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일 서울여성플라자에서는 장애인 복지정책 현장에서 만든다는 주제로 토론회가 진행됐다.

참여정부의 장애인복지정책이 100점 만점에 60점이란 성적표를 받았다. 지난 5년 동안 장애복지 향상을 위해 세운 329개의 정책 중 약 60%의 달성효과를 보였다는 연구결과를 바탕으로 한 이번 점수는 정책상의 발전은 이뤘을지 모르나 장애인들의 복지체감 향상까지 이뤘다고 판단하기엔 부족한 점이 많다는 의견이 적지 않았다. 또한 차기정부가 이뤄야할 장애인복지정책의 일 순위는 기초장애연금법 제정이라는 결론이 제시됐다.

지난 20일 한국장애인재활협회(회장 이상철, 이하 재활협회) RI KOREA 전문위원회(이하 위원회)는 서울여성플라자에서 올 2월부터 진행해온 참여정부 5년의 '제2차 장애인복지발전5개년 계획의 최종평가'에 대한 종합 평가를 발표하고 차기정부의 장애인 정책 방향을 제시했다.

특히 올해는 UNESCAP(유엔아태지역경제사회위원회)의 '제2차 아태장애인 10년 행동 계획'이 종료되는 시점이자 제17대 대선이 다가오고 있어 장애인복지정책의 새로운 국면이 예상되고 있다.

종합적인 평가결과에 따르면 329개의 세부 정책 과제 중 60.7%가 달성된 것으로 나타났고 추진여부와 관련해서는 142개 과제가 완료, 117개는 현재 추진중인 것으로 보고됐다. 또한 장애인복지 7개 영역 중 '장애인 정보화'의 달성도가 86.4%로 가장 높았고 '이동편의 확충'은 34.3%로 가장 낮았다.

서울대사회복지학과 조흥식 단장이 전체적인 총괄 평가 내용을 브리핑 하고 있다.

총괄평가를 맡은 서울대사회복지학과 조흥식 단장은 재활협회가 전문가들을 구성, 5개년 계획의 사업내용을 11개 분과(정책 및 행정, 의료, 사회, 스포츠및 문화, 여성, 교육, 직업, 공학 및 정보, 이동 및 편의, 조직 및 홍보, 인권 및 지역분과)로 나눠 평가한 결과에 따르면 정책 및 행정 분과는 장애복지의 가장 중요한 틀로 여겨 질 수도 있는데 장애범주의 지속적 관리 측면에서 일정한 성과를 보였지만 여전히 장애의 중증과 시급성에 대한 고려가 잘 되지 않고 있었다고 설명했다.

또 "장애인지원종합대책은 장애인등록판정 및 서비스 전달체계를 전면 개편해 장애인의 수요에 맞는 시스템으로 전환하는 것으로 돼 있으나 장애인 관련 관계법령과 시책 사이에 장애등급 체계 크게 달라 혼선과 비효율을 초래할 문제점을 갖고 있다"고 지적했다.

이밖에도 장애인생활 안정 지원 강화와 관련해 법, 제도 등의 인프라는 구축돼 있다고 평가할 수 있으나 예산상의 제약으로 인해 복지프로그램이 지대에 못 미치거나 실효성에 의문이 제시되는 경우가 대부분이었다고 전했다. 특히 LPG 지원금액을 축소함으로 인해 실질적인 현금지원이 대폭 감소했고 이를 보완하는 작업이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정책 및 행정 이외의 분과에서도 제도가 마련돼 장애인복지 향상이 발전 가능성을 보유하고 있지만 얼만큼의 실효성을 발휘할거냐에 대해서는 회의적인 결론이 많았다.

차기정부 5년의 정책방향을 제시하는 2부 토론회에서 장애인단체 사무총장들이 의견을 나누고 있다.

 
이런 회의적 반응은 토론자로 참석한 5개의 장애인단체(한국장애인단체총연맹, 한국장애인총연합회, 한국시각장애인연합회, 한국농아인협회, 한국장애인부모회) 사무총장들의 입에서 나왔다.

한국장애인단체총연맹의 김동범 사무총장은 "정책 이행 수량을 통해 객관적 지표를 만들어낸 점은 높이 살 만하지만 정책이 제정되고 달성됐다고 장애인들이 당장 어떤 혜택을 몸소 느끼는 것은 아니지 않냐"는 의견을 제시하며 "자못 생색내기에 그치지 않을까 우려된다"고 전했다.

또한 농아인협회 이미혜 사무처장은 "달성됐다고 평가된 장애인복지서비스에서 조차 농아인은 소외돼 있는 상황이 발생하고 있다"며 "모든 시책이 다수의 건청인들 시각으로 진행되고 있는 것이 사실"이라는 입장을 밝혔다. 장애인부모회 권유상 사무처장 역시 "경증장애인 위주의 정책이지 중증장애인 위주의 정책은 전무한 상황이 아니냐"는 말로 평가의 허점을 짚었다.

한편 위원회는 이번 평가결과를 토대로 △기초장애연금법 제정 △의료보장과 장애예방체계 구축 △인권보장과 차별금지법 실효성 보장 △특수교사와 보조원을 일반학교에 빠짐없이 배치 △장애어린이 보육 책임 △장애인 미채용 정부·기업 강력 제재 △장애인복지 서비스 소비자 중심으로 전환 △장애인을 위한 Hot-Line시스템 구축 △장애물 없는 도시 건설 △여성장애인의 모성권 보장과 같은 10대 과제를 선정하고 이를 17대 대선의 장애인 정책으로 이끌어 낸다는 각오를 보였다.

서희정 기자 hans@bokji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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