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11일 국회의원회관에서는 고령사회를 대비한 정년연장 보장을 위한 토론회가 열렸다.

 
현행 고령자고용촉진법이 유명무실하다는 비난이 잇따르고 있다. 고령사회를 대비하기 위해서는 고령자고용촉진법이 제시하는 정년에 관한 재정비가 필요하며 퇴직과 국민연금 수령 기간 사이의 괴리를 해결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높다.

UN은 노인 인구비율이 7%를 넘어선 사회를 고령화사회, 14%를 넘어서면 고령사회, 20%를 넘어서면 초고령사회로 규정하고 있는데 우리나라는 65세 이상 인구비율이 2005년도에 9%를 기록했고 2010년에는 11%, 2015년에는 12.6%, 2020년에는 15%로 전망되고 있다.

정년연령이 연금 수급 연령에 근접할 수 있도록 현행 고령자고용촉진법이 개정돼야 함을 주장하고 있는 김희선 의원

지난 11일 국회 의원회관 소회의실에서는 '고령사회 대비 정년연장 보장을 위한 토론회'가 열린우리당 김희선 의원의 주체로 진행됐다.

김 의원은 주제 발표를 통해 "현행 고령자고용촉진법은 법적 강제력이 없는 도덕적 원칙을 선언하고 있을 뿐 현실적으로 정년연장을 촉진하는 기능을 하고 있지 못하며 정년연령을 어느 정도의 나이로 설정하는 것이 사회적으로 합당하고 공정한 것인지를 판단한 기준이 마련돼 있지 않다"고 주장했다.

따라서 "정년연령이 연금 수급 연령에 근접할 수 있도록 현행 고령자고용촉진법의 정년제를 개선하기 위한 방안이 필요하며 그 대책으로 정년의 상향조정과 보장 장치가 필요하고 정년연장으로 근로권을 보장할 수 있는 방안이 검토돼야 한다"전했다.

국공공노동조합연맹 이재기 정책실장도 "노후 안정을 위해서 국민연금 수급 연령과 연동해 정년제도를 법으로 강제하는 것이 필요하다"고 의견을 같이했다.

군산대학교 법학과 고준기 교수 역시 "정년제를 채택하고 있는 기업의 평균 정년은 56.8세로 지난 1991년에 제정된 고령자고용촉진법은 사업주가 정년을 정하는 경우에 60세 이상이 되도록 노력할 의무를 규정하고 있음에도 기업평균 정년에는 큰 변화가 없다"며 "이는 법이 존재하나 실효성이 낮아 효과를 기대하기 어렵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고령자고용촉진법의 실효성이 약해지면서 고령사회를 대비한 법개정은 불가피하다는 주장이 일고 있다.

또한 "정년제와 관련해 미국은 고령자 노동권의 제약이자 합리적인 근거가 없는 차별로 보고 정년제 자체를 법으로 금지하고 있으며 다른 선진국들도 연령차별을 철폐해나가는 과정에서 정년제 폐지를 포함시키고 있다"고 전했다.

반면 한국경영자총협회 사회정책팀 황인철 팀장은 토론에 참석 "고령 근로자의 장기적인 생활과 고용 안전을 위해서는 단순히 한 기업에서 오래 근무하게 하는 정년연장은 임시방편에 지나지 않으며 노동시장에서 오래 남아 있게 하는 종합적인 방안이 마련돼야 한다"고 입장을 밝혔다.

이어 "기업들이 고령자를 공용 할 수 있는 여건을 조성하는데 주력하며 정년연장, 폐지와 같은 규제보다 고령자에 대한 수요기반을 넓히는 노력이 우선되어야 할 것"이라고 전했다.

단 "굳이 정년연장을 주장한다면 그 최소한은의 조건으로 직무급체계의 확립과 노동시장 임금 및 고용 유연성의 확보를 통해 기업이 고령자 고용을 기피하는 요인을 최소화해야 할 것"이라는 말도 덧붙였다.

 그러나 직무급체계의 확립은 단 시간에 이뤄지기 어려운 점이 있다. 이에 황 팀장은 "고령 근로자의 임금수준을 생산성에 맞춰 조정할 수 있도록 임금피크제의 도입을 지원하고 고용보험법상의 지원연령을 하향 조정 할 필요가 있다"며 "이밖에도 노동관계법 체계상 단체협약이나 취업규칙의 규범적 효력 때문에 새로운 제도 도입을 위한 당사자 합의는 무효가 되는 단점이 있다"고 설명했다. 따라서 노동관계법 정비가 뒤따라 줘야 한다는 말을 남겼다.  

서희정 기자 hans@bokji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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