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달 29일 참여연대 강당에서는 복지체계의 대안모색을 주제로 연속 세미나가 진행됐다. <사진/참여연대>

한국복지체제의 대안으로 사회투자전략이 부각되고 있다. 참여연대 사회복지위원회(위원장 김종해, 이하 참여연대)는 지난 6월 29일 참여연대 강당에서 '복지체제의 대안모색'이란 주제로 세미나를 열고 사회투자전략이 복지체제의 새로운 패러다임으로 구축돼야 한다는 의견을 수렴했다.

사회투자전략의 핵심은 복지를 생산요소, 투자로 본다는 것으로 그렇기 때문에 사회정책과 경제정책을 대립이 아닌 상호보완적 관계로 정의하고 신자유주의의 시장담론을 수용해 국가가 시장에 대해 통제하는 것을 인정한다.

발제를 맡은 중앙대학교 사회복지학과 김연명 교수는 "경제성장과 사회복지를 결합시켜야 하는 한국의 상황에서 사회투자전략은 충분히 추진해 볼 가치가 있다"고 주장하며 "노동시장의 양극화와 빈곤의 세습화 가능성 △급속한 저출산과 생산가능 인구의 감소 △노령화의 급진전과 의료비, 수발비의 급증 △여성취업률의 증가와 일·가정 양립 어려움과 같은 문제는 인적자본 투자와 같은 새로운 사회정책 패러다임으로 구축돼야 하고 그 방향은 사회투자정책으로 모아질 수 있다"고 전망했다.

또한 "담론 수준에서 현 정부가 내세운 사회투자전략이 어느 정도의 실체를 갖고, 실제 정책 내용이 과연 사회투자전략과 부합되는 것인지에 대한 상당한 비판의 여지가 있지만 이것이 사회투자전략의 필요성을 부정하는 근거가 될 수 없다"고 밝혔다.

이어 "궁극적으로 사회투자전략이 보건복지, 교육, 노동정책을 통해 인적자본을 향상시켜 이들을 노동시장 안에서 원활하게 적응시키는데 초점을 두고 있기 때문에 노동시장 안에서 적절한 일자리가 제공되지 않으면 정책적 한계를 갖게 된다고 지적"하고 "이런 의미에서 사회투자전략은 공공부문에서의 일자리 창출 등 국가 전반의 고용전략과의 결합성을 높여나가야 한다"고 주장했다.

따라서 사회투자정책이 성공적으로 기능하기 위해서는 인적자본이 제대로 형성될 수 있는 사회적 환경을 조성해야 하며 사회정책 프로그램의 생애주기별 접근이 필요하다고 제언했다. 또한 인프라가 정비되지 않은 상황에서 사회투자정책을 시행하는 것은 극히 어렵기 때문에 지역단위에서의 효율적인 사회정책 인프라를 구축해야한다고 덧붙였다.

한국조세연구원 김재진 연구위원은 "사회투자국가를 지향하기 위해서는 조세를 통해 재원이 사회투자분야에 더 많이 더 효율적으로 배분되어야 하며 조세의 소득재분배 기능을 강화하여 조세정의를 구현해야 한다"고 밝혔다.

또한 "성장잠재력의 저하, 저출산·고령화, 국내기업의 해외진출 가속화, 국가간 조세경쟁의 심화 등으로 인해 중·장기적인 세수여건이 낙관적이라고 할 수 없다고 전망"하고 "사회투자국가를 지향하기 위해서는 이에 필요한 재원마련 방안이 구체적으로 강구되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러나 토론자로 참석한 서울산업대학교 김영순 교수는 사회투자국가와 사회투자전략의 개념이 혼용되고 있다고 지적하고 "한국에서 대안적 복지모델로 각광받는 사회투자담론은 사회투자론의 문제점에 대한 논의는 최소화되고 긍정적 환상만을 유포시키고 있다"는 강도 높은 비판을 쏟아냈다.

사회정책의 투자적 성격만을 강조해 전통적 복지국가는 소비적·낭비적 복지국가이고, 사회투자국가는 생산적이고 좋은 복지국가라는 이분법은 소득보장의 확대를 퍼주기, 복지병으로 매도하는 신자유주의적 복지담론을 강화할 우려가 있다는 것이다.

김 교수는 "우리 사회에 절박하게 필요한 것은 사회투자국가의 건설이 아니라 소득보장과 사회서비스체계의 확립이라는 복지국가의 기본을 내실화하는 것"이라며 "복지제도들이 설계에서는 성장과 고용과 복지가 선순환하도록 해야 하지만, 담론상으로는 소득보장을 사회투자적 지출 못지 않게 강조해야 하고 모든 복지지출이 생산적임을 강조해야 한다"고 설명했다.

서희정 기자 hans@bokji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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