한 충분한 준비 과정과 지원 역시 함께 이뤄져야 할 것"이라고 제언했다.

진선미 기자 websun@bokjinews.com

진선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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