편견 극복한 피보다 진한 사랑 ‘입양’ 2016 제 11회 입양의 날

가정의 달을 맞아 행복한 시간을 보내는 많은 가족 틈에서 여전히 버려지는 아기는 증가하고 있다. 미국 국무부에 의하면 한국은 지난해 중국·에티오피아·우크라이나·우간다 등과 함께 미국에 아이를 보낸 ‘고아 수출국 톱 5’에 들었다. 세계에서 인구가 가장 많은 중국을 제외하면 후진국에서나 나올 법한 수치로 국제적으로 부끄러운 부분이다. 이 같은 오명을 벗기 위해 우리나라는 5월 11일을 입양의 날로 선포했다. 올해도 서울시아동복지센터는 입양의 날을 기념해 5월 11일 입양가족을 위한 행사를 열었다.

열한번째 맞이 ‘새로운 가정으로 거듭나는 취지’
지난 5월 11일 서울시는 입양의 날을 맞아 입양 가족, 입양기관 관계자 등 200여명과 함께 ‘제 11회 입양의 날 기념행사’를 개최했다.  보건복지부는 ‘입양의 날’을 법적 기념일로 제정했으며, 건전한 입양 문화 정착과 입양의 활성화를 위해 “가정의 달 5월에 한 가정(1)에서 한 아이(1)를 입양해 새로운 가정을 이룬다”는 의미에서 매년 5월 11일에 기념하고 있다.  이순덕 서울시 아동복지 센터 소장은 “국내 입양이 활성화 돼 입양 대상 아동들의 복지와 권리 증진에 기여하게 되기를 바란다”며 “입양에 많은 관심과 참여를 부탁한다”고 말했다.
이 날 기념행사는 입양 가족과 유관기관이 함께 참여했다. 입양 가족의 건강한 관계 지원을 위한 부모의 교육프로그램과 아동들의 놀이 체험을 진행했다. 입양 부모를 위해서는 입양으로 맺어진 가족의 특성을 반영한 아동 양육 교육을 진행해 부모에게 실질적으로 도움이 되는 양육 정보와 입양에 관한 여러 정보들을 제공하고 함께 공유하는 시간을 가졌으며, 동반한 아동을 위해서는 신체놀이, 오감 체험 등을 진행했다.  행사에 참여한 시민은 “입양 가족들 간 만남의 장이 제공돼 건전한 공개 입양 문화가 정착하는 계기가 됐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아이들을 위해 묵묵히 노력하는 이들
‘입양의 날 기념식’으로 아동 입양에 기여한 유공자 표창과 입양 사례 발표가 진행됐다. 올해는 이해근 신명아이마루원장, 박명희 신망원 원장, 김미숙 에델마을 원장이 표창을 수상했다. 
이해근 신명 아이마루 원장은 아들 셋을 둔 가정의 입양 사례를 소개했다. “이 가정은 아들만 셋을 둬서 평소 가정 분위기가 딱딱하고 매일 전쟁을 치르다시피 삭막하다며 입양상담을 신청하셨다. 그 후 2013년도에 본 시설에서 딸을 입양했고, 가정 분위기가 훨씬 부드러워지고 잃었던 웃음을 되찾아 활기를 띄고 행복해졌을 뿐 아니라 가족들끼리 화합도 잘 된다며 기뻐하던 부부의 이야기를 듣고 저도 같이 행복해졌다”라며 “입양 간 아이도 가족의 구성원으로 통합돼 밝고 건강하게 자라고 있다”고 뿌듯해했다.  
또한 “그 양모의 여동생은 입양해온 딸로 인해 언니의 가정이 건강하고 행복해진 모습을 보고  시설에 입양을 상담해왔다”고 전했다. “그 후 2015년도에 딸을 입양해 남매를 맺어줬으며, 그 가정도 아이들이 서로를 위하며 외롭지 않게 자라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이렇게 입양은 가정에 행복의 윤활유 역할을 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그는 “이 세상에 새 생명으로 태어난 이상 시설 보호 아동들도 일반 가정의 아이들과 같이 우리사회가 제공하는 교육, 문화, 예술, 스포츠 등 다양한 분야에서 마땅히 꿈꾸고 경험해야 할 기회를 차별 없이 누리면서 동등한 출발선에 서서 같이 성장해야한다”고 주장했다. 
하지만 생활지도원 한명의 보살핌에 비해 온 가족의 사랑을 받는 반대의 현실이 아이들을 차이 나게 할 수밖에 없다며 안타까워했다. 
또한 “부모로부터 한 번 상처 받은 아이들이 두 번 상처받는 일이 없도록 사회적 관심과 사랑이 필요하다고 생각한다”며 “많은 분들이 우리 아이들에게 마음의 부모가 돼주시길 바란다”고 당부했다. 
다음으로 점심식사를 하면서 입양 가족들 간에 소통을 하는 시간을 가졌다. 서로 간에 행복과 고충에 대해 이야기 하는 시간이 오자 행사장은 더욱 활기가 돌았다. 또한 마술과 버블쇼 공연도 이어져 아이들과 부모님의 박수소리가 끊이지 않았다.

더 성숙한 입양문화가 생기기를
2007년 2652명이던 입양 아동의 수는 2014년 1172명으로 줄었고, 2015년에는 1057명까지 떨어졌다. 성별로 보면 2015년 기준 국내에 입양된 남아는 222명, 여아 461명으로 여자가 두 배 가까이 많았다. 국외 입양 아동은 남자 287명·여자 87명으로 남자가 압도적으로 많았다. 보건복지부는 기본적으로 정부가 한 가정 양육을 우선원칙으로 하고, 미혼모 가정, 유기아동, 결손가정수가 갈수록 줄어들고 있어 입양아동도 최근 감소세를 지속하고 있는 만큼 앞으로도 감소할 것으로 전망했다. 
한편 어릴 적 해외에 입양됐다가 성인이 돼 한국을 방문하는 해외 입양인의 수가 한 해 2~3000명에 달한다. 그들은 오래전부터 모국으로 돌아올 것을 꿈꿨지만, 낯선 곳이며 해외입양아를 어떻게 생각할지 걱정돼 두렵다고 한다. 이러한 상황에서 정부는 해외 입양자를 대상으로 다양한 프로그램을 진행하고, 입양 사후서비스를 총괄하는 등 입양에 대한 인식변화를 위해 노력하고 있다. 
‘한국=고아 수출국’의 오명을 벗기 위해 정부는 2007년부터 국외입양을 매년 10%씩 줄이는 쿼터제를 도입하여 운영, 국내외 입양 현황은 줄어드는 추세다. 또한 모든 입양아에 대한 5개월간 국내 입양 가정을 우선 찾게 하는 ‘5개월 유보제’를 병행해서 추진했다. 그러나 해외입양쿼터제 도입 이후 해외 입양 규모 축소라는 목적은 달성했지만 국내입양은 늘지 않고 있다. 때문에 국내에 입양되는 아동은 늘지 않고, 해외입양쿼터제가 입양 요구 아동만 늘리고 있는 것이 아니냐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이처럼 그동안 입양 대책 실효성에 대한 의문이 제기되고 있는 현실에서 이를 타개하기 위해 보다 적극적으로 국내입양활성화를 위한 대안이 필요하다는 목소리가 높다.
‘입양가족에 대해 편견을 없애야한다’, ‘미혼모에게 보조지원금을 지급해야한다’는 이야기가 계속해서 나오지만 입양아와 미혼모에 대한 차별과 따가운 시선이 현실이다. 하지만 그 안에서도 입양아를 위해 노력하는 이들이 있어 우리사회는 아직 따뜻하다고 말할 수 있지 않을까. 

글/ 박찬정 기자·사진/ 서울시아동복지센터

박찬정 기자  bj402@bokji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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