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국적으로 노인일자리 양성에 대한 열기가 높아지고 있다. 특히 노인일자리사업으로 시작한 시장형 사업들이 어엿한 사업장의 틀을 갖추면서 노인들이 직접 사업장의 주인으로 변신하는 경우가 속속 등장하고 있다. 이번주에는 강원도 동해시에서 일자리를 만들어가고 있는 노인들을 찾았다.

장난감을 깨끗하게-행복나눔 클린토이

행복나눔 클린토이 사업을 앞두고 장난감 살균,소독 교육을 받고 있는 참여자. 이들은 공부방과 어린이집을 방문 장난감을 소독해주는 일을 한다.

 
"나한테도 손자가 하나 있는데 그런 녀석들이 가지고 노는 장난감이니 만큼 더 애착을 갖고 청소하게 되죠. 일을 한다는 마음가짐 보단 봉사활동이라는 생각이 더 큽니다"

동해시니어클럽(관장 김영일)의 '행복나눔 클린토이(이하 클린토이)' 사업에 참여하고 있는 한 노인이 전한 말이다.

동해시니어클럽은 6월부터 장난감 청소를 의뢰하는 놀이방이나 어린이집을 방문해 놀이기구와 장난감의 살균·소독을 대신하는 노인일자리사업단을 운영 중에 있다. 본격적인 활동은 7월 1일부터 진행되며 6월 한달 간은 장난감 살균, 소독 방법들을 교육받았다.

클린토이 사업은 올 초 보건복지부로부터 시장형 사업으로서의 가능성을 인정받고 초기투자비지원 사업으로 선정됐다. 노인일자리 사업이지만 아이디어와 활동성 면에서 투자할 가치가 있음을 검증 받은 셈이다.

클린토이 사업을 담당하고 있는 동해시니어클럽 이재석 팀장은 "사업에 참여하고 있는 분들의 열정이 대단하다"며 "노인들 스스로가 손자손녀 뻘 되는 아이들이 가지고 놀 장난감이니 좀더 신경 써 일하자는 입장"이라고 전했다.

이어 "일자리를 갖고 있는 것도 즐거운 일이지만 손을 사용하는 작업이 많아 노인성 치매질환 예방에도 좋지 않을까 생각한다"고 말했다.

클린토이 사업에 참여하는 이들은 본격적인 활동이 시작되면 한 달에 약 20만원의 임금을 받게 된다. 점심시간을 제외하고 하루에 약 7시간 가량 작업이 이루어지는데 추가로 발생하는 이익금은 참여노인들에게 골고루 분배될 예정이다.

6명이 2개조로 팀을 이뤄 진행하기 때문에 말벗을 만들 수 있고, 아직은 부족한 수준의 임금이지만 능률에 따라 더 많은 보수를 받을 수 있어 노인들의 열기가 높다. 속시원하게 살균 소독된 장난감을 보며 흐뭇한 미소를 보내는 노인들을 통해 일하는 즐거움이 왠 만한 보약보다 낫다는 생각을 했다. 

꽃 공예품으로 행복전달-행복나눔 꽃 누름이

직접 재배한 꽃을 가지고 공예품을 만들기 위해 꽃누름 작업을 진행하고 있는 노인들.

 
클린토이와 함께 동해시니어클럽이 자랑하는 노인일자리사업은 꽃 공예품을 이용한 '행복나눔 꽃 누름이(이하 꽃 누름이)'사업이다.

꽃 누름이 사업은 꽃을 말리거나 말린꽃으로 공예품을 만드는 모든 일들을 통틀어 말하며 꽃을 채취하는 과정을 비롯해 납품과 공예품을 제작·판매까지를 총괄하는 사업이다.

다른 노인일자리 사업이 단발적으로 진행되는 것에 비해 꽃 누름이 사업이 가진 특징은 사업초기단계였던 지난해(2006년) 꽃 건조기술과 공예기술을 연마한 이들이 올해는 완벽한 기술 습득으로 상품개발과 거래를 진행하고 있다는 점이다. 뿐만 아니라 완벽하게 기술을 연마한 이들은 정기적으로 꽃 누르미 강사로 활동하고 있다.

올해는 1년에 약 4회의 보수교육이 실시되고 식목할 만한 꽃들을 직접 채취하는 작업도 이뤄질 예정이다. 이미 확보된 거래처 관리도 꽃 누르미 사업단이 진행해야 할 과제다. 노인일자리로서 기초를 다졌지만 이제는 어엿한 사업장의 틀을 갖춘 셈이다.

하루에 약 4시간씩 일하는 이들의 보수 역시 월 20만원정도에 불과하다. 세심한 여성의 손길을 필요로 하다보니 일자리를 구하고자 하는 여성노인들의 문의 갖다. 뿐만 아니라 늦게나마 자신의 적성과 취미를 살려 제2의 사업을 목적으로 참여하는 이들도 적지 않다. 이들에겐 저임금 일자리가 아닌 꽃 공예 학원인 셈이다.

늘 꽃과 함께 일할 수 있어 행복하다고 전한 한 노인은 제법 숙련된 기술자의 모습이 역력한 손놀림으로 달인의 경지를 향해 노력하겠다는 포부를 밝히기도 했다.
 
서희정 기자 hans@bokji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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