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움직이는 예술 무대, 극단 아리랑
송자운 | 승인 2016.04.12 14:40

남녀노소 누구나 쉽게 보고 즐기는 공연, 전국 어디든 직접 찾아가는 수요자 중심의 공연을 펼치는 극단 아리랑이 있다. 아리랑은 마당, 회관, 장터, 학교 운동장, 복지관, 아파트 주차장 등 지역 생활 공간을 훌륭한 문화공간으로 바꿔 우리들의 집 앞에서 멋진 무대를 펼친다. 이것이 바로 극단 아리랑의 움직이는 예술 무대다.


경기도부터 지방산간지역까지, 공공서비스 연극의 지향


1986년 설립된 극단 아리랑은 ‘동인제 연극’으로 시작해 올해 창단 30주년을 맞은 국내 유일무이한 장수 극단이다. 전통연희의 현대적 창조물로 연극을 선보이는 것이 목적인 아리랑은 2009년 당시 문화관광부 추천을 받아 예비 사회적기업으로 추천받은 50개 공연예술 단체 중 하나다. 이후 2012년 사회적기업으로 정식 승인받은 곳은 아리랑을 포함해 불과 5곳이다.
 
김수진 기획사업 총괄대표는 “초반에 교육 단원들과 교육을 잘해서 그런 것 같아요. 사실 예술 단체가 출퇴근을 정확히 기록하는 근태상황, 성과나 봉사의 룰을 잘 지켜야 하는데 예술 단체들은 그런 것에 대한 개념이 없거든요. 그래서 저희도 처음엔 갈등이 있었지만 한 번 철저하게 해보자라는 마음으로 근태와 일지들을 사회적 기업의 기준에 맞추려고 노력했어요. 그렇다고 해서 억지로 맞추려는 것은 아니고 사회적기업의 의도는 무엇일까 등 단원들과 의견을 많이 주고 받았죠. 그러다보니 자연스레 사회적 기업 마인드가 생기고 해를 거듭할수록 진행이 점점 잘됐다” 

아리랑은 사회적기업 승인 이전부터 공공서비스적 연극을 지향했다. 아리랑의 연출가 겸 극단 창단대표인 김명곤 대표는 1999년부터 트럭을 개조해 경기도부터 지방의 산간지역까지 50여 곳을 찾아 대학로에서 쉽게 연극을 보지 못하는 문화 소외 계층들에게 공연을 펼쳤다. 
사회적기업이 된 후에는 더욱더 사회기여 활동에 힘을 가했다. 지역아동센터와 노인복지센터와 연계해 ‘객석나눔’을 펼치고 전체 객석 중 10% 가량을 저 소득층 청소년 또는 노인 등 문화소외계층에게 제공했다.


찾아가는 무대극, 떼창의 감동


아리랑은 장르에 구애받지 않고 마당극, 희곡, 탈춤 등 공연을 선보이지만 기본적으로는 전통연희의 현대적 재창조를 지향한다. 현재는 거의 찾아가는 사업과 대학로 무대극 공연 사업 두가지로 구분을 한다. 
대학로 공연은 장르가 다양하게 진행되는 반면 찾아가는 사업은 지방에서 공연하는 경우가 많고 연세가 있으신 분들을 대상으로 하기 때문에 거의 마당극 형태의 공연을 진행한다. 기존 마당극 형태에 전통 연희가 많이 포함이 되고 무대극 같은 경우는 그 때에 따라서 연출의 재량으로 정극에 국악을 넣기도 하는 등 다양한 형태를 선보인다.
 
김수진 기획사업 총괄대표는 “저희가 찾아가는 사업에서 가장 많이 하는 것이 신파극이에요. 그 중에서도 ‘홍도야 우지마라’는 가장 인기가 많은 작품으로 저희가 많이 선보이는 것이에요. 하지만 감정연기를 하고 싶어하는 배우들의 입장에서 시장이나 시골 마당에서 신파극을 펼치는 것을 달가워하지 않았어요. 그러다 농어촌 순회를 한 번 하게된 적이 있었는데 대학로 관객과는 다르게 공연 4시간 전에 오셔서 그 때 부터 간식 드시면서 이야기를 주고받고 저희에게 말도 거시더라고요. 사는 곳이 어디냐부터 형제 자매가 어떻게 되는지까지 말이죠. 하루 자체가 축제분위기에요. 신파극이다보니 옛날 흘러간 가요들이 많이 나와요.  제일 울컥했더 부분은 ‘여자의 일생’이라는 일제시대 노래였어요. 어르신들이 여자이기 때문에 참아야만 했던 인생과 희생의 이야기가 담겨있는 가사에요. 저희에겐 익숙치 않은 노랜데 관객 할머니 분들이 그걸 듣고 울면서 떼창을 하시더라고요. 그 때의 가슴의 뭉클함은 ‘아 우리가 창피하다고 생각했던 공연이 이분들한테는 이런 감정을 줄 수 있고, 이런체험을 할 수 있게 하는구나, 어렵고 힘든 사람에게 우리 공연이 잠깐 하루라도 굉장히 위로가 될 수 있구나’라는 생각에 감동적이었어요”라며 문화소외계층을 찾아 공연을 하며 만나는 새로운 관객은 다시 한 번 배우게 한다고 그 때의 뭉클함을 전했다.  
 

30년을 쉼 없이 달려온 극단 아리랑


대학로에서 한 극단이 30년을 버틴다는 것은 쉽지 않은 일이다. 하지만 올해 아리랑은 결코 쉽지 않은 성과를 이뤄냈고 2016년 현재 30주년 기념 페스티벌에 한창 매진하고 있다. 뜻 깊은 해인 만큼 그 동안 아리랑 역사상 가장 대중적으로 성공한 김명곤 연출가의 작품인 ‘배꼽 춤을 추는 허수아비’를 창단 멤버부터 현 단원이 모두 출연해 다시 선보일 예정이다. 또한 아리랑의 30년 역사인 바로 우리 이야기 자체를 다큐멘터리 형식의 연극으로도 관객들에게 찾아갈 예정이다.
 
이 뿐만 아니다. 아리랑이 30년을 달려올 수 있었던 데에는 30년동안 극단을 사랑해 준 관객들이 있었기에 ‘관객과 함께하는 축제’라는 테마로 직장인 동아리 등의 신인 연극 단체 6팀이 10분에서 20분 가량 아리랑의 무대에 오를 예정이다. 30주년 페스티벌은 한 달간 함께할 예정이다.
 
1997년 극단에 입단해 사회적기업 인증을 받고 현재 30주년을 맞기까지 김수진 기획사업부 총괄대표는 “여태껏 딱히 어렵거나 한 적은 없었어요. 제작비가 없어 공연 제작을 못 할 때가 있긴 있었지만 연극 자체가 힘든 것이기 때문에 헤쳐나갈 수 있는 정도였어요. 저희는 무형의 자산으로 저희를 찾아주는 분들 위해 그 분들을 찾아가 공연을 하는 개념이기 때문에 극단에서 사회적 기업을 한다고 해서 더 어렵거나 한 것은 없어요. 다만 그 동안에는 공연 하나만 바라보고 그 곳에서 수익을 얻은 반면 사회적 기업이 되고나서 경영 마인드가 생겼다는 것이 가장 큰 차이점이자 성과인 것 같아요. 더 많은 공연 제작을 하기 위해서는 재정구조도 탄탄해야하기 때문에 현재 단원들과 함께 교육 프로그램도 배우고 대학로에서만 공연하는 것이 아니라 충청도에서 발주하는 공연을 하기도 하는 등 다양한 수익을 만들어낼 수 있는 것을 시도하는 중이에요”

보통 사회적 기업들은 제품을 생산하고 전시를 하면 소비자들이 구매할 수 있는 형태이지만 이에 반해 극단은 무형의 자산이기 때문에 어려움이 많을 수 밖에 없어 사회적 기업으로 그들과 달리 무엇을 할 수 있을지 끊임없이 단원들과 고민한다는 김수진 총괄대표.


관객과 함께 할 수 있는 연극을 목표로


극단 아리랑의 올해 가장 큰 목표는 30주년을 계기로 시대에 맞게 어떻게 변해야할 것인가 그것을 정하는 것이 가장 큰 목표다. 시대와 함께 극단이 변화해야 살아남을 수 있기 때문이다. 김수진 총괄대표는 “30년이 분기점이 되는 해예요. 30년까지 잘 버티다가 그 이후에 힘들어지고 그 이후에 활발하게 활동한 선례들이 많지가 않아요. 그걸 저희는 넘어서 오래된 역사와 전통을 가진 극단으로서 활동과 끊임없이 새로운 것을 도전하는 극단을 어떻게 조화롭게 운영을 할 것인지가 가장 큰 과제인 것 같아요. 그래서 이번에 작품적으로는 다큐멘터리 연극과 같은 새로운 시도도 많이 해보고 사업으로는 작게나마 부설로 공동체 연극 연구소를 만들었어요. 또한 사업개발비로 시민들을 대상으로 한 자신의 이야기를 연극으로 만드는 프로그램도 개발하려고 준비 중이에요” 

본기자가 만난 사회적 기업으로서 아리랑은 끊임없이 사람들을 위로하고 아픔과 슬픔 등을 함께할 수 있는 연극이 무엇일까 만들기 위해 고민했다. 현재 대학로에 연극을 보러 오는 젊은 층이 많이 늘어났다고 해도 아직도 적은 것이 현실이다. 영화와 같이 필름이 남는 것도 아니고 생산품을 전시할 수도 없는 무형의 자산인 연극이 사회적기업으로서 기여할 수 있는 부분이 무엇인가 끊임없이 고민하는 극단 ‘아리랑’, 그들에게 우리가 조금이나마 힘이 될 수 있는 것은 극단의 관심을 가지고 연극을 보러 가는 것은 아닐까하는 생각이 든채 친구와 함께 연극 하나를 보고 돌아가야겠다고 마음 먹은 날이었다.

 
글/ 이유정 기자·사진 제공/ 극단 아리랑

송자운  bj402@bokji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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