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동구에 위치한 한 초등학교에는 현장학습 시 보조 인력이 필요한 중증 장애학생들이 있다. 그러나 학교에서는 보조 인력을 확보하지 않고 대신 학부모들이 동행할 것을 요구했다.

이에 학부모들은 올해 들어 총 7차례(학년별로 1∼2회씩 현장학습에 참여하므로 총 7차례의 현장학습이 진행됨)의 현장학습을 따라갈 수밖에 없었다. 또한 수련회의 경우는 1박 2일 동안 진행되므로 1박2일 동안 동행할 수 없는 학부모들의 경우는 아예 자녀의 수련회 참가를 포기할 수밖에 없는 상황이다.

지난 4일 서울장애인교육권연대에서 서울시교육청 교육감 면담을 요구하며 제출한 내용을 보면 장애학생들이 현장학습조차 갈 수 없는 얼마나 열악한 환경에서 교육받는 지 짐작할 수 있다.  

얼마 전 울산의 한 초등학교에서는 교사가 장애학생이 현장학습에 참여하려면 사고 시 모든 책임을 학부모가 질 것을 강요하는 동의서 작성을 학부모에게 요구해 한번 더 장애학생부모들의 가슴에 못을 박은 일이 있었다.

사고는 장애학생이건 비장애학생이건 동일하게 존재한다. 하지만 학교측은 사고의 위험을 이유로 외부활동을 거부하거나 부모동의를 요구하는 일이 비일비재하다는 것이다.

물론 이러한 일은 일부 지역, 일부 학교에서만 일어난 것이 아니다. 동의서를 강요하고 부모가 동행하기를 요구하는 것은 아직도 교육당국이 장애학생을 학교구성원으로 인정치 않는 결과라는 항의 목소리가 계속 이어지고 있다.

장애학생을 키우는데 있어 부모에게 마음의 고통은 물론이거니와 교육적으로 들어가는 비용도 만만치 않다. 각 치료교육들이 함께 동반되는 그들을 위해서 부모는 생계에 뛰어들 수밖에 없다. 가족의 생계를 책임져야 하는 부모 입장에서는 수련회 동의를 요구하는 학교의 엄포는 여간 부담스러운 게 아니다. 자식을 생각하는 부모마음이 오죽하겠는가. 어려운 현실의 문제들로 혹여 자식의 마음을 다치게 하지 않을까 전전긍긍하는 부모들의 마음은 다 한결 같을 것이다.

교육감  면담을 요청하러 나온 한 어머니는 "수년간 학교를 다닌 장애학생들은 또래친구들과 수련회에 한번 참여하는 것이 소원이라고 한다. 부모의 상황이 여의치 않아 수련회에 참석하지 못하고 며칠 씩 집에만 있어야 하는 아이에게 이런 상황을 설명해야 하는 현실이 너무 가슴 아프다"고 했다.

또한 "공문 한 장 달랑 내려보내 보조인력을 배치할 것을 권장하는 것으로 끝이 아니다. 제대로 된 실태조사와 그 대안과 방안을 제시 해줘야하는 것이 교육청이 할 일 아닌가. 남에 일이라고 나몰라라 하고 있으면 이런 상황은 계속 벌어질 것"이라고 토로했다.

무엇보다 또래 친구들과 수련회, 소풍 등을 함께 할 수 없어 상처받는 장애학생들의 마음을 생각한다면 더 이상 예산상의 문제와 인력확보의 어려움만 들어 변명만 늘어놓을 일은 아닌 것 같다.  

진선미 기자 websun@bokjinews.com  

진선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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