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1일 대한상공회의소에서는 노인장기요양보험제도로 발생하는 사회적 일자리에 대한 토론이 있었다.

 
노인장기요양보험제도의 도입이 확정되면서 여러 가지 측면에서 상당한 변화와 영향이 있을 것으로 전문가들은 예상하고 있다. 특히 서비스를 공급하는 인력 수요가 증가하며 인적자원을 어떻게 관리해야 할 것인가는 중요한 문제로 떠오르고 있다. 정부의 적절한 개입과 전문성으로 무장한 노인요양인력이 보급되지 못한다면 자칫 노인장기요양보험제도로 발생하는 일자리가 저임금의 열악한 일자리로 변질될 가능성이 크다는 목소리도 심심찮게 들리고 있다.

지난 1일 실업극복국민재단 부설 연구기관인 정책연구원(원장 최종태)은 창립 1주년을 기념하며 ‘일자리 창출과 사회적기업’이란 주제로 대한상공회의소에서 심포지엄을 가졌다.

이날 열린 심포지엄에서 한림대학교 사회복지학과 석재은 교수 노인요양보험제도 실시에 따른 신규일자리창출조사에 대한 발표를 통해 "제도가 도입되면 욕구는 보다 증가할 것이 확실하며 제도화를 통한 일자리 창출이 양적 측면뿐 아니라 질적 측면에서도 괜찮은 일자리일 수 있어야 한다"고 밝혔다. 

석 교수의 이 같은 우려는 고령화를 경험하고 있는 선진국의 예에서도 쉽게 찾아 볼 수 있다. 지난달 열린 한 국제학술심포지엄에선 런던 노인들이 사회서비스를 제공받을 때 공통적으로 지적하는 문제가 직원의 부족이었다는 설문결과가 발표됐다. 이는 비단 런던만의 문제가 아니었으며 젊은 사람들이 사회적 돌봄에서 일하는 것을 기피한다는 것을 증명했다.

노인요양인력은 가족이 수행하는 역할을 대신한다는 선입견 때문에 비전문적이고 열악한 일자리로 인식될 우려가 있다.

 
즉 선진국의 경우도 장기요양서비스 노동시장에 대한 국가의 개입이 없었을 때 매우 열악한 일자리로 치부되는 상황이 발생했다는 이야기다.

우리나라가 2008년 실시를 앞두고 있는 노인장기요양보험법은 국민건강보험공단이 관리운영주체가 되며 공단은 장기요양 보험가입자 및 그 피부양자와 의료수급권자의 자격관리, 보험료의 부관 및 징수, 등급판정위원회 운영 등의 주요 업무를 진행하게된다.

석 교수는 노인요양인력에 대한 인식이 열악한 일자리로 낙인되는 것에 대해 "돌봄이라는 가족 수행의 역할을 인력이 대신한다는 생각 때문에 비전문적이라고 인식 할 수 있으며 주로 여성의 영역이었던 노동의 가치가 노동분업에 입각해 낮게평가 될 가능성이 높다"고 설명했다. 단순히 서비스 비용 절감차원에서 인력문제를 접근할 것이 아니라 일자리의 발전가능성을 평가하고 위상을 높여 한다는 말도 덧붙였다.

그렇기 위해 "현재 노인복지시설에 종사하는 생활복지사 및 사회복지사들을 장기요양관리사로, 생활지도원과 가정봉사원을 요양보호사로 재교육하는 것"과 "장기요양관리사와 요양보호사를 새롭게 노인복지시설에 종사하게 될 신규인력으로 교육시키는 방안이 선결돼야 한다"고 주장했다.

한편 서비스 수요의 현실화를 지원하고 수요자의 선택권 확대 측면에서 서비스 시장을 완전 개방한다면 당장 사회적 비용부담은 적지만 서비스 질이 저하될 것이고 국가가 수요지원 뿐 아니라 공급정책의 차원에서 서비스 시장 및 노동시장을 통제하고 서비스 인력의 자격관리 및 사회적 보호를 규제면 사회적 비용부담이 더 들더라도 양질의 일자리를 창출할 수 있고 국민이 향유하는 서비스 질의 제고에도 기여하게 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그러나 한편에서는 양질의 일자리에 대한 제고는 기본 인프라 확충 후에 검토되어야 한다는 의견도 제시되고 있다.

 
이런 맥락에서 "우리나라의 사회서비스 정책도 수요지원에 그치지 않고 적극적인 공급정책을 통해 사회서비스 질 유지와 괜찮은 사회서비스 일자리 창출에 기여할 수 있도록 해야 할 것"이라고 충고했다.

그러나 토론을 맡을 한국보건사회연구원 선우덕 연구위원은 "질적 수준의 확보가 오히려 양의 확보에 걸림돌이 되지는 않을까 우려스러운 면이 있다"며 "제도의 실시에 앞서 무엇보다 선결돼야 하는 것은 인프라 확보와 준비"라는 현실적 상황을 전했다.

인프라 확보가 우선적으로 필요하고 확보된 양의 질적 향상에 대한 대책은 그 다음에 이뤄져야 한다는 주장이다.

또한 "케어 인력의 양성과 관련한 신규일자리 창출로 인해 기존의 케어 인력의 실업은 발생하지 않을런지를 생각해 볼 필요가 있다"며 "케어 인력의 질적 수준 확보는 그에 상응하는 보수수준이 보장되어야 하고, 현실 수준을 감안하지 못한 지나친 교육은 국부의 낭비로 이어질 것"이라는 말로 약간의 입장차를 보였다.

서희정 기자 hans@bokjinews.com

 

서희정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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