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인장기요양보험제도의 여파가 벌써부터 실감난다. 시행령과 시행규칙이 발표되자 이해당사자들간에 희비가 교차하는가 하면 서비스 질을 놓고도 이곳 저곳에서 불만의 목소리가 높다. 실제로 보건복지부 관계자 역시 아직은 부족한 점이 많은 제도라고 시인했을 정도니 제도 시행초기의 혼잡은 이미 많은 사람들이 예상한 대목이다.

헌데 제도 도입으로 인해 눈에 띄는 변화들이 포착되고 있다. 노인들에게 서비스를 제공 할 인력(요양보호사)이 확실시되면서 요양보호사협회가 생겨났다. 보건복지부측은 구체적인 자격기준과 선발방법 등을 좀더 논의해야 한다고 모호한 입장을 취했지만 부랴부랴 협회를 구성한 움직임이 포착된다.

현재 요양보호사의 자격기준을 두고 노인복지시설이나 간병협회, 여성단체가 반발에 나서고 있는 상황이다. 비정규직이면서 저임금의 열악한 일자리를 양성하는 꼴밖에는 되지 않는다는 비난 때문이다.

물론 요양보호사 인력은 반드시 필요하다. 그러나 그들을 선발하는 기준에 문제가 생긴다면 요양보호사협회는 자격이 되지 않는 다수의 요양보호사들을 두둔하는 역할을 할 수밖에 없을 것이다. 노인장기요양보험제도안에서 요양보호사는 누구의 말처럼 기저귀를 갈아주고 밥이나 약을 주는 로봇이 아니다. 노인과 교감하고 치료하는데 협력하는 이들이기 때문에 전문적인 지식이나 소양이 필요한 것이다.

가까운 일본의 경우도 서비스 수행 인력의 대부분을 외국인 노동자에게 의지하고 있는 형편이다. 자국민들에게 요양인력은 힘들고 매력적이 못한 직업이 되버렸기 때문이다. 우리라고 똑같은 전철을 밟지 않으리란 법이 없다. 

또한 얼마 전에 한국노인개인신고시설협회(회장 이오림)가 출범했다. 말 그대로 전국에 산재해 있는 개인시설들의 결속을 묶기 위해 준비된 단체지만 노인장기요양보험제도의 시행 덕에 다급하게 준비된 감이 없지 않다.

인프라 부족을 이유로 보건복지부는 시설설립기준 등을 대폭 완화시켰다. 이 대목에서 대부분의 사람들이 영리를 목적으로 생기는 불특정 다수의 시설로 인해 노인들이 인권침해나 저질의 서비스를 받게되지 않겠냐고 우려한다.

걱정이 앞서는 것은 사실이지만 민간의 협력이 없다면 노인장기요양보험제도도 없다. 정부가 책임지는 울타리에는 한계가 있기 때문이다. 어쩌면 그렇기 때문에 한국노인개인신고시설협회와 같은 단체가 필요한 지도 모른다.

하지만 한국노인개인신고시설협회는 노인을 가지고 장사를 하는 일부 몰지각한 영리단체들의 이익도모를 대변하는 집단이 아닌 소외된 지역에서 묵묵하게 서비스를 실천해 오는 청렴한 이들의 신문고 역할을 수행해야 할 것이다.
 

서희정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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