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전히 곳곳에 만연한 장애인 차별, 

장차법은 누굴 위해 존재하는가?

장애인차별금지법은 모든 생활영역에서 장애를 사유로 하는 모든 차별을 금지하고 장애로 인해 차별받은 이들의 권익을 구제함으로써 장애인의 완전한 사회참여와 평등권 실현을 통해 인간의 존엄과 가치를 구현하는 것을 목적으로 하는 법이다. 하지만 법의 제정 목적과는 달리 여전히 많은 장애인들이 차별을 당하고 있어 법의 실효성에 의문을 제기하고 개정을 요구하는 목소리가 곳곳에서 터져 나오고 있다.

장차법 시행 8년, 그러나 현실은
장애인차별금지법(이하 장차법) 이행 제고와 장애인 인권증진을 위한 토론회가 4월 19일 여의도 이룸센터에서 개최됐다. 이번 토론회는 장차법이 시행된 지 8년이 지났음에도 불구하고 장애당사자들이 여전히 현장에서 겪고 있는 고충에 대한 체험사례 발표와 장애인차별금지법의 개정 필요성, 정부의 장애인차별금지법의 개선 방향에 대해 논의했다. 토론회는 전반적으로 시행 8년차를 맞아 사회 변화를 따라가지 못하는 점에 개정이 시급하다는 지적이 잇달았다. 

다각적 입장에서 본 장차법 개정의 필요성
본 토론회에서는 정신장애인의 경우 심신미약을 이유로 보호의무자 2인의 동의에 의해 강제입원이 가능하다는 점이 오랜 시간 악용돼 왔던 바, 인신보호청구의 위헌성을 문제 삼았으며 강제치료에는 반드시 합당한 법적 절차가 필요함을 강조했다. 
시각장애인들에 대한 차별에 대해서는 안내견 동반으로 버스 승차거부 등과 같은 직접적인 차별과 스마트폰 보급에 따른 정보접근권을 예로 들었다. 스마트폰 등 다양한 전자기기들이 나오고 있지만 장차법에서는 모바일 접근권 등을 명시적으로 규정하고 있지 않아 동등한 권리가 보장받지 못하고 있다는 것을 예로 장차법 개정의 필요성을 역설했다. 청각장애인의 경우는 정보통신의 접근을 문화적인 부분에서 바라봤다. 의사소통의 문제도 심각하지만 영화나 출판물 감상에 있어 필요한 서비스가 부족해 이를 제대로 이용하는 사람의 수가 적다는 것이다. 
또한 발표를 맡은 김정환 서울농아인협회 중랑지부장은 청각장애인들의 어려움을 호소하며 청각장애인들을 위한 사회적인 제도가 부족함을 꼬집었다. 
이어 발달장애인 입장에서의 개정방향에 대해 김치훈 전국장애인부모연대 정책연구실장은 발달장애인 입장 발표에 앞서 선진국인 미국과 영국의 사례를 들며 현재 장차법의 실효성이 얼마나 부족한지 지적하는 한편, 장차법이 제대로 적용되기 위해서는 그에 필요한 충분한 비용이 예산으로 책정 돼야 한다고 말했다. 아울러 발달장애인을 위한 편의에 대해서는 발달장애인들의 주거환경(시설)을 예로 들며 장차법에 탈 시설과 관련한 부분이 턱없이 부족하다며 조속히 이와 관련된 문제들이 개정되기를 촉구했다. 
마지막으로 강인철 보건복지부 장애인권익지원과장이 앞서 있었던 제안들에 대해 의견을 수렴하는 시간을 가졌으며 그에 따른 개선 방향에 대해 논했다. 발언을 모두 마친 후 이날 사회를 맡은 박김영희 좌장은 “발제자들의 발언이 끝날 때 마다 해결해야하는 문제보따리를 하나씩 하나씩 받은 느낌이다”라며 앞으로 장애인 평등사회 구현을 위해 넘어야 할 산이 얼마나 많은지, 또한 그 부담이 얼마나 큰지에 대해 시사했다. 

모두가 평등한 사회를 위해
 장차법이 시행 된지도 벌써 8년이다. 강산이 바뀌는 세월에 근접한 시간인 만큼 사회는 많은 변화와 발전을 거쳤으며 그 과정에서 새롭게 생겨난 것도, 역사의 뒤안길로 사라진 것들도 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장차법은 이런 사회의 변화속도를 따라 가기는커녕 점점 뒤쳐지고 있는 안타까운 현실이다. 낡고 오래된 법도 문제지만 사회적인 인식 또한 부족한 것이 현실이다. 
얼마 전 지하철에서 시각장애인이 안내견과 함께 동승했던 일을 언급하고 싶다.  앞을 보지 못하는 시각장애인을 위해 특수한 훈련을 받은 안내견들은 시각장애인들의 눈을 대신하는 소중한 동반자다. 그러나 어린친구들이 개가 귀엽다는 이유로 너도나도 안내견을 쓰다듬는 것이 아닌가, 장애를 멸시하듯 바라보는 눈초리들과 비웃음 또한 빨리 사라져야 할 문제들 중 하나지만 이런 기본적인 사항들에 대한 에티켓도 교육이 시급한 부분이다. 
한 나라의 복지수준을 보려면 길거리에 얼마만큼의 장애인들이 다니고 있는가를 살펴보라 했다. 창밖을 슬쩍 내다봐도 장애인들은 찾아보기 힘들다. 그만큼 우리 나라의 복지수준은 아직 갈길이 멀었다는 얘기다. 진정한 의미의 장차법을 실현하기 위한 길은 여전히 험난해 보이지만 차별 없는 사회를 만들기까지 우리의 걸음은 결코 멈추지 않을 것이다. 
글·사진/ 편슬기 기자

박찬정 기자  bj402@bokji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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