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5월 25일, '장애인 등에 대한 특수교육법'(이하 장애인교육법)이 제정된 후 전국 장애인과 부모들은 장애인 교육 발전에 대한 많은 기대를 걸었다. 하지만 교육인적자원부는 법률제정 과정에서 시행령·시행규칙 제정을 위한 당사자 참여를 거부한 것으로 밝혀져 정부와 장애인 교육 주체들간의 마찰이 예상되고 있다. 

장애인교육지원법 교육주체 당사자 참여를 요구하는 장애아 학부모들이 기자회견을 개최했다.<사진/ 최경훈 기자>

전국장애인교육권연대(이하 전교연)는 세종로 정부중앙청사 정문 앞에서 '장애인 교육 주체 기만하는 교육인적자원부 규탄 기자회견'을 20일 개최했다.

전교연에 따르면 지난 6월 13일 교육인적자원부는 전국장애인교육권연대에 공문을 보내 전국장애인교육권연대가 요구해오던 '장애인교육법의 시행령·시행규칙 제정을 위한 민관공동기획단' 구성 제안을 거부했다고 밝혔다.

또한 장애인 교육법에서 삭제된 치료교육 문제가 붉어지자 특수교육계 및 장애인 교육주체들과의 협의 없이 단독으로 전문적인 자격이 없는 실기교사들에게 중등 특수교육교사 임용시험의 기회를 부여하는 등 단독으로 후속조치를 강행했다고 한다.

당사자 의견을 무시한채 시행령, 시행규칙을 만들려는 교육부를 지적하는 어머니들의 피켓.<사진/ 최경훈 기자>

 
이에 전교연 소속 학부모들은 기자회견을 개최하고 장애인교육법 시행령·시행규칙 제정을 위한 민관공동기획단 구성과 치료교육 후속조치 전면 수정을 요구하고 나섰다.

전교연 윤종술 공동대표는 "그동안 부모들의 눈물과 염원으로 국회를 감동시켜 법 통과를 할 수 있었다. 하지만 막상 법안을 맡은 담당부처는 우리가 힘겹게 만든 법안을 탁상행정으로 맘대로 만들려고 한다. 정작 중요한 당사자들의 의견을 무시하고 있다"고 주장했다.

윤 대표는 "전문성을 무시하고 중등 특수교육교사 임용시험 기회를 주겠다는 단독적인 방침들은 말도 되지 않는 처사"라며 "우리 애들이 실험대상도 아니고 피눈물로 키운 애들을 정부와 교사들의 밥그릇 싸움에 희생당하게 놔둘 순 없다. 더 이상 부모들이 손놓고 바라보고 있지 만은 않겠다"며 강력히 항의했다.

전국장애인교육권연대 소속 회원들은 이날, 장애인교육법 시행령, 시행규칙 제정을 위한 민관공동기획단 구성을 촉구했다.<사진/ 최경훈 기자>

특히 장애인교육법에 치료교육에 대한 정의가 삭제되자 전국의 치료교육교사 및 예비 치료교육교사들은 교육인적자원부에 대책 마련을 요구했었다.

이에 교육인적자원부는 특수교육 교과목을 전혀 공부하지 않은 실기교사들에게 중등 특수교육교사 임용 시험의 기회를 부여하는 것으로 행정조치사항을 각 시도교육청에 내려보냈다.

이런 교육인적자원부의 조치에 전교연 소속 회원 및 장애인 당사자 부모들은 "장애인 교육 주체들의 의견을 철저히 무시하고 모든 장애인 교육 정책을 밀실에서 단독적으로 추진하고 있다"며 "교육인적자원부가 이번엔 자신들의 권한이라며 시행령·시행규칙을 단독으로 만들겠다고 선언하고 치료교육으로 인해 피해보는 학생들을 나몰라라 하는 것은 교육 주체들을 기만하는 행위"라고 주장했다.

 
한편 이날 전교연은 기자회견을 마친 후 교육인적자원부 담당자에게 면담을 요구했으나 거절을 통보 받았다. 이에 전국장애인교육권연대 구교현 조직국장은 "이제 또 다른 시작을 예고하는 자리가 될 것으로 예상된다. 시행령·시행규칙 뿐만이 아닌 교육인적자원부가 당사자들의 의견을 받아들여 제대로 된 법을 수행할 수 있도록 노력해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진선미 기자 websun@bokjinews.com

진선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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