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인장기요양보험제도의 안정적 실행을 위한 사회복지관련단체장 공동기자회견이 19일 세실레스토랑에서 있었다.

노인장기요양보험제도에서 배제됐던 사회복지사(사례관리전문가)들의 위치를 찾고 노인복지의 질적 향상을 위해 17개 사회복지단체가 뜻을 같이 했다. 인프라 확대를 이유로 보건복지부가 노인요양시설에 대한 규제를 완화하는 과정에서 발생한 사회복지사들의 분노가 표출된 것.

한국사회복지사협회(회장 김성이)는 한국재가노인복지협회(회장 김용년)와 함께 19일 기자회견을 갖고 "제도의 핵심인 방문요양서비스를 제공함에 있어 노인요양계획 수립 및 서비스 관리를 담당하게 될 전문 인력은 사회복지 현장 경력자를 활용해야 한다"고 뜻을 모았다.

정부가 추진하고자 하는 노인장기요양보험은 치매와 중풍 등의 부담을 사회가 함께 한다는 취지로 마련됐고 내년 7월부터 시행에 돌입한다.

문제는 노인 복지증진은 물론 가족의 보호와 수발 부담을 해소하겠다는 의도로 제도가 도입됐지만 막상 노인복지와 가족보호를 진행할 사회복지사들의 고용이 불 분명하다는 것이다.

한국재가노인복지협회 김용년회장(왼쪽)과 한국사회복지사협회 김성이회장.

기자회견을 통해 17개 단체는 "노인요양기관에서 양질의 서비스를 제공하기 위해서는 대학에서 전문교육을 받은 사회복지사가 최소한 노인 40명당 1명은 필요하다"며 "전문단체들의 이같은 의견을 무시하는 것은 보건복지부가 산하기관인 건보공단의 구조조정 직원들로 자리를 채우려는 속셈이 아니냐"고 비난했다.

얼마전 요양인프라 설명회에서도 보건복지부 관계자는 노인복지법의 개정으로 인해 요양보호사의 배치가 의무가 됐다는 점을 강조하며 요양보호사의 경우 건강보험공단이 실시하는 일정시간의 교육만 이수하면 된다는 점을 설명한 바 있다.

17개 단체가 우려하는 것은 "240시간의 교육을 이수한 요양보호사 1급의 자격자가 관리책임 자격까지 부여받게 되면 시작부터 관리부실의 우려를 낳을 것이고 서비스 질은 장담할 수 없다는 것"이다. 또한 노인들을 위한 사회복지서비스 제공보다는 대규모 구조조정을 앞둔 건보공단의 구제도구로 노인요양보험제도가 활용될 수 있다는 가능성이다.

이같은 단체 입장은 지속적으로 보건복지부에 전달됐으나 보건복지부는 사례관리는 건보공단에서 부분적으로 수행한다는 이유로 사회복지사가 필요 없다는 입장을 밝혀온바 있다. 또한 제도의 시행령이 발표된 상태라 변화는 없을 것이란 확고한 입장을 전했다.

기자회견을 주관한 한국사회복지사협회 김성이 회장은 "국민복지를 우선해야 할 보건복지부가 양질의 서비스 제공보다는 비용절감과 규제완화라는 미명하에 노인장기요양보험제도의 실수용자들의 욕구와 권리를 무시하고 있다"며 비난했다.

한국재가노인복지협회 김용년 회장 역시 "보건복지부가 수혜자의 권리를 외면하고 건보공단 살찌우기 식으로 제도를 운영하려 한다"며 "24일 오후 2시부터 대선 후보자 선거 캠프가 밀집돼 있는 여의도 용산빌딩 앞에서 2000여명이 참석하는 규탄대회를 진행할 것"이라고 알렸다.

한편 기자회견을 통해 사회복지단체들은 △방문요양서비스를 제공함에 사례관리를 통한 서비스 질 향상을 위해 이용 노인 40인당 1명의 사회복지사를 반드시 배치할 것 △주·야간 보호 및 단기보호 서비스의 양질을 담보하기 위해 제공인력의 배치기준을 요양시설과 동일한 기준으로 할 것 △관리책임자에 있어 현재 거론되고 있는 누구나 240시간 단기교육 후 자격취득 기준을 제외할 것 △보건복지부 저출산고령사회정책본부 김용현 본부장과 손건익 노인정책관, 장재혁 노인요양제도팀장의 즉각 해임을 요구했다.

국회를 통과한 노인장기요양보험법안은 여러 가지 문제점이 거론됐지만 우선 도입하고 나중에 보완해 나가자는 의견이 우세하면서 시행시기를 앞당길 수 있었다. 그러나 서비스 질에 대한 비난이 이어지면서 제도의 중심에 있는 보건복지부가 사회복지계에 어떤 답을 내놓을지 주목되고 있다. 

서희정 기자 hans@bokji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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