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나라는 사면이 바다고 산과 들이 발달해 있어 다양한 먹거리와 일자리가 존재한다. 몇몇 대도시를 제외하곤 지역적 특색에 맞게 삶의 터전을 일구고 사는 이들이 대부분인데 이런 특성을 활용해 노인일자리로 성장시킨 곳이 있어 소개한다.

깨소금을 볶아-정이 깃든 참기름

정이 깃든 참기름 사업에 참가하고 있는 노인이 기계를 이용해 참기름을 내리고 있다.

정체를 알 수 없는 소주병에 비닐봉지로 입구를 막고 노랗게 바랜 고무줄로 힘껏 묶은 시골 참기름은 깔끔하고 세련됨으로 중무장한 슈퍼마켓의 참기름과 겉으론 상대되지 않지만 그 고소한 향을 한번쯤 맡아본 사람이라면 감히 비교할 수 없는 향기에 놀랄 것이다.
시골에서 농사짓던 어머니가 보내주신 밑반찬, 그 사이에 꼭 한 병씩 몸을 숨기고 있던 참기름 한 병은 허름한 자취생의 밥그릇을 참으로 부유하게 해주곤 했다.

100% 국산 참깨를 생산해 어머니의 정성으로 기름을 생산하는 곳이 있다. 60세 이상 노인들을 대상으로 참기름을 제조해 소비자에게 값싸고 질 좋은 참기름을 제공한다는 목적으로 진행되고 있는 동해시니어클럽(관장 김영일)의 '정이 깃든 참기름' 사업이 그것.

오는 12월까지 꼭 1년 간의 활동이지만 현재 사업에 참가하고 있는 9명의 노인들은 일주일에 5번 근무를 하며 참기름 만들기에 여념이 없다. 오전 9시부터 오후 5시까지 하루에 8시간을 근무하고 이들이 받아 가는 임금은 약 20만원 안팎. 한참 부족한 금액이지만 그로 인해 보다 윤택하고 당당한 노년을 이어갈 수 있다고 말하는 것으로 봐 일자리는 노인들에게 돈 그이상의 자존감을 선물하는 것 같다.

최근에는 직접 만들어서 생산한 참기름이 동해시 전지역을 대상으로 판매되고 있다. 각종 상권과 매장을 방문해 홍보활동과 판매활동을 펼친 결과 덕이다. 또한 해마다 실시되는 거래처 만족도 조사를 통해 서비스의 문제점을 짚어보고 해결방안을 강구하면서 해바다 조금씩 발전해가고 있다.

동해시니어클럽측은 "초기 투입자본금이 저렴한 편이며 생산 공정이 간단하고 즉석김과 같은 연게 사업단 창업이 가능한 것이 장점"이라고 전하며 "김, 도시락 사업과 연계해 생산과 소비를 한꺼번에 소화할 수 있는 방향으로 사업을 운영할 계획"이라고 전했다.

오징어건조의 달인-수산물건조판매사업

수확된 미역을 바닷바람과 햇볕이 잘 드는 곳에 말리고 있는 참여자들.

강원도에 위치한 동해시는 바다를 끼고 있어 각종 수산물과 오징어의 수확이 활발하다. 이런 지역적 특성과 자원을 활용해 수산물 건조기술보유자(60세 이상)를 모집한 동해시니어클럽(관장 김영일)은 판매망 확보로 노인들의 안정적 소득활동을 돕고 사회참여를 유도하고 있다.

수산물건조판매사업은 오징어와 미역같은 수산물을 수확기에 건조해 판매하는 사업으로 지역 내 수산물 건조기술을 가진 60세 이상 노인을 대상으로 하며 사업참여신청서와 보건증, 주민등록등본과 건강진단서를 첨부한 후 선발된 자에 한해 활동할 수 있다. 이미 건조기술을 보유한 자라도 기본소양교육과 위생교육을 별도로 마쳐야 비로소 수산물건조판매사업에 참여할 수 있다.

이렇게 선발된 인원은 지역 내 대형 할인마트와 같은 전문유통업체와 직거래 장터, 바자회, 온라인 판매망을 통해 건조된 수산물을 판매하게 되는데 오징어와 미역등 수산물이 활발하게 잡히는 시기인 9월부터 11월까지는 건조작업을 그 이외의 시기에는 건조한 물품을 판매하는 활동을 진행한다.

동해시니어클럽 관계자의 말에 따르면 수확기가 한창이 9월부터 11월까지는 노인 1인당 한 달에 약 30∼35만원의 임금을 가져갈 수 있다.

수산물건조판매사업에 참가한 이들이 오징어를 말리고 있다.

 동해시니어클럽측은 또 "수산물건조판매사업으로 인해 노인들이 보다 활발한 사회참여를 이루길 바란다"고 전하며 "사회구성원의 역할을 부여함으로써 일하는 노인 상을 제시하고 일할 수 있는 기회를 제공한다는 면에서 노인들에게 큰 의미를 부여할 수 있는 사업"이라고 설명했다.

서희정 기자 hans@bokjinews.com

 

서희정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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