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급 지체장애인이면서 뇌병변장애를 가진 진정인 김모(남·24세)씨는 "손 떨림으로 필기에 어려움이 있어 시험실시 전에 미리 시험시간 연장 또는 OMR 답안지의 대리표기, 노트북 컴퓨터 사용 등을 조치해 달라고 A주식회사에 요청하였으나 거절당했다"며 2006년 9월 국가인권위에 진정을 제기했다.

국가인권위원회(위원장 안경환)는 대졸신입사원 장애인 직렬의 채용시험에서 필기능력에 장애가 있는 중증장애인 응시자에게 적절한 시험편의를 제공할 것을 A주식회사에 권고했다.

하지만 피진정기관은 “그동안 장애인 응시자에게 시험편의를 제공한 전례가 없고, 채용 진행 중에 한 사람의 장애인에게만 편의를 제공하는 것은 다른 장애인과의 형평성에 문제가 있으며, 중앙인사위원회도 확대답안지는 제공하지만 답안지 대리 작성은 허용하지 않는 점을 참고하여 진정인의 요청을 받아들이지 않았다"고 답변을 해왔다.

이에 국가인권위는 채용시험 시 장애인 응시자에 대한 편의제공은 '장애인복지법 및 장애인고용촉진 및 직업재활법'에 의거, 장애인 응시자가 자기의 능력을 정당하게 평가받을 수 있도록 장애유형 및 정도, 특성을 반영하여 사업주가 제공해야 하는 의무사항이므로 시험편의를 제공한 전례나 다른 기관의 시험편의 제공 여부 등에 따라 제공되는 것이 아니라고 전했다.

결국 국가인권위는 A주식회사가 진정인에게 시험편의를 제공하지 않은 것은 장애인 차별이라고 판단하고, 채용시험에서 필기능력에 장애가 있는 중증장애인 응시자에게 적절한 시험편의를 제공할 것을 다시금 권고했다고 밝혔다.

진선미 기자 websun@bokji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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