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사임용시험을 준비하고 있는 진정인 배모씨(시각장애1급, 여, 21세) 등 5명은 "교사임용시험에서 시각장애인 수험생에게 일반 수험생보다 시험시간을 1.2배정도 연장해 주고 있지만 이는 대학수학능력시험 및 사법시험이 1.5배 연장해 주고 있는 것과 비교할 때 적절한 시험 시간 연장이 아니다"며 2006년 8월 국가인권위에 진정을 제기했다.

이에 국가인권위원회(위원장 안경환)는 전국 16개 시·도교육감에게 교사임용후보자 선정경쟁 필기시험에서 시각장애인 수험생들이 자신들의 능력을 제대로 평가받을 수 있도록 실질적으로 시험시간을 연장할 것을 권고했다고 25일 밝혔다.

인권위원회는 2007년도 교사임용시험 시 시각장애인 수험생에게는 일반 수험생보다 1차 시험과목인 교육학(60분)은 10분을 연장한 70분으로 1.17배, 전공(150분)은 20분을 연장한 170분으로 1.13배, 2차 시험과목인 논술(60분) 및 학습지도안(60분)은 각각 10분을 연장한 70분으로 1.17배 시험시간이 연장되었지만 장애인 수험생에 대한 적절한 시험편의 조치는 시험의 특성, 장애유형, 장애정도 및 장애특성을 고려하여 실질적으로 이루어져야 하므로 시각장애인 수험생에게 비장애인과 비교하여 형식적으로 시험시간을 연장해 준 것만으로는 적절한 시험편의 조치가 될 수 없다고 설명했다.

이는 시각장애인들이 점자를 읽는 속도는 일반인들이 글자를 읽는 속도보다 2∼3배 느리다는 것이 일반적인 연구결과이며 이렇게 느린 이유는, 시력을 사용하여 일반글자를 읽는 방법은 단어 중심으로 한꺼번에 한 단어 혹은 두 단어를 읽을 수 있는 반면, 손가락을 사용하여 촉독(觸讀)을 하는 점자는 자음과 모음을 하나씩 읽어 나가기 때문이다.

일반 수험생은 시력을 사용하여 시험지의 전반적인 내용을 확인할 수 있으나 점자는 이것이 불가능하고 점자를 사용하면 문제와 문제 사이의 이동에 있어서도 시간이 많이 소요된다고 한다.

또한 점자로는 도표를 작성할 수 없기 때문에 도표를 어떤 식으로 표현하겠다는 설명을 하고 도표를 풀어 점역을 해야 하는데 이 경우 어쩔 수 없이 직접적인 시험문제와는 관계없는 내용을 추가로 읽어야 한다.

이러한 점을 감안할 때, 교사임용시험에서 시각장애인에게 주어지는 기존의 시험시간 연장은 적절한 것으로 보기 어렵다는 국가인권위의 설명이다.

따라서 국가인권위는 "이같은 사항들에 의할 때 교사임용시험에서 시각장애인 수험생에 대한 시험시간 연장은 적절한 시험시간이 아니다"면서 "이는 시각장애인을 차별하는 행위로 판단하고 16개 시도교육감에게 실질적인 시험시간 연장 조치를 하도록 권고하게 된 것"이라고 밝혔다.

진선미 기자 websun@bokji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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