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릴레이복지사 131_문동팔 서대문장애인종합복지관장장애 아동과 부모를 위한 실질적 제도를 마련하다
편슬기 기자 | 승인 2016.08.10 09:59
문동팔 서대문장애인종합복지관장

뙤약볕 속에 땀 흘리며 도착한 서대문장애인종합복지관 입구에는 갖가지 옷더미들이 즐비했다. 문득 돌아본 왼편에는 ‘무인 바자회’라는 푯말이 가지런히 걸려 있었다. 굳이 누군가 지키는 사람이 없더라도 서로가 서로를 믿을 수 있는 따뜻함과 인간미가 살아 숨 쉬는 복지관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그런 복지관의 모습만큼 소탈하고 사람 냄새 가득 풍기는 문동팔 서대문장애인종합복지관장을 만나보자.

가랑비에 옷 젖듯이
1988년, 연세대학교 사회사업학과를 졸업하고 서울남부장애인복지관에서 사회복지사로 첫 근무를 시작한 문동팔 관장은 ‘남을 위해서 살아가야겠다’고 생각하게 된 계기를 다음과 같이 회상했다. 6세의 어린 나이에 어머니를 잃은 그는 이름에서도 알 수 있듯 8남매 중 8번째로 태어난 막내둥이였다. 불시에 어머니를 여읜 형제들은 단합되지 못하고 길을 잃었다. 가정 형편이 좋지 못한데다 어리기까지 했던 문동팔 관장은 유년시절을 가족들보다는 타인과 더 많이 보내게 됐다. 그렇게 성장하며 받은 타인에게 받은 도움들은 ‘나도 언젠간 다른 이들을 도우면서 살 수 있었으면 좋겠다는 생각’으로 마음에 차곡차곡 쌓이게 됐다.

성장을 거듭하며 그런 생각들은 형태를 가진 의식으로 또렷하게 구체화 됐다. 가랑비에 서서히 옷이 젖듯이 이미 깨달았을 땐 문동팔 관장은 사회복지로의 길이 자신이 가야할 길이라고 마음먹은 뒤였다. 28세의 나이에 사범대와 사회사업과로 학과선택의 기로에 섰을 때도 어린 시절 남들에게 받은 도움이, 그런 마음들이 그가 사회복지를 할 수 있도록 도와준 결정적인 요인으로 작용했다.
 
‘틈새’로의 접근을 모색하다
문동팔 관장은 사회복지사로서 지낸 그간의 나날들을 뒤돌아보면, ‘틈새’ 접근을 했던 것이 다른 이들과 구별되는 점이었다고 언급했다. 그는 “사람의 삶은 24시간 365일 매순간이 쌓여 계속됩니다. 특히 장애를 갖고 있는 이들은 방학이나 휴가라고 해서 그 사람의 삶이 멈추거나 쉴 수는 없거든요. 이러한 점들은 장애 아동의 부모를 무척 힘들게 하는 것들 중 하나인데, 저는 이런 부모님들과의 상담을 통해 다른 방향으로 접근을 했었습니다.”

그가 시도한 다른 방향의 접근이란 장애아동이나 청년들이 학교, 복지시설이 정기적인 휴가를 맞이했을 때 필요한 도움을 제공하는 것이었다. 이 기간 동안 피치 못하게 도움이 필요한 이들을 약 5명 정도의 그룹으로 맺어 24시간 돌봄 서비스를 제공하기로 했다. 본격적으로 제도를 도입 한 것이 98년도부터니 벌써 20년도 가까이 된 이야기다.

“하다못해 설날이나 추석같이 명절인 경우에도 ‘공휴일 프로그램’을 실시해 서비스를 제공했어요. 자폐성 장애인들 같은 경우에는 엄마는 명절 준비로 바쁜데 아이는 냉장고를 뒤지는 등 보호자도 너무나 힘들고 아이도 힘든 거죠. 아침에 아이를 맡기고 다시 저녁에 와서 아이를 데려가는 게 무척 번거로울 수 있는 일임에도 불구하고 고정멤버가 생길 정도로 프로그램을 필요로 하는 이들이 많았습니다”

사람이 공부나 직장생활을 통한 일, 혹은 취미생활로 기력을 소모하면 반드시 휴식과정을 거쳐야 한다. 내가 우선이 되는 상황에서 자칫 소홀해 질 수 있는 부분을 문 관장은 허투루 넘어가지 않고 상대방 입장에서 생각하는 세심한 배려를 보였다. 그가 보완한 것이 작은 ‘틈새’일지는 모르나 제 아이를 생각하는 부모 마음의 크기를 생각한다면 그 틈새는 결코 작은 틈새가 아님에 분명하다.
 
여성이 행복한 ‘여행’ 프로젝트
이어 그는 2007년에 서울시에서 실시했던 여행(여성이 행복한) 프로젝트 또한 언급했다. 여성 친화적인 도시 환경을 구축하자는 목적에서 시작 된 해당 프로젝트에서 문 관장은 장애아동의 어머니 또한 ‘여성’이다 라는 생각을 했다고 한다.

“어쩌면 한 사람의 몫을 더 짊어지고 있을지 모르는 장애아동 어머니들도 여성이거든요 이것에 포커스를 맞추고 장애자녀를 양육하고 있는 어머니들을 대상으로 여행 프로젝트를 시작했어요. 소녀 시절에는 악기 연주자가 되고 싶기도 하고, 글을 쓰거나 그림을 그리고 싶다든지 그런 다양한 꿈을 가지고 있었을 어머니들이 아이를 낳으면서 꿈을 포기해야만 했었는데, 이분들이 요리를 만들거나 도자기를 만들고 바느질을 통해 리폼을 한다거나 하는 것을 포함해서 단어 그대로 ‘여성이 행복할 수’ 있도록 바람도 쐬어드리기도 했습니다.”

이렇게 여행 프로젝트를 통해 자신의 가능성을 새롭게 발견한 어머니들이 복지관에 와서 장애아동들을 대상으로 강좌를 열기도 한다. 강사가 장애아동을 자녀로 둔만큼 그들을 이해하고 함께하려고 하는 점에서 더욱 친근한 강좌를 펼칠 수 있다는 장점이 있다고 한다.
 
복지는 ‘실천을 수반한 관심’
복지를 ‘실천을 수반하는 관심이다’라고 말한 그는 모두에게 공평하게 주어지는 교육과 복지를 예로 들며 복지는 무엇인지 설명했다. “교육은 학교라는 시스템 내부에서 자기 학교를 다니는 학생만을 대상으로 하지만 복지는 어려움을 겪는 사람이 있다면 그곳이 어디든, 그 사람이 누구든, 심지어 길거리라 할지라도 복지적인 접근을 이뤄낸다. 이렇듯 복지는 모든 어려운 이를 대상으로 하는 실천을 수반한 관심인 것”이라며 그가 평소 생각하고 있던 복지에 대한 생각을 조심스레 꺼내 놓았다.
 
복지(福祉)는 삶의 질에 대한 기준을 높이고, 국민 전체가 행복하게 살아갈 수 있도록 하는 데 중점을 둬 노력하는 정책이다. 더운 뙤약볕이 내려쬐는 여름날 시원한 나무 그늘 아래 놓인 의자가 있다고 가정해보자. 비장애인은 자신이 원한다면 의자에 가서 곧장 앉을 수 있다. 하지만 장애인이나 노인들과 같은 취약계층은 의자에 앉기 위해서는 다소나마 노력이 필요하다.
 
이때 이들이 의자에 편하게 앉을 수 있도록 도와주는 것이 복지다. 취약계층에게 있어 복지란 어떤 차별적인 혜택이 아닌 남보다 조금 불편한 이들이 보통의 것들을 누릴 수 있도록 돕는 보조 장치다. 밥을 먹을 때 수저가 필요하고 물을 마시려면 컵이 필요하듯 말이다. 그러나 이런 당연한 것들이 없어 수저 대신 손으로 밥을 먹고 대접으로 물을 마시는 웃지  못 할 상황이 발생하고 있다. 높으신 분들에게 있어 일상은 정말 너무나 당연한 것이기에 ‘평범함’을 누리지 못하는 상황을 이해하지 못하는 걸까? 아니면 그저 외면하고 있을 뿐인 것일까? 참으로 이기적인 사람들이 많은 세상이다.
 

글/ 편슬기 기자·사진/ 서대문장애인종합복지관

편슬기 기자  bj303@bokji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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