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안은 오는 2015년부터 초·중등학교의 학년 구분을 없애는 학년군제 및 고교 무학년제로 한다는 것이 주요 골자다. 또 가정에서의 학습을 학력으로 인정하는 홈스쿨링제와 교사들의 자질향상을 위해 주기적으로 교사 자격을 평가해 자격증을 박탈하는 교사자격갱신제, 교원전문대학원제 등의 안도 검토 대상이다.
이 안은 향후 10년~15년 뒤의 교육정책방향 및 정책과제를 제시하기 위해 작성된 것으로 공청회와 전문가 토론회를 거처 내달 말 최종 확정될 예정이다.
교사 자격갱신제나 교대·사범대 폐지 추진 등은 교육계 내부에서도 뜨거운 감자가 될 전망이다.
혁신위 정홍섭 위원장은 “이번 보고서는 문민정부 시절인 1995년 발표된 5·31교육개혁안에 이어 두 번째로 발표되는 교육정책 로드맵”이라면서 “참여정부는 물론 차기정부의 교육정책 수립에 중요한 기초자료가 될 것”이라고 발표했다.
또 그는 교사자격갱신제로 탈락 하는 교사에 대해 “만약 탈락하는 교사가 한명도 없다면 사문화된 제도나 다름없을 것이다. 교사들이 긴장감을 가지도록 하되 탈락하면 재교육을 받을 수 있는 방안 등도 마련해야 할 것이다.
미국의 경우 일리노이주 등 여러 주에서 5년 또는 10년마다 교사자격증을 갱신하도록 하고 있으며 일본도 최근 10년 주기의 교사자격 갱신제를 도입했다”고 말했다. 교원전문대학원이 도입되면 현재의 임용고사는 어떻게 되는 지에 대해서는 “임용고사는 그대로 존속하지만 교대와 사범대는 폐지된다.
학부에서 교사 자격증을 주는 것이 바람직하지 않다는 의견이 많다. 다양한 지식은 학부에서 배우고 교수법은 대학원에서 가르치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말했다.
한편 교육계는 원칙적으로 찬성하지만 시기상조라는 반응이다. 한국교원단체총연합회 한재갑 대변인은 “대부분 현실성이 없고 우리 교육 실정에 맞지 않는 백화점식 아이디어의 나열이다”면서 “임기를 얼마 남기지 않은 참여정부가 이렇게 굵직한 사안들을 한번에 발표하는 것은 적절치 않다”고 비판했다.
전국교직원노동조합 한만중 정책실장은 “이 안이 정부 스스로 현실성이 전혀 없다는 것을 잘 알 것”이라 지적하며 “결국 학원을 많이 다닌 애들은 빨리 졸업하고 그렇지 못한 애들은 학교에 남게 돼 사교육 시장이 더욱 과열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경기도 K초등학교 교사 서모(31.여)씨는 “사교육 방지를 위해 초등학교에서 시험을 없애도 학원들은 각종 경시대회 준비로 성업중인데 학년군제가 도입되면 학년 군마다 상위권 경쟁으로 사교육이 더욱 번성할 것은 자명하다”면서 “초.중교 학년군제는 아직 이른 것 같다”고 지적했다.
서울 S초등학교 교사 박모(57.여)씨는 “원칙적으로 교사들의 자격을 주기적으로 평가하면서 일정 수준을 유지시킨다는 취지에는 공감한다”면서도 “자격평가는 절대평가로 이뤄져야 하며 교사 간의 불합리한 경쟁을 유발하는 상대평가 시스템이 돼서는 안될 것”이라고 말했다.
김용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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