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거권 쟁취를 위한 2년간의 투쟁에도 불구, 구청장 면담조차 매번 거부당했던 주민들이 주거권 사수를 위해 거리로 나섰다. <사진 최경훈 기자>

"서울시민으로 살도록 삶을 보장하라."

14일 강남구청 앞에서는 강남구 포이동 266번지 주민의 주거권 사수를 위한 빈민결의대회가 열렸다.

빈민해방철거민연합과 전국노점상연합 등 연대 단체 회원 200여명이 모여 진행된 이날 결의대회에서 포이동 266번지 사수대책위원회 박동식 공동대표는 "90년도부터 1년에 수백 만원씩의 토지변상금 청구로 인해 현재 적게는 5천만원에서 많게 7천만원까지 빚을 진 가구들이 있다"며 "나도 모르는 빚에 허덕이는 우리의 억울한 심정을 호소할 길아 이 방법 밖에 없는 것 같아서 나서게 됐다"고 밝혔다.

그는 또 "현재 강남구청은 과거 담당했던 공무원이 없다는 핑계로 사태해결을 회피하고 우리를 불법무단점유자로 몰고 있다"며 "직무유기하고 있는 공무원에게 따끔한 충고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철거민연합 정명길 집행위원장은 "강남구청은 토지변상금이라는 엄청난 세금을 부과해 어려운 포이동 주민을 더욱 어렵게 만들고 있다"면서 "이로 인해 지난해에는 포이동 주민의 자살사건도 발생하게 됐다"고 밝혔다.

그는 또 "자살 문제가 사회적 문제로 대두될 것을 우려했던 강남구청은 유가족에게 협박과 회유로 사건을 무마시켰다"며 "이제는 과거의 진상을 밝히고 떳떳이 사과해야 할 때"라고 강조했다.

주민등록말소와 토지변상금으로 궁지에 몰린 포이동 주민들.   <사진 최경훈 기자>

정 집행위원장은 특히 포이동 주민이 살아갈 권리를 만들어줘야 함에도 불구하고 주민등록까지 말소시켜 가짜 주민등록증을 만들어 다니게 만드는 등 국민이 법을 어기게끔 유도하고 있는 강남구청의 행태를 지적했다.

전노련 관계자는 "더 이상 인간 쓰레기 취급받는 것은 용서할 수도 받아들일 수도 없다"며 "노점상과 함께 하나 되어 사태해결에 나서자"고 강조했다.

민노당 강남 갑 이정구 위원장은 "30년 동안 살아온 터전을 죽음으로 지키는 것을 보고 답답한 마음이 앞섰다"며 "노동자와 서민들의 눈물을 닦아주겠다고 말하던 노무현 정부는 어떻게 된 것이냐"고 목소리를 높였다.

그는 이어 "노 정부는 신자유주의를 추구하면서 빈부격차만 더 커져 버렸다"며 "이것이 바로 노 정부의 현실"이라고 질타했다.

이에 따라 대책위원회는 △정부와 강남구청은 강제이주 인권유린 주민에게 사죄하고 △불법 부과된 죽음의 고리 토지변상금을 철회하며 △과거를 지우려고 빼앗아간 주민등록을 즉각 복원할 것을 요구했다.

포이동 266번지는 1981년, 도시빈민들을 정부의 강제 이주정책에 따라 집단 수용하고 있는 것으로 정부가 파견한 공무원(지도관)에 의해 자활근로대란 이름으로 관리되어 왔다.

강남구청은 88올림픽 당시 국제망신이라는 이유로 자활근로대를 해체시키면서 불법 무단 점유자로 몰아 토지 변상금을 부과하고, 주민등록을 말소시켜 현재 40여명의 주민이 주민등록이 말소 된 상태다.

이경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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