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1일 관악노인종합복지관에서 열린 취업큰잔치에 참가한 노인이 결혼주례를 전문적으로 대행하는 업체에서 면접을 보고 있다.

저출산·고령화의 급 물살을 타고 노인일자리가 단순노무직에서 탈피, 모델과 주례전문가 같은 보다 전문인 형태로 변화하고 있다.

지난 11일 관악노인종합복지관(관장 김종만)에서 열린 '어르신취업큰잔치'에는 24개의 업체가 참가해 노인모델과 어르신강사, 주례전문가, 산후도우미 등 다양한 직종이 소개됐다. 이번 행사는 노인취업의 사회적 분위기를 확산시키고 취업을 희망하는 노인들에게 구직 기회를 제공하기 위해 기획된 것이며 이색적인 직업들의 소개로 노인구직자들로부터 좋은 반응을 얻어냈다.

행사를 진행한 송복임 사회복지사는 "이런 행사를 마련한 이유는 노인구직자에 대한 기업의 인식을 바꾸고 그로인해 노인들이 보다 많은 직종에서 일할 수 있게 유도하기 위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또한 "참가업체에게 노인을 고용할 경우 정부로부터 지원되는 고령자고용촉진장려금에 대한 정보를 제공하고 노인들 역시 여러 가지 직종에서 일할 수 있다는 것을 알리는 것도 목적"이라고 전했다.

떨리는 마음으로 카메라 테스트를 받고 있는 노인.

 
이날 가장 많은 이력서를 접수받은 곳은 노인모델을 발굴하고 이들을 연결하는 모델에이전시였다. 젊고 아름다운 이들이 가장 선호하는 직업이 모델인데 노인들이 그곳에서 무엇을 할 수 있을까 염려하는 이들도 있겠지만 드라마나 광고, 영화 등에서는 젊은 사람 못지 않게 나이든 사람이 필요한 법이다.

모델부분에 지원한 76세 황종후씨는 "10년 전부터 모델활동을 해왔는데 몇 년 전 폐암수술로 집에서 쉬다 건강을 회복하고 다시 도전하게 됐다"며 "즐겁게 할 수 있는 일을 한다는 것은 건강을 유지하는 비결"이라고 전했다.

또한 복지관 한켠에선 모델 일을 희망하는 노인들에게 무료로 프로필을 촬영해주는 행사가 병행됐다. 성별을 가리지 않고 다양한 노인들이 프로필 촬영에 참여했고 때론 어색한 듯 때론 재밌는 듯한 표정을 연출했다.

노인모델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자 이날 취업큰잔치에서는 무료로 프로필 촬영을 해주는 행사가 병행됐다. 전문사진사의 요구에 따라 다양한 포즈를 연출하고 있는 지원자.

 
촬영 순서를 기다리던 한 노인은 "친구가 노인모델로 활동하면서 광고에도 나오고 잡지에도 나오는 것이 내심 부러웠다"며 "모델이라고 하면 예쁘고 잘생긴 사람만 할 것 같은데 나같은 평범한 사람도 쓸데가 있는 것 같더라"는 말을 전했다.

한편 멘토링서비스관에서는 현장에 방문한 구직자를 대상으로 현재 근무하고 있는 노인이 취업에 필요한 다양한 정보를 제공하기도 했다.

취업알선센터 관계자는 "노인취업은 구직에도 어려움이 많지만 사후관리에 대한 보완이 미흡해 일자리를 구하고도 쉽게 그만두는 경우가 많다"며 "이런 문제점을 해결하기 위해서는 사전에 직업에 대한 정보를 정확하게 이해하고 자신이 원하는 곳에 지원하는 자세가 필요하다"고 전했다.

이날 이력서를 등록한 노인들은 업체마다 자체평가 후 선발할 예정이지만 대략 30∼40명의 노인들이 일자리를 얻게될 전망이다.

서희정 기자 hans@bokjinews.com

 

서희정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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