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국은 제2차 세계대전 이전까지만 해도 가난하거나 아프거나 장애가 있는 사람들에 대한 지원이 대부분 민간자선단체에 의해 제공됐다. 흔히 ‘복지국가’라고 일컫는 국가가 복지 욕구를 지닌 모든 국민에게 포괄적인 복지지원을 제공하는 현대적 복지시스템이 영구에 탄생한 것은 20세기 중반의 일이다. 그러나 영국에 현대적인 복지국가가 건설된 이후 사회복지체게에 변화가 없었던 것은 아니다.

1940년대에서 1960년대를 관통하던 복지국가에 대한 사회적 합의는 1970년대에 들어서 변하기 시작하는데, 이러한 변화는 경제적인 위기 상황뿐만 아니라 집권 정당의 정치적 이데올로기에 기인한 바가 컸다. 유럽 최초의 여성 총리인 마가렛 대처와 보수당이 집권했던 1980년대 영국은 신자유주의로 대변되는 작은 정부로의 개혁을 추구했고, 지속가능하지 않은 복지체계에 대한 예산 삭감과 함께 민간 부문의 역할이 다시 부상하기 시작했다. 그리고 현재의 카메론 정권에 이르기까지 복지에 있어 국가의 역할범위와 보편적 복지에 대한 사회적 논쟁은 계속되고 있다.

영국은 여러 사회복지지원들이 있다. 그 중의 DLA는 1992년에 도입된 영국의 대표적인 장애인 소득보장 제도로서 65세 미만의 장애인이 장애로 인해 발생하는 추가적인 비용을 지원하는 현금급여다. DLA의 적격성은 2가지 요소로 판졍하는데 하나는 자기 자신을 돌보는데 도움이 필요한지에 대한 돌봄요소이고 다른 하나는 보행이 어려운지 판단하는 이동요소다. DLA를 신청하는데 직업의 유무나 소득정도는 고려하지 않으며, 오직 장애여부와 돌봄과 이동 2요소에 있어 어느 정도의 지원이 필요한지만을 고려한다. DLA는 성인과 16세 미만의 아동이 모두 신청할 수 있으며 지급액은 동일하다.

AA는 65세 이상의 장애인에게 지급되는 급여이며, 개인의 소득이나 자산수준을 고려하지 않고 오직 장애 여부와 돌봄 필요 여부만을 고려한다.

DLA의 수급자격을 갖지 못한 성인 장애인의 경우 PIP를 신청할 수 있다. PIP 또한 장애나 만성질환으로 인해 발생하는 추가적인 비용의 일부를 보전해주는 현금급여로서 신청자격은 16세 이상 65세 미만의 성인 장애인이다. DLA가 돌봄과 이동의 2요소를 고려하는 것과는 약간 다르게 PIP는 일상생활 요소와 이동요소를 고려한다. 단순히 일상생활이나 이동의 상태 그 자체를 보는 것이 아닌 그러한 상태가 장애인에게 어떤 영향을 미치는지를 고려한다.

이외에도 고용해 지원수당인 ESA, 장애대학생수당인 DSA, 소득보조수당인 IS등이 있다.

전국장애인부모연대 임원 16명은 국내의 발달장애인법 시행에 따른 향후 세부적인 정책개발과 실질적인 서비스 개발을 위해 이러한 영국 정부의 발달장애인 지원 체계와 시민사회단체의 다양한 정책개발, 캠페인, 가족지원 활동 이해 등을 위해 1월 15일부터 26일까지 영국 연수를 다녀왔다.

임원진들은 킹스턴 지자체 지역사회 지적장애인팀, 데이센터, 발달장애인 의료 서비스 팀, 프로젝트 서치 등 10박 11일 동안 다양한 곳을 방문했다. 킹스턴 지자체 지역사회 지적장애인팀은 지방자치단체의 18세 이상 지적장애인을 대상으로 사회서비스를 지원하는 곳이다. 킹스턴 전체 지적장애인구 16만명 중 450명의 지적장애인 혹은 자폐장애인이 킹스턴 지적장애인팀을 통해 서비스를 받는다. 450명 정도만이 지적장애인 팀의 서비스를 받는 현상은 영국의 장애인 복지는 등록에 의한 것이 아니고 필요한 서비스가 있을 때에만 신청하고, 필요한 서비스와 욕구가 충족되고 나면 서비스 종료하기 때문이다.

이에 서은경 전국장애인부모연대 경남지부 사무처장은 “전반적으로 사람 중심, 사람의 가치를 존중하는 서비스를 지향한다는 느낌을 가지게 됐으며 사람 중심 서비스에 대한 시사점이 가장 크다고 생각된다”며 “첫 연수 기관으로 킹스턴 지적장애인팀을 정한 것은 매우 잘한 일이며 이번 연수로 우리사회에서 무엇보다 우선돼야할 것은 사람들의 인식과 이해로 일반의 인식개선에 힘써야할 필요를 다시 생각하게 됐다”고 힘주어 말했다.

또한 10년 전부터 킹스턴 지자체에서 프로그램을 개발하고 공개 채용해 그룹으로 프로그램을 개발한 킹스턴 지적장애 의회는 지적장애인도 사회참여를 하고 말할 수 있다는 권리를 알리기 위해 설립됐다. 킹스턴 의회는 11명의 지적장애인들로 구성됐으며 발달장애인들의 변화가 있는 것을 찾아내고 그들을 대변해 국가공청회에 참여하는 등 지적장애인 서비스가 어떻게 변해야하는지를 비장애인들에게 홍보한다.

이에 최성분 전국장애인부모연대 충남지부장은 “우리나라는 인식개선교육을 위해 부모들이 나가는 반면 영국은 당사자가 나가는게 좋았다. 경남에서는 이미 당사자 공무원으로 채용해 인식개선을 하는 것으로 아는데 우리나라 또한 전국으로 확대 됐으면 좋겠다”고 바람을 이야기했다. 영국의 발달장애인 지원체계에 대해서 설명한 김치훈 전국장애인부모연대 정책실장은 “영국에는 같은 영미권인 미국과 달리 발달장애인을 위한 별도의 법률이 제정돼 있지도 않았지만 발달장애인에 대한 사회적 지원망은 매우 촘촘하게 짜여있음을 확인할 수 있었다”며 “이는 복지국가라는 명칭에서 유추해볼 수 있듯이, 70년이 넘도록 강력한 공공성을 가진 사회복지체계를 유지해온 결과이기도 하다”라고 말했다.

이어서 “최근 우리나라는 영국의 직접지불제도와 개인예산제도를 도입하자는 의견이 강하게 제기되고 있다. 발달장애인의 자기결정권 보장이라는 차원에서 이런 제도들이 갖는 강점이 뚜렷하다. 하지만 중증 발달장애인들에게 이 제도가 활용되기까지는 보다 섬세한 절차와 훈련이 필요한 것으로 보였다”며 “영국 내 모든 병원과 의사와 지역사회 케어시설들에 대한 모니터링과 감시와 규제를 매우 철저하게 수행하는 기관 CQC가 인상깊었다. 우리나라에도 영국의 이 같은 기관이 만들어지길 기대한다”고 기대감을 드러냈다.

연수보고를 마치고 국내 발달장애인 지원체계 구축을 위한 짧은 토론회가 이어졌다.

김진우 덕성여대 사회복지학과 교수는 “발달장애인 법이라는 꽃은 폈는데 열매가 맺히지 않았다”라며 “정부가 나서서 해줘야하는데 우리나라는 민간에게 전문성을 맡긴다. 공적인 책임과 인프라를 어떻게 강화시킬 것인지가 핵심이다”고 정부의 책임을 강조했다.

김정희 한국장애인개발원 정책연구실장도 김교수 의견에 동의하며 “발달장애인 위원회를 설치하면 좋겠다. 더불어 서비스를 제공받을 수 있도록 서비스품질관리 위원회도 같이 설립됐으면 하는 바람이 있다”며 “장애당사자조직들이 눈물로 씨를 뿌리고 이를 거둘 수 있는 제도를 만들어야한다”고 강조했다.

이유정  jenny1804@bokjinews.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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