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7월 27일 대법원 2부(주심 김능환 대법관)는 정신지체 2급 미성년 장애청소녀 A양을(피해당시 13세 부터 18세까지) 5년 동안 지속적으로 성폭력하고 임신과 낙태를 시킨 혐의로 기소된(성폭력범죄의처벌및피해자보호에관한법률위반) 가해자 B씨(54세)에 대해 1심과 같이 항소심에서도 무죄를 선고한 바 있는 원심을 깨고 유죄취지로 사건을 부산고등법원으로 돌려보냈다.

이번 대법원 재판부는 판견문에서 "성폭력범죄처벌법이 규정에서 신체 또는 정신장애로 인한 항거불능상태는 장애자체로 항거불능 상태에 있는 경우뿐 아니라 장애가 주된 원인이 돼 심리적 또는 물리적 반항이 불가능하거나 현저히 곤란한 상태에 이른 경우도 포함돼야 한다고 판결했다.

이에 울산정신지체 청소녀 성폭력사건 공동대책위원회(이하 공대위)은 성명서를 통해 "그동안 장애인 성폭력사건은 '항거불능' 조항에 대한 좁고 엄격한 법리해석으로 약자의 권익을 보호하지 못했다"며 "범행당시 장애로 인하여 항거불능의 상태를 입증할만한 증거가 없다는 이유로 명백한 성폭력을 저지른 가해자에게 무죄를 선고함으로써 우리사회 여성장애인의 인권이 계속해서 유린되는 빌미를 제공해 왔다"고 전했다.

특히 공대위는 "대법원의 판결을 적극 환영하며 이번 판결을 계기로 성폭력피해자에게 극단의 범죄 상황에서 저항을 강요하는 수사기관과 재판부의 남성 중심적 시각과 장애특성에 대한 무지가 종식되기를 바란다"고 촉구했다.

한편 이번 사건과 관련하여 공대위는 2004년 4월 29일 결성되어 피해자의 정신지체장애특성과 미성년자임을 고려한 대법원의 현명한 판결과 가해자 엄중 처벌을 요구해 왔다.

진선미 기자 websun@bokji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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