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는 왜 무갹출 장애인연금제도 도입을 반대하고 있나.

경남대 감정기 교수(사회복지학)는 현재 이슈가 되고 있는 장애인연금제에 대해 당위성과 현실성의 괴리감을 들며 '학자적 관점'에서 문제를 풀어냈다.

민주노동당 단병호 의원이 8일 연 장애인 소득보장체계의 문제점과 과제 토론회 자리에서다. 다음은 감 교수가 장애인연금제에 대한 문제제기 요지.

▽도입의 당위성 그리고 현실성

무갹출 장애인연금제도가 최선의 소득보장제도인가. 그렇다면 명료한 설명이 필요하다. 소득보장의 권리성과 사회보험형 연금제도 가입이 불가능한 장애인들의 소득보장이란 측면에서 제도필요성이 제기된다.

그러나 보편적 수당제도와의 차별성과 우월성에 대해 설명하고 못하고 있는 것이 한계다.

현재 정부와 야당 일각에서 제도도입이 어렵다고 판단하는 이유가 무엇인가. 규명이 필요하다. 공약이행 유보가 가져올 정치적 부담을 감수하면서까지 이런 판단을 내린 것은 제도도입 부담이 더 크기때문이 아니겠는가.

앞으로 장애인연금제는 포기될 것인가, 변형된 형태로 도입될 것인가, 시간이 걸리더라도 점진적으로 도입될 것인가, 예측이 필요하다.

제도의 당위성이 확고하다면 도입을 현실화하기 위한 재원조달 방법 등 전략과 전술 구상이 수반돼야 한다.

제도의 재원은 조세수입에 의한 일반재정이 보편적 견해이며, 따라서 장기적으로 징세의 구조와 규모에 변화가 있어야 한다. 부유세 징수가  중단기적인 대안으로는 가장 설득력이 있다.

▽수당제도와의 연관성 

수당제도와 무갹출 장애연금제도는 보편적 관계로 둘 것인가, 아니면 대체적 관계로 보아 수당제도를 폐기하고 연금제도로 대신할 것인가. 

무갹출 연금제도가 개인 단위의 생활보장 성격의 이전제출 제도이므로 수당제도는 의미가 없다. 연금수급 가구가 최저생계비에 못미치는 경우 보충급여를 받을 수 있도록 보완해야 한다.

현행 공공부조적 수당제도의 점진적 개선책은 과연 수용가능한 대안인가. 이는 국가의 재정부담능력을 고려한 현실론적 선택이겠으나, 비형평성과 불충실성의 문제를 장기화 시킬 뿐이라는 반론이 설득력 있다.

무갹출 연금제도보다 보편적 수당제도 쪽을 선택하는 편이 나은가. 그런데 이 경우 고소득 가구에 대한 수당지급이 갖는 정책 호과성의 문제, 연금보험이나 산재보험 등 다른제도를 통해 이미 최저생활이 가능한 급여를 받고 있는 장애인에 대한 낭비성 지출 등의 문제가 야기될 수 있다.

▽기초생활보장-연금보험제도와의 연계

개인을 시행의 단위로 삼는 연금제도와 가구를 시행의 단위로 삼는 공공부조제도 사이에 대상자 책정이나 결정시 부딪치는 문제는 없는가.

연금보험 재원의 일부를 무갹출 연금에 지원하게 할 것인가. 기초연금을 채택할 경우 수준을 통일시킬 것인가. 담당기구는 통합할 것인가, 별개로 할 것인가.

이 밖에도 감 교수는 노동유인 감축요인 문제, 연금제도의 적용범위, 급여종류와 수준 등 무갹출 장애인연금제도 도입시 제기될 문제점을 제시하고 여기에 대비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이에 대해 보건복지부 왕진호 장애인정책과장은 "1988년 국민연금제도 도입당시 연령이나 장애 등으로 국민연금에 가입할 수 없는 이들에 대한 고려가 없어 소득보장제도의 사각지대가 생겼다"며  "수당제도와 무갹출 장애연금제도를 보완적 관계로 둘 것인지, 대체적 관계로 보고 수당제도를 폐기하고 연금제도로 이를 대신할 것인지에 대해서는 장단점을 잘 분석해 선택해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무엇보다 중요한 것은 보험방식이든 조세방식이든 국민적 합의에 입각한 재원조달방식의 마련"이라며 "현재와 같이 기초수급자로 추락한 뒤 지원하는 방식은 지양돼야한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