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월 13일 제20대 국회의원 선거를 앞두고 발달장애인 선거권 보장을 위한 당사자들의 요구가 제기됐다. 발달장애 당사자들로 이룬 ‘한국피플퍼스트추진위원회’가 29일 서울특별시선거관리위원회 앞에서 ‘발달장애인 선거권 보장 촉구 기자회견’을 개최했다.

기자회견에 참석한 발달장애인들은 직접 준비한 피켓을 흔들고 노래를 부르며, 발달장애인들의 선거권이 침해되고 있는 현실에 대해 목소리를 높였다. 발달장애인들의 선거권을 보장하기 위해서는 쉽게 이해할 수 있는 공보물 등 편의제공이 필요하나, 관련 제도가 없다는 지적이다.

김정훈 집행위원장은 “국회의원 후보들이 집으로 배부해주는 공보물의 내용이 어려워서 국회의원 후보들의 공약이 어떤 내용인지 잘 모르겠다”며, “국회의원 후보들이 발달장애인 당사자들이 읽기 쉽고 이해하기 쉬운 공약을 담은 공보물을 만들어 주셨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또한 최관용 대구투쟁위원장은 본인이 시설에서 거주할 때 시설 직원이 조력자로 투표장에 함께 들어왔던 경험을 예로 들며 장애인의 비밀 선거권을 보장할 대책을 요구하기도 했다. 발달장애인은 다른 어떠한 장애인보다 자기 결정・자기 선택・자기 권리주장이나 자기 보호가 어려우므로 당사자의 의사를 충분히 피력할 수 있도록 돕는 공적 조력인을 두는 등의 적극적인 제도적 뒷받침이 필요하기 때문이다.

이어 임윤택 전북위원장은 투표용지의 문제점을 지적하고, 발달장애인이 이해하기 쉬운 그림 등이 함께 들어있는 투표용지가 필요함을 강조했다.

박김영희 장애인차별금진연대 상임공동대표는 “장애인차별금지법엔 어떤 장애를 가진 사람이든 누구나 당당하게 자신이 원하는 사람에게 표를 찍을 권리가 있다고 하나, 선관위는 장애유형에 맞는 편의를 제공하지 않고 있다. 선관위는 법을 지켜야 한다”며 “과거에 발달장애인의 참정권을 요구하면 선관위는 ‘발달장애인이 무슨 요구를 하느냐’고 했다. 그런데 이 자리에서 발달장애인이 직접 이런 요구를 한다는 걸 알릴 수 있어 너무 기쁘다”고 전했다.

한국피플퍼스트추진위원회는 기자회견을 마치고 발달장애인 선거권 보장을 위한 요구안을 서울시선관위에 전달했다. 요구안에는 ▲이해하기 쉬운 선거공보물 제작 ▲발달장애인을 대상으로 한 선거 설명회 개최 ▲비밀투표 권리 보장을 위한 공적 조력인 배치 ▲그림과 사진이 포함된 알기 쉬운 투표용지 제작 등이 포함됐다.

이유정  bj302@bokji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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