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육은 전 세계 어느 나라를 가더라도 존재한다. 각 나라에 따라 차이라는 것은 존재하지만, 단 하나의 공통점은 바로 배운다는 것이다. 지식을 가르치고, 살아가는데 필요한 인격을 길러준다. 특히 대한민국에서는 헌법 제31조 제 2항에 ‘모든 국민은 그 보호하는 자녀에게 적어도 초등교육과 법률이 정하는 교육을 받게 할 의무를 진다’ 라고 정확히 명시돼있다. 모든 국민이라고 했는데 과연 장애 아동은 교육을 잘 받고 있을까? 또한 그들을 위한 시설은 잘 마련이 돼 있을까? 이러한 물음에서 세계의 장애교육은 어떻게 시행되고 있는지 알아봤다.

체게바라로부터 시작된 모두를 위한 교육
먼저 쿠바를 살펴보면 쿠바의 교육 핵심은 ‘모두를 위한 교육’이다. 이 말에 걸맞게 쿠바는 장애교육을 전적으로 국가에서 책임지고 있다. 이런 영향은 쿠바를 대표하는 인물인 ‘체게바라’ 로부터 시작됐다. 기본적인 장애인 시설조차 찾아보기 힘든 나라였지만, 모든 인간이 평등하게 살아가는 세상을 원한 그의 가치관은 많은 변화를 가져왔고 실제로 경제 위기로 교육 예산이 대폭 줄어들 때도, 장애학교와 고아원을 지원하는 예산은 유지됐다고 한다.
쿠바에는 ‘파나마 연대’라는 특수학교가 있다. ‘파나마 연대’는 치료나 보호가 목적이 아닌 일반 학교로의 진학이나 취업 등 세상 밖으로 나가기 위한 준비를 하는 곳이다. 학생 2명 당 1명의 선생님이 배정될 만큼 풍부한 교육인력을 가지고 있으며, 교사들은 불필요한 도움보다는 혼자 할 수 있도록 최소한의 도움만을 준다. 또한 독립심을 기르기 위해서 스스로를 사랑하는 마음이 바탕이 돼야 한다는 철학으로 아이들의 자존감을 높여주기 위한 노력도 한다. 그래서 이 학교를 다니는 쿠바 어린이들은 모두 행복감을 느끼고 학생들의 부모 또한 평소 장애아동의 부모들이라면 가지고 있는 걱정이나 근심들이 덜하다고 한다. 이외에도 수도 아바나에 위치한 ‘오가르 가스떼야나 중증 장애 학교’는 전문교사와 간호사 등 근무자 230여 명이 전부 지역 주민이다. 지역 공동체와 단절되지 않고 많은 사람들이 장애 아동의 부모를 자청하며 행복을 나누고 있는 것이다.

과거 고졸 수준서 현재는 학사 학위인증까지
다음은 싱가포르로 특수교육의 시작은 민간에서 시작됐고, 이는 현재 진행형이다. 모든 특수 교육기관은 사립이며 지원 규모, 관리자의 경영 철학 등은 개별 학교의 재량으로 진행된다. 아이들을 가르치는 교사의 경우에는 고졸 수준에 그쳤던 과거와는 달리, 현재는 상위 프로그램이 개발돼 학사 학위인증 수준의 교육을 받고 조금 더 전문적으로 아이들을 대할 수 있게 됐다. 본인이 원할 경우 심리학 분야 석사 연구로 한 층 더 전문적인 능력 개발의 길이 열려 있다. 나아가 위의 교육을 이수한 인력들을 충분히 확보해 개별 학생 또는 소수 인원에 대한 맞춤형 교육을 실시한다. 팀 티칭 방식으로 운영되며 치료 차원에서 교육이 이뤄진다. 치료 종류에는 음악, 미술, 작업치료 등이 있다. 또한 장애 유무에 따른 편견을 막고 서로를 이해하고자 특수 학교 도서관은 일반 학교에 개방하고 학교에 방문하는 학생과 학부모에게 장애 이해 교육을 진행하고 있다.

장애교육도 강대국, 아르헨티나

아르헨티나는 세계적인 교육 강대국이면서 장애교육 또한 잘 돼있는 나라중 하나다. 1868년 아르헨티나의 대통령이 된 사르미엔토는 ‘통치는 교육이다’ 라는 자신만의 정치 철학을 가지고 아르헨티나의 교육 수준을 선진국 수준으로 끌어올렸다. 그는 국가의 안정적인 발전을 위해서는 엘리트 집단이 나서야 하며 끊임없는 교육이 진행돼야 한다는 가치관을 가지고 있었다. 그 결과 아르헨티나는 세계적인 교육 강대국으로 성장할 수 있었다．특히 소외계층을 위한 교육도 중점적으로 진행되고 있는데, 그중 하나가 바로 장애인을 위한 교육이다.
아르헨티나 특수 교육의 사례로 지체 장애인 협회(APEBI)가 있다. 국립 장애인 재활 센터에서 특수교육이 진행되고 있으며 회원 등록이 된 경우 모든 시설을 무료로 이용이 가능하다．지체 장애와 하반신 마비에 많은 도움이 되는 수영은 많은 회원들이 교육을 받는 것 중 하나다. 안전을 고려한 최소한의 도움만 주고 최대한 스스로 수영을 익힐 수 있도록 유도하고 있다. 물 밖에서는 혼자서 할 수 없던 행동을 할 수 있기 때문에 독립심을 기를 수 있고, 자신도 해낼 수 있다는 성취감과 함께 자신감을 가지고 생활할 수 있게 된다 .
카니발 등 각종 축제가 열릴 때 화려하게 꾸미고 타악기 리듬에 맞춰 군무하며 거리를 행진하는 남미 전통의 퍼포먼스인 ‘무르가’ 또한 인기 있는 교육 중 하나다. 경쾌한 장단에 맞춰 신나게 춤을 추고 팀원과 함께 맞춰나가는 부분에서 일체감과 소속감을 느낄 수 있다. 단순하게 사회에 나가서 생계업무를 할 수 있도록 하는 훈련이 아닌, 인간으로서 소외되지 않고 할 수 있다는 자신감을 심어줌과 동시에 본질적인 장애인을 위한 교육이 진행되고 있는 곳이다.
 

물리적 YES! 실질적 NO!
그렇다면 과연 한국의 경우는 어떨까? 2007년 4월 ‘장애인 등에 대한 특수 교육법’이 통과되면서 장애인 교육이 첫 발을 뗐다.
특수 교육법에서 가장 주의를 기울였던 것은 바로 통합교육과 특수교육의 적절한 병행이었다. 장애 학생은 비장애인 학생들과 함께 일반적인 수업을 들으면서도 개인 능력에 맞는 개별화 교육을 위한 특수학급 수업 또한 같이 듣게 된다. 이에 발맞춰 대학에서도 장애 학생을 위한 수화 도우미 등을 지원해주고 있으며, 비장애인 학생 봉사자를 뽑아 필기를 도와주기도 한다. 이러한 교육이 계속돼 오면서 과거와 비교했을 때 현재 장애인의 최종학력과 교육수준이 높아졌다고 하지만 아직 많이 부족한 것은 사실이다.
교육부에 따르면 지난해 특수교육 대상 학생 8만 7000여명 중 특수학교에 다니는 학생은 2만 5000여명, 약 30%에 불과하다. 6만 1000명 학생이 일반 학교에 다니고 있다. 이 중에서도 장애학생들을 위해 따로 마련된 특수학급이 아니라 일반학급에서 ‘통합교육’을 받는 학생도 1만 5000명 뿐이다.
 

통합교육의 궁극적 목표는 장애인과 비장애인이 차별 없이 어울려 사는 사회를 만드는 것이다. 장애의 정도에 상관없이 비장애인이 사는 삶을 장애인도 누릴 수 있는 기회가 주어져야 한다. 이를 위해서 어릴 때부터 구분 없는 교육을 받는 것이 통합교육이고, 통합교육을 통해서 장애에 대한 이해의 폭이 넓어지고 장애인이 있는 일상에 익숙해질 수 있다. 그러나 외형적으로 통합교육이 실시되고 있는 우리나라의 교실 현장의 실제 모습은 이렇게 이상적이지 않다. 특수교육 관련자들은 “물리적으로만 통합교육이 이뤄질 뿐, 실질적인 통합교육은 이뤄지지 않고 있다”고 주장하는 데는 근거가 있는 셈이다. 더 나아가 흉내만 낸 통합교육은 오히려 장애인에 대한 편견, 차별을 심화시킨다는 주장도 있다.
 전문가들은 “장애이해 교육은 통합교육의 핵심”이라고 설명했다. 장애에도 다양한 유형이 있다는 것, 장애학생이 비장애학생과 다르지만 같은 점도 많다는 사실을 알려주는 것이 장애이해 교육에 포함돼 있다. 또 장애인을 무조건 동정의 대상으로 여기는 것이 아니라 동등한 인격체로 존중해 주는 것을 배우는 게 장애이해 교육의 목표다.
하지만 우리나라에서는 장애이해 교육이 제때 이뤄지지도 않고 올바르게 진행되지도 않고 있다.
 

어릴 때부터 비장애인과 어울려 사는 법 익혀야
통합교육은 한 살이라도 더 어릴 때 시행되는 것이 좋다는 게 전문가들의 조언이다. 류재연 한국종합교육학회 부회장은 “어린이집, 유치원 단계에서 시행하는 통합교육이 장애와 비장애에 대한 차별을 없애고 자연스럽게 받아들이는 데 도움이 된다는 연구 결과가 많다”고 말했다. 이어서 “특히 이 시기에 이뤄지는 통합교육은 아이뿐 아니라 아이의 교육에 관심을 가지는 학부모들의 장애에 대한 이해도도 높인다는 것이다. 비장애학생과 학부모에게만 도움이 되는 것이 아니다. 장애학생과 장애학생을 둔 학부모들 역시 장애를 걸림돌로 여기지 않고, 비장애인과 어울려 사는 법을 익히게 된다”고 말했다. 비록 모든 국가를 살펴볼 수는 없지만 장애 학생 특수교육은 각 나라에 맞게 정착됐다는 것을 볼 수 있었다. 어느 것이 정답이라고 콕 집어 말할 수는 없지만 다른 나라의 사례처럼 모두가 웃을 수 있고, 장애인 비장애인 차별 없이 지낼 수 있다면 그것이 정답 아닐까?
우리나라도 많이 발전했지만 다른 국가의 모범적인 사례들을 받아들여 법을 개정해 교육 선진국 대한민국으로 나갈 수 있는 그 날이 최대한 빨리 오기를 기대해본다.
글/ 이유정 기자·자료/ EBS 스토리

이유정  jenny1804@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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