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민의 정부 이후 우리나라 사회복지정책의 근간이라고 할 수 있는 '생산적 복지'가 오히려 노동의 불안정성과 빈곤을 고착화시키는 기폭제로 작용하고 있다는 주장이 제기됐다.

8일 국회 헌정기념관에서 열린 민주노동당 사회포럼 '우리안의 또 다른 분단, 빈곤과 양극화'에서 서울신학대 김종건 초빙교수는 "불안정한 일자리 증가와 하루에 약 3명꼴로 발생하고 있는 '생계형 자살' 등이 이를 단적으로 증명해주는 현상"이라고 주장했다.

그는 또 신자유주의 구조조정의 보완물로써 기능해 왔던 생산적 복지를 계승하고 경제위기 극복과정에서 심화된 상대빈곤문제, 세계화·정보화·노령화가 야기하는 각종 사회문제, 소득상승에 뒤따르는 국민들의 고복지 요구 등 새로운 복지수요에 대응해 보편적 복지서비스를 제공한다는 데에 역점을 두겠다는 참여복지는 '첫 단추부터 잘못 꿴 것'이라고 지적했다.

김 교수는 "최근 정부는 청년실업을 포함한 실업문제에 대해 노사정 수준에서 일자리만들기 사회협약을 관철시키고 '사회적 일자리 창출사업'을 전국으로 확대할 계획"이라지만 "이는 정부가 적극적으로 비정규직을 창출하겠다는 의도를 담고 있는 것"이라고 분석했다.

김 교수는 또 "정부의 '사회적 일자리 창출사업'은 시민사회단체가 지향하는 대로 고용의 안정성이 보장되는 일자리가 아니다"며 "빈곤상태와 불안정 고용 상태를 반복할 것이 뻔하고 사회적 빈곤의 거대한 메커니즘에서 빈곤을 양산해 낼 것"이라고 꼬집었다.

이에 따라 그는 사회적 일자리 사업이 사회적 빈곤의 대안이 되기 위한 방안으로 △여성의 부불가사노동을 사회화시키는 탈가족주의전략 △장애인과 노령자의 자립생활과 활동보조를 위한 서비스의 사회화전략이 결합된 안정적인 서비스를 제공이 이루어져야 함을 주장했다.

이와 함께 그는 △근로빈곤층에 대해서는 공공부문의 안정된 일자리 제공하고 △자산감소와 가계 빚에 의해 은폐되는 빈곤에 대해서는 국가가 장기보증의 주체로 나서며 △여성의 빈곤화에 대해서는 여성 생애주기적인 접근을 취해 불평등 연쇄로부터 안전망을 구축해야 할 것을 강조했다.

또한 김 교수는 "계수조정구도 안에서 결정되는 기초생계비와 최저임금의 간격을 최저임금 상승률에 기초생계비를 연동시키는 연계방식으로 가져가, 조직된 노동자들의 생활임금 원리가 사회적으로 확산돼야 한다"고 피력했다.

이경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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