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장에서 열정적으로 일하는 노인들을 발굴하는 제4회 히어로 대상 시상식이 28일 명동로얄호텔에서 있었다.<최경훈 기자>

은퇴와 노화, 부정적 사회인식과 같은 요인으로 노인들이 설자리를 잃어가는 가운데 현직에서 능력과 열정을 유지하고 있는 노인들을 발굴, 이들을 표창하는 자리가 28일 명동 로얄 호텔에서 있었다.

대한은퇴자협회(KAPR)가 히어로 대상을 선정하고 이들에 대한 시상식을 진행한 것. 올해 제4회를 맞는 이번 시상식에는 5명의 우수노인과 2곳의 우수기업이 표창을 받았다.

초고 노령 히어로로 선정된 92세 김남수氏.<최경훈 기자>

 특히 92세의 고령에도 불구하고 왕성한 진료활동과 봉사활동을 보이고 있는 김남수씨는 올해 최고 노령 히어로의 영광을 안았다. 1915년생인 김씨는 현재 남수침술원을 64년째 운영하고 있으며 진료를 하지 않는 날은 종로구 창신동에 위치한 동산상설봉사실에서 65세 이상 고령자와 생활보호 대상자들에게 무료진료 봉사를 하고 있다.

"일을 통해 봉사활동을 할 수 있었고 봉사활동을 통해 건강을 유지하는 비결을 얻었다"고 밝힌 김씨는 체력이 허락하는 한 한방에 대한 우수성을 세계에 알리고 싶어 일요일에는 외국인 노동자를 대상으로 침뜸 진료를 펼치고 있다고 전했다.

이밖에도 농촌에서 작물재배법을 연구하고 더 좋은 농작물을 수확하기 위해 노력하는 78세의 김종억씨와 원진약품(주)에서 17년째 주차관리 일을 수행하고 있는 78세 문병남씨, 정직과 성실, 정확이라는 신념 아래 방사선 기사로 재직중인 81세 이제화씨, 번창운수(주)에서 시내버스 운전기사로 모범을 보이고 있는 75세 이형기씨도 각각 우수노령 히어로로 선정됐다.

5명의 수상자들은 수상소감을 통해 "일을 유지할 수 있었던 이유는 건강이 뒷받침 됐기 때문"이라고 강조하며 "나이 먹는 것을 크게 개의치 않았던 것이 건강을 유지하는 비결"이었다고 전했다.

노인 스스로가 자신을 나이듦이라는 틀에 가두게 되면 몸도 마음도 늙을 수밖에 없다는 소리다. 식지 않는 열정은 바로 이런 자유로운 생각에서 비롯되는 것 같았다.

시상식이 끝나고 참가자들은 연령차별금지와 정년연장을 이룩하자는 취지로 풍선을 터트리는 퍼포먼스를 진행했다<최경훈 기자>

한편 노인 고용 비율이 전체직원의 24%이상을 차지하고 있는 2곳도 수상의 영광을 안았다. 라인치과기공소는 치아 대체물과 보안물을 제작하는 회사로 현재 60세 이상 노인 고용률이 전체 24.6%를 차지했다.

회사측은 "노인들의 노하우와 부지런함에 열정이라는 장점이 더해져 회사 이익이 극대화 됐다"고 전하며 "앞으로 추가 채용 계획을 가지고 있다"고 밝혔다.

또한 우수 노령 히어로로 선정된 이형기씨가 재직중인 번창운수(주)도 우수노령기업으로 감사패를 받았다. 110명의 전체직원이 활동하는 번창운수(주)는 현재 55세 이상 고령근로자가 약 51명으로 절반에 가까운 고령자 고용율을 보이고 있다.

번창운수(주)의 김윤기 사장은 "1999년도에 일자리를 얻고자 찾아온 60세 구직자의 노련한 경험과 긍정적 사고, 최선을 다하는 성실함에 이끌려 오늘과 같은 결과를 얻게 됐다"고 밝히며 "젊은 사람들에겐 부족한 부분이 오히려 노인들에게 더 많은 경우가 많다"고 전했다.

행사를 주관한 대한은퇴자협회 주명룡 회장은 "오늘까지 우리가 찾은 우수노인근로자는 총19명, 우수기업은 8곳"이라고 전하며 "이들의 발굴로 인해 우리나라에서 나이든 사람들이 좀더 오래 근로무대에서 활약하게 되길 희망한다"고 말했다.

이어 "협회가 자체적으로 실시한 설문조사 결과 50대 이상 근로자 84%가 재고용으로 동일한 임금을 받지 못해도 일하고 싶다고 응답했고 77%가 나이가 구조조정에 직접적인 영향을 주고 있다라고 응답했으며 기업은 노령자의 재고용을 위해 어떤 노력도 하고 있지 않다라는 결과가 나온 것은 일자리가 노인들에게 왜 필요한 지를 보여주는 것"이라고 주장했다.

따라서 협회측은 최고의 복지는 일자리창출이라는 취지아래 미국의 재취업 비영리단체(Experience work)와 업무제휴를 맺고 지난 2004년부터 꾸준히 히어로 대상 시상식을 진행하고 있다.

서희정 기자 hans@bokji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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