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편견이 우리 사회에 존재하는가, 존재하지 않는가'라는 다소 어처구니없는 물음을 던져본다. 결론부터 말하면 편견은 이 사회가 있는 한 항상 함께 존재하고 있다는 것이다. 복잡하고 다원화된 사회, 다양한 구성원들이 함께 움직이는 있는 사회 환경 속에서 사람들의 목표와 삶의 조건도 다양하게 변화하기 마련이다.

우리 사회의 식자들은 물론이고 일반 대중들도 사회의 구성원인 장애인과 비장애인이 함께 움직여야 한다고 주장하고 더 나아가 사회통합을 이뤄내야 한다고 말한다.

그런데 현실은 어떠한가. 자신의 집 근처에 장애인시설을 설립한다고 하면 대다수주민들은 집값 떨어질 걱정에 반대부터 하는 현실이다. 때문에 장애인들에게 필요한 시설물들이 몇 년째 만들어지지 못하고 중단되거나 지연되는 일이 빈번하게 발생하고 있는 것을 어렵지 않게 볼 수 있다.

또 다른 예로, 대부분 고대소설 심청전을 읽어보았을 것이다. 교훈에 대한 판단 기준은 다를 수 있겠지만 이 책에서는 주로 '효'에 대한 유교사상을 강조하고 있다. 하지만 이 책은 등장인물 심학규를 무기력하고 무능력한 시각장애 부모로 묘사하고 있어 자칫 사람들에게 장애인에 대한 잘못된 선입관을 심어줄 수도 있다. 

여하튼 시대는 급속도로 변화, 발전하고 있지만 구성원들의 생각은 10년 전이나 지금이나 변하거나 진화되지 못하고 있는 것 같다. 시대가 변하듯 장애인에 대한 편견도 줄어들어야 할 텐데 말이다.

우리사회의 정치인을 포함한 지도층들은 종종 "장애인들이 불편과 고통 속에서 얼마나 힘들게 지내는지 잘 알고 있다"라고 공공연하게 떠벌리곤 한다. 하지만 이것이야 말로 장애인에 대한 업신여김에서 나온 발상이며 편견이 있기에 발생된 망언이라 생각한다.

장애가 있던 없던 자신의 불편함과 요구조건은 개인에 따라 달라질 수밖에 없다. 하물며 함께 사는 가족들조차 개개인의 삶에서 추구하는 생각과 실현하고자 하는 의지가 다를 수 있는데 본인이 그 입장이 되지 않고서야 어떻게 그것을 잘 알 수 있겠는가.

혹자는 "나는 장애인에 대한 편견이 없습니다"라고 당당하게 말하기도 한다. 그런데 이 글을 적는 필자는 그런 사람일수록 편견이 더 많을 수 있다고 생각한다. 그 이유는 대한민국은 지금까지 '끼리끼리' 살아왔기에 그럴 수밖에 없다는 것이다. 다시 말해 정치 경제 사회 문화 교육 등 세세한 부분 하나 하나까지 장애인과 비장애인들은 통합이 아닌 분리 속에서, 서로의 목적을 위해서만 질주해왔기 때문이다.

이러한 사회 환경에서 살아왔으면서 어떻게 편견이 없다고 당당하게 말할 수 있는지 되묻고 싶다.

우리들은 각기 다른 장소, 다른 조건 속에서 지내왔기 때문에 편견이 당연히 존재하는 것이다. 하지만 우리는 이러한 편견을 지금보다 조금씩 줄여갈 수는 있는 것이다.

타인에 대해 이해하려는 마음을 갖고 내가 조금 손해를 보더라도 타인의 입장에서 되돌아보며 양보하고 배려하려고 노력한다면 이 바쁜 시대에 잠깐 쉼표 하나 찍고 쉬어갈 수 있으며, 그렇게 조금씩 마음의 벽은 줄어들지 않을까 생각해본다.

진선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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