HSBC와 조선일보가 공동으로 주최한 가운데 진행됐던 미래의 은퇴 포럼에서 HSBC가 한국인 40세부터 79세까지 1000명을 대상으로 '은퇴의 미래'란 주제로 실시한 설문조사 결과 한국인들은 은퇴 후에도 가족에 대한 기여도가 세계 최고 수준이었으며 경제적 지원은 세계 평균보다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즉 가족에 대한 보살핌과 경제적 지원이 70대가 넘어도 계속 이어진다는 결과를 보여줬다.

HSBC은행과 조선일보가 주최한 "70대가 새로운 50대 포럼"이 지난 1일 조선호텔에서 있었다. <사진/대한은퇴자협회>

또한 '당신은 언제 완전한 은퇴를 할 것입니까?' 라는 질문에 응답자의 약 75%가 여건이 허락하는 한 끝까지 일을 하겠다고 대답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는 선진국에 비해서도 매우 높은 수준이지만 동일한 대답을 한 전세계 평균 46%에 비해도 월등히 높은 수치였다. 그러나 한국의 은퇴자들이 일을 꿈꾸는데는 원해서라기 보다 경제적 문제로 인해서라는 응답이 더 많았다.

대한은퇴자협회(KARP)측은 "한국인이 오랫동안 일을 하려는 이유는 체계적인 노후준비가 안됐기 때문이며 이 같은 현상은 노년층에 대한 재정적 지원을 가족과 정부가 해야한다는 생각을 노인 스스로 갖고 있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실제로 '노년층에 대한 재정적 지원을 누가 해야 하는가?'란 질문에 가족이라는 답변이 38%, 정부라는 답변이 46%를 차지해 노후에 대한 대비를 노인 스스로 해야 한다는 생각은 선진국에 비해 낮았다. 

또한 삶에 대한 인식도 다른 나라 노인들과 많은 차이를 보였다. 덴마크의 60대는 약 80%가량이 ‘삶은 기회의 연속’이라는 긍정적 인식을 가진 반면 한국의 60대는 37%만이 긍정적 인식을 보였다.

뿐만 아니라 '나는 내가 원하는 것을 할 수 있다'라는 인식 결과에서도 프랑스 70대가 60%, 덴마크 60대가 75%의 그렇다는 반응을 나타낸 반면 우리나라 노인들은 60대의 53%, 70대의 46%가 이 같은 인식을 갖고 있는 것으로 조사됐다. 서구 선진국 노년층과 비교했을 때 삶에 대한 긍정적 태도가 다소 낮은 것을 보여주는 결과다.

이번 연구를 총괄한 옥스퍼드 대학교 고령화 연구소장인 사라 하퍼 교수는 "이번 연구를 통해 60∼70대 노년층이 사회와 가족에게 막대한 기여를 한다는 사실을 알았으며 선진국에서만 볼 수 있었던 은퇴에 대한 인식, 건강 및 복지의 여러 트렌드들이 신흥 국가에서도 나타나고 있는 사실을 알게 되었다는데 큰 의미가 있다”라고 말했다.

대한은퇴자협회 주명룡 회장은 역시 "사라 하퍼의 강연을 두고 일부 청중은 한국 현실과 멀어 받아들이기 어렵다는 반응을 보였지만 이미 다른 국제 노령 관련 기관에서도 비슷한 유형의 발표가 있었고 이것에 대해 받아들이기 어렵다는 것은 우리가 얼마나 편협한 정보에 각인되어 있나를 보여준다"고 지적하며 노인 스스로가 사회의 부담이 아니라 귀중한 자산이라고 인식할 필요가 있다고 전했다.

서희정 기자 hans@bokjinews.com

 

서희정 기자  

<저작권자 © 복지뉴스,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