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20일 대구 인터불고 호텔에서는 한국사회복지법인협의회가 주관한 2007 사회복지법인 경영자 세미나가 200여명의 법인대표들이 참석한 가운데 열렸다.

사회복지사업법 개정안으로 인한 사회복지법인 규제강화는 법인단체의 해체를 가져올 뿐 아니라 지나친 처사라는 목소리가 높다. 인권유린이나 시설운영이 투명하지 못한 곳은 전체 법인의 1%도 되지 않는데 이들을 규제하고자 새로운 법안을 만든다는 것 자체가 낭비라는 지적이다.

공익이사제도입을 골자로 한 사회복지사업법 개정안은 대부분의 사회복지법인이 개인이 출연한 자산을 기초로 설립됐기 때문에 설립자의 오너십이 존중되어야 한다는 입장과 비록 개인의 출연자산이라도 상당부분 정부나 공공의 부담으로 운영되는 만큼 복지법인의 시설운영 또한 공적 시스템에 의해 지배돼야 한다는 주장이 맞서면서 별다른 진전을 보이지 못하고 있다.

그렇다면 사회복지법인의 설립자들이 사회복지사업법 개정안 그중에서도 공익이사제의 도입을 두고 그토록 반대하는 이유는 무엇일까

한국사회복지법인협의회 부청하 상임공동대표가 사회복지사업법개정을 인정할수 없다며 힘을 모아 투쟁할 의지를 보이고 있다.

한국사회복지법인협의회(공동대표 부청하)는 지난 20일 대구인터불교호텔에서 2007 사회복지법인 경영자 세미나를 개최하고 사회복지사업법개정안이 갖는 의미와 복지법인의 정체성 확립을 위한 대책을 강구했다.

대구광역시사회복지협의회 하종호 회장은 "사회복지법인은 사회복지사업을 하기 위해 설립자가 재산을 출연해 설립한 권리 의무의 주체가 되는 법인을 이른다"며 "만약 법인의 설립자가 자신의 사유재산을 출연만 한 채 어떤 이유에서건 오너십을 인정받지 못할 위험성이 있었더라면 오늘처럼 수많은 사회복지법인들이 존재했을지 의문"이라고 말문을 열었다.

그렇다면 문제의 핵심에 있는 공익이사제도입에 대해 사회복지법인 대표들은 왜 거부의 입장을 표하는 걸까.

먼저 사회복지사업법 개정에 공익이사제가 도입된 것은 시설이 이사장에 의해 좌우됨에 따라 폐쇄적이고 시설비리의 원천이라는 인식에 기인한다. 여기에 시설운영에 국가예산 및 후원금 등 공공비용이 투입된 만큼 공공성을 보장받아야 한다는 주장이 거세지면서 개정안이 국회를 통과하게 된 것.

대구광역시사회복지협의회 하종호 회장

그러나 하 회장은 "현재도 이사회 구성은 특수관계인(친인척)이 1/4를 넘을 수 없으며 관할 관청은 법인 임원의 취임시 '특수관계 부존재 각서'를 통해 친인척으로 법인이 운영되는 것을 원천적으로 방지하고 있다"며 "일부 법인 운영이 가족구성으로 운영되는 것은 감독 관청의 업무태만에 기인한 것이나 오해에서 비롯된 것"이라고 설명했다.

또한 복지법인에 대한 공공성은 "법령에 의해 정관변경인가, 임원의 구성과 임면, 감사1인추천, 재산처분허가, 설립허가취소, 행정지도 및 점검 등 권한을 가진 관할관청의 관리감으로 공공성을 보장하고 있다"고 전했다.

특히 "법인의 대표에 의해 저질러지는 비리나 인권침해 사건의 경우 법인 대표의 횡령과 이를 견제하기 어려운 법인 구성의 구조적 문제에 기인한다기 보다 법인 대표의 철학과 법인 운영의 전극대성이 원인이라고 봐야 마땅하다"고 반박했다.
즉 법인 이사회가 일상적인 집행 성격을 가질 수 없는 바에야 법인구성을 아무리 달리해도 운영자의 일탈을 방지하기란 사실상 불가능 하다는 것.

여기에 "공익이사란 명분으로 이질적인 인사가 법인의 임원으로 취임케 되면 사소한 견해 차이만으로도 법인의 운영에 막대한 지장을 초래할 수 있다"고 우려했다.

또한 송계재단 변창남 대표 역시 "사회복지법인중에서 인권유린이나 부정부패가 발생하는 곳도 있을 수 있지만 그들은 현행법에 따라 처리하면 될것"이라며 "단지 사회복지법인이라는 이유로 법인운영에 불필요한 제도를 만든다는 것은 지나친 처사"라고 토로했다.

법인비리가 발생하는 것에 대해서도 "사회사업에 꿈을 가진 사람이 정직한 사회사업가가 되기 전에 사회사업을 통해 돈을 벌기 위한 마음을 지녔기 때문"이라고 비난했다. 이어 "세상에서 가장 성실해야 할 사람이 있다면 사회복지법인의 대표이사일 것"이라고 조언했다.

이어 고려대학교 법대 행정학과 백승주 교수는 "최근 선진국의 법제 양상은 복지사업에 대해 점차 규제완화 혹은 간소화로 변화고 있다"며 "이런 추세는 불필요하고 중복적인 법령상의 규제를 될 수 있으면 줄이면서 개인의 창의와 참여를 확대하려는 입법정책에 따른 것으로 비춰진다"고 설명했다.

또 "법이 실효성과 권위를 갖기 위해서는 현실의 문제를 전체적 시각에서 정확하게 인식해야 할 뿐 아니라 법이 가져올 수 있는 부작용 또한 간과하지 않는 것을 전제할 필요가 있다"고 전했다.

 
한편 이날 열린 세미나에는 한나라당 고경화 의원과 정화원 의원, 한국사회복지협의회 김득린 회장이 참석해 복지법인의 정체성 확립을 지지했고 전국에서 복지법인을 운영하고 있는 250여명의 시설장이 참석해 의견을 나눴다.

서희정 기자 hans@bokjinews.com

 

서희정 기자  

<저작권자 © 복지뉴스,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