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1997년 제정된 '장애인·노인·임산부 등의 편의증진 보장에 관한 법률'(이하 편의증진법)은 그 후 몇 차례의 개정을 거쳐 오늘에 이르고 있으며 2005년에 제정된 '교통약자의 이동편의증진법'(이동편의증진법)은 올해 이 법에 의해 '교통약자의 이동편의증진 5개년 계획'이 수립되면서 본격적인 시행을 앞두고 있다.

하지만 이 두 법률은 다른 소관부처와 서로 다른 대상시설로 인해 연계성과 체계적인 시행에 있어 여러 문제점을 드러내고 있다.

이에 한국장애인단체총연합회는 18일 국회의원회과 소회의실에서 보건복지부와 건설교통부로 이원화된 양대 편의증진법의 문제점을 분석하고 올바른 개정 방안을 모색해보고자 '편의증진법의 문제점과 개정 방향 토론회'를 가졌다.

이날 열린 공청회에서는 장애 유형별 의견을 수렴해 장애인 당사자에게 적절한 편의증진 방안을 탐색하고 실효성있는 법안 마련을 위한 논의가 진행됐다

 
양대 편의증진법의 공통된 목적은 우리 사회가 장애인·비장애인의 구분 없이 장애물 없는 환경, 곧 무장애공간의 조성이며 장애인도 다른 사람의 도움 없이 지속 가능한 독립성의 확보 등이 실천되어야 한다는데 있다.

지금까지 편의증진법은 장애인뿐만 아니라 모든 국민에게 기여한 바가 크지만 더욱 발전되고 보다 편리한 환경과 서비스를 제공하고 실질적인 효과를 달성하기 위해 개정의 필요성이 필요충분조건을 갖추고 있다는 지적이다.

주최측 관계자는 토론회를 통해 장애 당사자 및 유관단체의 의견을 종합해, 개정에 대한 광범위한 합의를 이끌어낼 예정이라고 밝혔다.

나사렛대학교 재활복지대학원 김종인 교수는 "현재 우리사회 편의시설 설치는 장애인 당사자들의 의견이 충분히 수렵되지 못했다는 비판과 함께 많은 예산이 투입되었음에도 그 효과가 미미하거나 오히려 편의시설이 불편시설로 지적 받고 있다"며 "편의시설의 설치율이 90%를 넘어섰음에도 장애인이 체감하는 것은 20% 수준밖에 느끼지 못하는 것은 설치법상의 많은 문제를 따져 봐야함을 말해준다"고 강조했다.

그리고 대상시설이 장애 영역별, 시설별로 설치율을 통계 내지 않고 단순히 숫자만으로 합하다 보니 횡단보도의 경사로만 설치해도 그 수가 상당해 다른 편의시설 없이도 상당수가 완료된 것으로 비율이 나타나게 되어 있어 정작 필요한 시설을 설치하지 못하고 있는 실정이라고 설명했다.

덧붙여 지체장애인편의시설중앙지원센터 홍현근 팀장은 "올해로 10년째 맞는 편의증진법은 시행직후 상황보다는 나아지긴 했지만 눈에 띄게 달라진 것은 없는 것 같다"며 "지금도 현장에서는 여전히 장애인 등의 일상생활편의에 도움을 주기 위한 편의시설 설치가, 이용자의 이용가능성이나 법적 의도와 달리 법적인 요구조건만을 충족시키는 형식적 설치를 하고 있다. 이는 시설주와 시설주관기관의 안일한 대응에 그 문제의 심각성이 있다"고 주장했다.

특히 시각장애인들은 도보를 이용해 목적지에 가고자 해도 보행로에 무수히 설치되어 있는 장애물-볼라드, 노점상, 전신주, 환기구 등으로 매우 심각한 어려움을 겪고 있다. 이는 사회적 관심의 부족과 양적 팽창에 초점을 맞춰 시설을 설치하고 운영함으로 상대적 약자인 장애인들에 대한 대책이 마련되지 않아 문제들이 발생하고 있다.

올바른 개정은 장애인의 사회활동과 직업 활동에 편의성을 제공, 장애인의 사회 통합 및 인권 향상을 도모하게 된다.

 
한국시각장애인연합회 보조공학센터 강완식씨는 이런 문제점의 발생을 막기 위해서 △교통약자의 이동편의증진을 전문적으로 다룰 수 있는 위원회를 설치 △안전기준 마련 △편의시설 설치에 있어 각 장애 영역별 발생하는 문제를 해소할 수 있는 협의체 구성 △체계적인 관리시스템 구축 △교통약자에 의한 검증-시설의 설계, 설치, 운영에 따른 당사자 검증 △사회적 인식 개선을 위한 노력 △특별운송수단 확충 등 이를 위한 법 개정이 조속히 이뤄져야 한다고 의견을 제시했다.

한편 한국장애인복지진흥회 편의증진팀 김인순 팀장은 편의증진법이나 교통약자법이 있음에도 장차법에서 시설물 접근, 이용의 차별금지 그리고 이동 및 교통수단 등에서의 차별금지를 명시할 수밖에 없는 장애인들의 상황을 이해할 필요가 있다며 장애인 편의시설에 대한 관심을 호소했다.

진선미 기자 websun@bokji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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