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린이·청소년의 체력저하와 비만은 하루가 다르게 악화되고 있다. 또한 중·고등학교의 여학생을 중심으로 지나치게 야윈 몸매를 선호하면서 다이어트 약물이 광범위하게 사용되고 있어 올바른 교육이 절실해 지고 있다. 이에 초중고생의 비만 문제에 대해 국가나 지방자치단체가 직접 책임지고 대책을 마련토록 의무화하는 내용의 특별법 제정이 논의됐다.

열린우리당 안민석 의원과 아이들 건강을 위한 국민연대는 13일 국회 의원회관 소회의실에서 학생 체력증진 및 비만관리를 위한 법률안 공청회를 개최했다.

이날 공청회에서 청소년의 체력저하와 비만의 원인이 운동부족과 과도한 입시교육 때문이라는 의견이 제기됐다.

 
2004년 전국 480개교 초·중·고등학생 12만명을 대상으로 실시한 학생 신체검사 결과, 키와 몸무게 등 체격은 꾸준히 성장하고 있지만 시력저하, 피부질환 증가 등 질적 성장은 악화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최근 4년 간 체력급수의 변화를 살펴보면 1∼3급은 약 5%가 줄어든 반면, 4급은 1%, 5급은 4%가 늘어난 것으로 조사되는 등 체력도 약화되고 있는 것으로 조사됐다.

이런 운동부족은 신체적인 영향뿐만 아니라 심리적 인지적인 측면에서도 많은 영향을 미쳐, 운동 미참가 어린이가 참가어린이에 비해 인터넷 중독정도가 심하다는 연구결과가 나타났다. 이는 운동부족이 아이 발달에 분명한 문제를 일으키는 것으로 증명됐다.

아이들 건강을 위한 국민연대 이용중 사무총장은 "어린이 운동부족의 원인은 놀이와 스포츠를 학습보다 경시하는 국민들의 의식에서 비롯돼, 편리함을 추구하는 생활 양식과 경쟁 중심의 입시교육, 학교 체육이 약화되고 운동시설에 대한 접근성이 떨어지는 것에서 비롯된 것"이라고 주장했다.

또한 이 사무총장은 "규칙적인 운동은 건강을 위협하는 질병으로부터 어린이를 보호해주는 방파제 역할과 더불어 정신적 스트레스, 영양과잉과 비만 등의 문제를 해소함으로 건강을 유지하고 증진하는데 중요한 역할을 한다"고 운동의 중요성을 더욱 강조했다.

이날 참석한 전문가들은 공청회를 통해 법률안 제정을 촉구했다.

특히 운동부족과 어린이 체력저하로 발생되는 결과는 비만 인구의 급격한 증가를 나았다.
 
1990년대 한 자릿수에 머물던 어린이 비만 유병률이 지금은 남아 17.9%, 여아 10.9%로 늘어났다.

어린이·청소년 비만은 개인적 측면에서는 그 자체로서 질병이며 성인 비만으로 이어질 위험이 높다. 어린이 비만의 경우 성인의 비만증과 마찬가지로 고혈압, 고지혈증, 지방간, 당뇨병 등과 같은 성인병이 조기에 발현될 위험성이 높으며 호흡기, 피부, 관절 등에도 비만과 관련된 문제들이 유발될 수 있다.

학생비만관리 특별법 추진=이에 각종 습관성 질병이 창궐하고 있는 지금 국민건강을 장기적으로 담보하기 위해서는 아동·청소년기의 체력증진과 비만 해소가 절대적으로 필요하다. 그러나 우리의 양육문화는 아이들의 체력증진과 비만 해소와는 거리가 멀고 오히려 악화시키고 있어 사회적인 특단의 대책이 필요하다는 지적을 받고 있다.

체육과학연구원 성문정 선임연구원은 "멀지 않은 장래에 예상되는 광범위한 노동력상실과 의료비 급증, 각종 사회적 비용 증가라는 국가운영의 과제와 아이들의 건강은 개인 삶의 질을 담보하는 인권의 주요지점이라는 정신에서 특별법 제정이 필요하다"며 "물론 특별법 제정이 무조건 바람직한 것은 아니지만 기존의 국민체육진흥법이나 교육 기본법 등 학생들의 체력증진 및 건강관리를 전반적으로 다루기에는 적잖은 한계가 있다"고 밝혔다.

따라서 학생들의 체력증진 및 비만관리 등을 종합적으로 다루기 위한 관련 법률이 제정될 경우 현재 개별법 차원에서 추진되는 학생들의 체력과 관련한 학교 체육과 건강관리에 관한 법률들의 조문은 자동적으로 법의 구속력을 받게 재조정되어야 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한편 서울체육고등학교 이병호 교사는 학생들의 체력증진과 비만관리는 학교체육의 튼실한 기반에서 비롯된다고 주장했다.

그는 "결과적으로 학생들의 체력저하와 비만의 문제를 가져온 주요한 원인은 교과 중심의 지식으로 대변되는 입시경쟁 교육으로 보고 있다"며 "이에 대한 개선의 내용이 선언적 수준에서라도 반드시 삽입돼야 한다"고 말했다.

특히 입시경쟁 교육은 겉으로는 능력과 노력에 따라 인정받는 경쟁시스템을 표방하고 있으나 모든 학생들을 하지 않아도 될 성적 경쟁으로 몰아감으로써 정작 건강한 삶을 위해 가장 중요한 가치인 신체 활동의 가치를 유보시키고 있다고 이 교사는 지적했다.

또한 교육인적자원부 학교체육보건급식과 정상익씨도 "학생 체력증진 및 비만관리에 관한 법률 제정은 학교체육 시설 확충 등 하드웨어적인 여건 조성, 학생 체력증진 및 비만해소를 위한 국가 및 지방자치단체에 의무를 부가하는 개별법을 마련하는 것은 시의 적절하다"며 "이 같은 공청회를 통해 관련 전문가 및 사회 각층의 광범위한 의견수렴을 통해 정리된 법률안이 마련되기를 기대해 본다"고 전했다.

진선미 기자 websun@bokjinews.com

진선미 기자  

<저작권자 © 복지뉴스,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