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 ‘내 머릿속의 지우개’, ‘노트북’, ‘스틸 앨리스’…앞서 소개한 영화들은 출연 배우도 감독도 모두 다르지만 단 한 가지 공통점이 있다. 바로 ‘치매’를 주제로 하고 있다는 점이다. 영화 속 등장인물들은 알츠하이머성 치매로 인해 소중한 사람들에 대한 기억을 하나씩 잃어가고 종래에는 나 자신이 누군지조차 잊어버리게 된다. 정상적인 생활을 지속해오던 사람이 다양한 원인에 의해 앓게 되는 무서운 질환 치매. 100세 시대를 맞이한 지금 노령화 사회와 치매예방의 중요성을 알아보는 자리가 마련됐다.

100세 시대와 치매
7월 15일, (사)전국노인복지단체연합회에서 ‘100세 시대와 치매’라는 주제로 노령화 사회를 맞아 치매예방의 중요성을 알아보는 세미나를 개최했다. 국회의원 회관 소회의실에서 진행된 세미나에서는 ‘치매’라는 노인성질환이 세미나 주제인 만큼 많은 어르신들이 이른 시간부터 자리를 꽉 채우고 있었다.
2시간 동안 진행된 세미나에서는 이상희 전 과학기술부 장관의 기조발표와 서유헌 서울대명예교수의 ‘치매현황 예방 치료제와 치료기술개발연구’, 김수흥 일리노이주립대 약대 교수의 ‘치매예방과 치료’, 이재용 보건복지부 노인정책과장의 ‘치매정책관리’ 발표가 이뤄졌다. 기조발표에서 이상희 전 과학기술부 장관은 치매가 65세 이상의 노인 중 약 8.3%가 앓고 있을 정도로 흔한 질병이 됐다며 물건의 이름이 금방 떠오르지 않거나, 길을 잃고 헤맨 경험이 있다거나 계산 능력이 갑자기 저하되는 등 일상생활에 지장을 줄 정도로 기억력감퇴가 심해졌다면 치매를 의심해볼 필요가 있다며 사전에 예방하는 자세의 중요성을 강조했다.

가장 두려운 질환 치매…암보다도 순위 높아
기조발표에 이어 서유헌 교수의 ‘치매 현황, 예방, 치료제와 치료기술개발연구’ 주제발표에서는 최근 보건사회연구원이 60세 이상 남녀 400명을 대상으로 한 설문조사를 언급하며 참여자들의 주목을 끌어냈다. 설문조사에서는 가장 두려운 질환으로 44.3%인 177명이 ‘치매’를 꼽았다. 이어 협심증, 심근경색 등의 심혈관 질환이 122명, 암이 96명 순으로 나타났다. 한국인 사망원인 1위인 심근경색과 2위인 암보다도 치매를 가장 두려운 질환으로 뽑은 이유는 무엇일까. 서 교수는 “치매라는 질환이 사람을 동물로 만들며, 가족과 병을 앓는 본인을 가장 비참하게 만들고 황폐화 시키는 질환이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미국 치매 협회의 조사에 따르면 85세 이상 노인의 50%가 치매를 앓게 되며 노인 세 명중 1명은 치매를 10년에서 20년가량 앓다가 사망한다고 한다. 그저 기본적인 본능에만 충실한 채 자신을 잃어버리고 10여 년간을 살게 되는 것이다. 매우 안타깝게도 아직 현재의 의학으로는 치매를 완전히 치료하는 방법은 없다. 대신 조기진단을 통해 예방하는 것은 충분히 가능하다고 하니 항시 본인의 상태에 촉각을 곤두세우고 작은 변화라도 놓치지 않는 것이 매우 중요하겠다.
아울러 치매 예방에 효과적인 음식이 하나 있다. 카레 안에 들어 있는 주요 원료 중 하나인 ‘강황’이다. 김수홍 일리노이주립대 약대교수는 세계 최초로 ‘강황’이 치매예방에 효과가 있음을 입증, 강황의 성분과 치매 예방 및 치료에 관련 된 최초 논문도 발표했으며 관련 특허를 소유하고 있다. 김 교수는 강황을 섭취함으로서 하루에 손상되는 수십만개의 뇌신경세포를 반절 이하로 줄일 수 있다고 말하며 치매의 발생, 혹은 진행속도를 늦추기 위해선 강황의 섭취가 필수적이라고 말했다

향후 한국의 치매관리정책 추진 방향
이재용 보건복지부 노인정책과장의 ‘치매정책관리’ 발표에서는 치매관리정책 추진경과와 성과, 앞으로의 추진방향에 대해 설명하는 시간을 가졌다. 2008년부터 시작된 치매관리정책은 해를 거듭하며 국가 치매관리 전달체계를 마련하고 치매예방과 조기발견의 인식을 제고하는데 큰 영향을 미쳤다. 또한 장기요양 5등급 신설 등을 통해 치매어르신 돌봄 인프라를 확대하는 등 지역사회를 중심으로 치매환자와 가족을 지원할 수 있는 수요자중심의 새로운 시각의 패러다임을 마련했다.
이어 이재용 노인정책과장은 2016년부터 20년까지의 제3차 치매관리종합계획을 통해 치매예방실천지수(앱)을 개발해 치매예방습관 실천여부를 확인하고 치매교육과 인식개선을 통해 치매환자와 가족 지지활동과 자원봉사를 수행하는 치매 파트너즈 양성을 계획 중에 있다고 밝혔다. 또한 네덜란드의 레스토랑 웨이터, 슈퍼마켓 직원, 우체부 등 치매환자를 제외한 마을의 모든 구성원이 치매 의료종사자로 구성된 호그벡 마을을 예로 들며 지역사회의 경찰서, 은행 등의 관공서, 사회복지시설, 대중교통 종사자, 종교인 등 서비스 공급자들이 치매교육을 받고 치매환자와 가족의 사회활동을 지원하는 치매안심마을을 다가오는 2017년에 운영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글·사진/ 편슬기 기자

편슬기 기자  bj303@bokji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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