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한 민간기업이 전국장애인역도대회를 주최, 눈길을 끌었다. 

지난 13일 열린 제1회 전국장애인역도대회를 물심양면으로 도운 솔(SOL)스포츠 이상섭(33)사장은 지원동기를 묻는 질문에 농담 섞인 말투로 "장애인체육계 사람들한테 코꿰서 여기까지 왔다"고 말했다.

장애인스포츠 활성화를 가로막는 걸림돌 중 하나가 바로 대회가 많지 않아 경기력 향상을 꾀할 수 없는 것. 이러한 현실에서 팔을 걷고 나선 이 사장은 대학시절까지 유도선수 생활을 해 체육에 남다른 애정을 갖고 있었다.

올해 처음으로 솔스포츠배 전국장애인역도대회를 주최한 솔(sol)스포츠 이상섭 사장은 장애인선수들도 스폰서 섭외에 적극 나서라고 주문한다.

- 먼저 솔스포츠는 어떤 회사인가.

"오픈 한지 2년밖에 안됐지만 국가대표들이 쓰는 제품을 납품하는 등 스포츠용품 업계에서는 어느 정도 자리 매김하고 있다. 선수들이 무리한 운동을 할 때 근육을 잡아주는 테이프인 '테이핑'부터 선수용 선글라스 등 스포츠에 필요한 용품 대부분을 판매하고 있다. '솔스포츠'의 솔(SOL)은 Sport of Life의 약자임과 동시에 그리스신화에서 SOL은 '신'이라는 뜻으로 초기 멤버들이 직접 지은 이름이다."

- 언제부터, 어떤 계기로 장애인체육과 인연이 닿았나.

"솔스포츠 분당매장을 찾은 아테네장애인올림픽 육상선수들에게 스포츠용품을 지원해주다가 그 인연으로 친해졌다. 육상종목에 홍석만 선수와 역도연맹 곽정용 씨 등 장애인체육 관계자들과 친해지면서 장애인체육에 더욱 관심을 갖게됐다. 우스갯소리로 코꿰서 여기까지 왔다는 게 사실이다. 장애인선수들과 친해지면서 어느새 장애인체육에 정이 들었고, 시작한 일이니 앞으로 관심을 갖고 지켜보고 싶다."

-전국장애인역도대회를 지원하게 된 계기는 무엇인가.

"처음에는 전국장애인역도대회를 개최하려는 장애인체육관계자들과 함께 스폰서를 찾아다녔다. 친분도 있고 하니 돕고 싶었다. 여러 장애인단체를 찾아보고 여기저기 기웃거려봤지만 선뜻 나서는 이가 없었다. 답답한 마음에 결국 우리 업체가 지원하겠다고 나섰다."

- 전국장애인역도대회를 통해 얻는 기업홍보 효과는 어느 정도라고 생각하나.

"솔직히 홍보효과 크게 기대하지 않는다. 앞으로는 어떨지 모르지만 현재로서는 큰 효과가 없는 게 사실이다. 장애인체육계에서 일 하면서 돈 벌 목적으로 접근해 본 적 없다. 정으로 일하고 있다. 그러나 이런 시작이 앞으로 긍정적인 효과를 불러올 것이라 기대한다."

솔스포츠 후원으로 정립회관 체육관에서 지난 13일 열린 솔스포츠배 전국장애인역도대회 모습.

-체육인 출신으로서, 장애인체육계를 지원하는 업계사장으로서 장애인체육 관련 대회 활성화 방안은 무엇이라 생각하나.

"다른 업체가 장애인체육을 지원하려고 나에게 문의를 한다면 다시 한번 생각해보라고 말하고 싶은 게 솔직한 심정이다. 다른 분야도 그렇겠지만 장애인분야는 일단 폐쇄적이고, 유형별 장애인단체, 장애인체육관련 기관 및 단체 등 이해관계가 너무 복잡해 접근하기가 어렵다. 이번 역도대회만 해도 내가 지원을 한다고 했을 때 다른 장애인단체에서의 압력이 있을지 모르니 몸조심하라는 얘기를 들을 정도로 이해관계가 복잡하다는 걸 알았다. 가령 다른 기업이나 업체에서 장애인휠체어마라톤을 지원할 때 한국지체장애인협회를 통해야할지, 장애인경기단체연맹을 통해야할지, 한국장애인복지진흥회를 통해야할지 그 통로 또한 명확하지 않은 상태다. 따라서 지원이 활성화되기 어려운 것은 당연한 것 아닌가. 먼저 통로를 정리해야할 것이라 생각한다. 또한 비장애인 선수들도 직접 스폰서를 구하러 다니고 몸으로 부딪혀 후원을 받아낸다. 그러나 장애인선수들은 앉은 자리에서 누군가 다가오기를 기다리고 있는 것 같다. 이번 역도대회에도 우리 업체이외에 참여한 2개업체 모두 생각보다 쉽게 후원에 응했다. 장애인선수들이 마음을 열고 먼저 다가서면  쉽게 그 길은 열릴 것이라 생각한다."

-솔스포츠배 전국장애인역도대회는 계속 이어지나.

"물론이다. 매년 개최할 계획이다. 이번 대회 때 전국 각지의 장애인선수들이 모여 일종의 잔치분위기를 만들어 보기 좋았다. 뿐만 아니라 우리회사 이름으로 하나의 대회를 개최하는 것도 즐거운 일임을 알았고 장기적으로 볼 때 '솔 스포츠'홍보에도 필요하다고 본다. 장기적으로 보고 계속하고 싶다."

- 이번 역도대회에는 남녀 65명의 선수가 참여했다. 그러나 전국규모의 대회가 되려면 150여명의 선수는 출전해야한다. 그렇게 되면 지원 예산이 대폭 늘어나야 할 것으로 예상되는데 괜찮겠나.

"1년 뒤면 우리회사도 그만큼 더 번창해 있을 것이라 믿는다. 대회가 확대되는 만큼 우리회사도 확장돼 충분한 지원을 하도록 할 계획이다."

- 다른 장애인체육 관련 대회에도 관심있나.

"오는 19일 토요일 대구에서 열리는 휠체어마라톤 대회에도 후원하는 등 2곳을 후원하고 있다. 그렇지만 현재 인연을 맺은 분들을 끝까지 지원하는 게 우선일 듯 싶다. 다른 종목의 스폰서 제의는 사양하고 싶다."

 

이지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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