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19일 서울노인복지센터에서 열린 팔씨름대회에 참가한 한 노인이 자신의 승리를 예감하듯 힘찬 기압소리를 외치고 있다.

 
음력 5월 5일. 수릿날이나 천중절이라고도 불리는 단오를 맞아 19일 서울노인복지센터(관장 일문)에서는 다양한 세시풍속 행사가 진행됐다.

단오절은 일년 중 양기가 가장 충만한 날로 남자들은 씨름 한판, 여자들은 그네를 뛰며 다가오는 초여름을 즐기는 우리나라 명절 중 하나였다. 또한 가까운 이들에게 단오선 이라고 불리는 부채를 선물하며 건강한 여름을 기원하기도 하는 전통이 전혀 내려오고 있다.

오전 10시부터 센터 중앙공원에서는 접수를 마친 노인들이 모여 팔씨름 대회를 치렀고 같은 시각 강당에서는 전문가의 조언에 맞춰 단오부채인 단오선 만들기가 한창 진행됐다. 뿐만 아니라 여름철 무병을 기원하는 단오 부적찍기와 동심을 떠올릴 수 있는 봉숭아 물 드리기 행사도 함께 마련됐다.

자신이 직접 만든 단오선을 들고 있는 노인(왼쪽)과 단오부적을 찍어주는 노인들(오른)

한참 단오부적을 찍어 주던 한 노인은 "요즘 젊은 사람들에게 단오가 낯설고 생소한 명절일수 있으나 우리 어릴 적만 해도 추석, 설처럼 큰 명절 중에 하나였다"며 "우리끼리의 행사가 아니라 젊은 사람들과 함께 전통을 나눌 수 있었으면 좋겠다"는 바람을 전하기도 했다.

가장 있기 있던 행사는 팔씨름 대회였는데 대회에 참가한 노인선수들은 주름살이 깊어 가는 줄도 모르고 대회에 열중하는 모습을 보였다. 또한 아쉽게 팔씨름에서 패한 노인들 역시 예전 같지 않은 체력을 아쉬워 했지만 즐거운 듯 연신 미소를 잃지 안았다.

한편 이날 단오행사에는 노인들이 직접 그림을 그려 단오부채를 제작하는 행사가 진행됐다. 단오부채라 불리는 단오선은 여름동안의 건강을 기원하는 의미를 담아 이웃에게 선물하는 풍속 중 하나다.

팔씨름에 온 기력을 모으고 있는 두 선수.

서울노인복지센터 측은 "단오를 기억하는 사람이나 챙기는 이들이 적은 것은 사실이지만 여름을 맞이하는 옛 조상들의 지혜를 배우고 넉넉한 마음을 이어가고자 하는 맘으로 행사를 준비해 했다"며 "하루 동안 복지관을 찾는 어르신들이 과거의 추억을 떠올릴 수 있는 기회가 되길 바란다"고 전했다.

서희정 기자 hans@bokjinews.com

서희정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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