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릴레이복지사 132_배희 기쁨이싹트는나무센터장자립의 싹이 쑥쑥, 배희 기쁨이싹트는나무센터장
편슬기 기자 | 승인 2016.09.12 11:19

폭염경보가 내린 어느 여름날, 뜨거운 햇살을 뚫고 찾은 ‘기쁨이 싹트는 나무(이하 기쁨나무)’는 현관 앞에 걸린 두 개의 샛노란 현판이 강렬한 존재감으로 시선을 끌었다. 마치 “저 여기 있어요! 여기로 오세요!”라고 속삭이는 것 같은 착각마저 불러일으킬 정도로 귀여운 색감을 뽐내는 현판은 이곳에서 자립을 위해 그룹 홈에 머물고 있는 발달장애인들의 어린아이 같은 ‘순수’를 나타내고 있었다.

배울수록, 알수록 희망이 솟아나는 당신
현관 안으로 들어서자 배희 기쁨나무센터장이 본지 기자를 반겼다. 남색 레이스로 만들어진 고운 머리띠에 사람을 향해 부드러운 웃음을 지어보이는 그녀는 얼핏 봐도 다정다감한 성격에 애정이 많아 보이는 사람 같았다. 에어컨이 쉴 새 없이 차가운 바람을 내뿜는 방으로 자리를 옮겨 시작한 인터뷰에서 가장 먼저 그녀는 자신의 이름이 가진 뜻을 설명했다. 배희, “배우면 배울수록 알면 알수록 희망이 솟아나는 당신입니다. 라는 뜻이에요” 이름에 대한 뜻을 설명하는 것을 좋아한다는 그녀는 나긋나긋한 목소리로 계속해서 말을 이어 나갔다.
지리산이 위치한 경남 함양의 한 마을에서 태어난 배희 센터장은 원래는 문인을 목표로 해 중앙대학교에서 국어국문학을 전공했다. 그러나 학교를 다니며 시작한 봉사활동을 통해 사회복지를 해야겠다고 마음을 먹게 되면서 성균관대학교 대학원에서 사회복지를 전공, 졸업 후 본격적으로 제 목소리를 내기 힘든 아프고 어려운 이들을 위한 삶에 뛰어들었다. 졸업논문의 주제를 ‘발달장애인의 고용’으로 택한 배희 센터장은 어렸을 적 지낸 동네에서 발달장애인들을 자주 만나곤 했다고 회상했다. 그녀는 동네에 하나쯤 있는 커다란 느티나무 밑 평상에 앉아 엄마가 일을 마치고 돌아오기를 하릴없이 기다리는 장애인들을 보며 자연스레 장애인들에게 관심을 가지게 됐다. 누군가 할 일을 주지도 않고, 본인 스스로도 뭘 해야 할지 몰라 무료하게 하루를 보내는 이들을 보며 ‘이 사람들에게도 뭔가 할 일이 없을까?’ 라고 생각했지만 당시 어린 나이의 그녀였기에 생각은 마음 속 서랍 한 켠에 넣어둘 수밖에 없었다.
그런 서랍 속 생각을 다시금 꺼낼 수 있도록 계기를 만들어 준 사람은 다름 아닌 문동팔 서대문장애인종합복지관장이었다. 대학시절 봉사도중 연이 닿아 만난 문동팔 관장으로부터 “사회복지를 전공하지 않은 사람이면 사회복지를 논하지 말라”며 “전공자가 아니라면 어딘가 분명 허점이 생길 수밖에 없다”라는 말을 듣게 된 것이다. 그 말에 자신의 자세에 대해 다시 한 번 생각하게 된 배희 센터장은 ‘발달장애인이 살아가야 할 이 땅에 단단히 뿌리를 내리고, 역할을 부여해주고 싶다’는 생각으로 대학원에서 사회복지를 전공하게 됐다.

기쁨과 사랑이 자라는 ‘기쁨나무’
강한 존재감을 뽐내는 현판을 제외하고는 얼핏 겉으로 보기에 일반 가정집처럼 보이는 기쁨나무는 2001년에 설립된 지적 장애인과 자폐 증세를 지닌 이들에게 자립을 위한 발판을 마련해주는 작업장으로 개소해 2006년부터는 공동생활을 해나가는 그룹 홈의 기능을 함께 하고 있다.
장애를 지닌 자식을 둔 부모들이 자주 입에 담곤 하는 말이 “내가 이 아이보다 딱 하루만 더 오래 살았으면 좋겠어”일 정도로 장애아동이 스스로 자립하는 것은 그만큼 인생에 있어 가장 중요한 부분이다. 지금이야 그룹 홈이나 장애인 작업장을 쉽게 볼 수 있고 또, 장애인 고용 기업도 점점 늘어나고 있는 추세다. 그러나 배희 센터장이 사회복지를 전공하던 당시엔 그룹 홈이나 장애인들이 근무할 수 있는 작업장이 거의 없다시피 하던 상황이었다. 이런 상황에서 장애인들도 할 수 있는 ‘일’에 초점을 맞추고 ‘장애인들이 근무할 수 있는 곳’을 개업하는 것을 목표로 삼은 배희 센터장의 행보는 이들의 삶에 희망이 되고 꿈이 됐다.

노·노케어처럼 ‘발·발 케어’ 필요
인터뷰에 임하고 있는 배희 센터장 너머로 손을 바삐 움직이는 장애인들의 모습이 시야에 계속해서 들어왔다. 형형색색의 네임펜과 유성매직들을 가지런히 포장지에 끼워 맞추는 작업을 반복하고 있는 사람들 중 봉사활동이나 실습을 나온 비장애인들의 모습도 심심찮게 찾아볼 수 있었다.
이렇게 장애인과 비장애인이 서로 한 공간에서 같은 일을 나누며 어우러지는 모습에 배희 센터장은 “중증 장애인들이 경증 장애인들과 함께 있으면 종종 경증 장애인들의 행동을 중증 장애인들이 따라하면서 갖고 있는 증상이 완화되는 현상을 볼 수 있다”며 “중증장애인과 경증 장애인과 같이 함께 어울릴 수 있는 시설을 만들어 노·노 케어처럼 발·발 케어가 활성화 됐으면 좋겠다”는 의견을 밝혔다.
아울러 사회복지에 관심을 가지고 있는 본지의 독자들에게 “관심이 있으시다면 근처에 있는 복지관이나 대상자들이 있는 곳에 직접 가셔서 봉사활동을 해보시라 권하고 싶다. 처음에는 발달 장애인에 대한 편견을 가지고 있지만 같이 프로그램을 진행하면서 발달 장애인이 비장애인 보다 더 잘할 수 있는 점을 발견하게 되면서 갖고 있던 편견을 깰 수 있었다면서 소감을 말한 분이 있었는데 객관적인 시선으로 보는 것도 좋지만 직접 현장에 뛰어들어 체험을 해보신다면 정말 좋은 경험이 될 것”이라며 직접 보고 느끼고 경험하는 봉사활동의 중요성을 강조했다.

담(墻) 대신 담(談)으로
배희 센터장은 인터뷰를 마치고 다음과 같은 시를 메일을 통해 보내왔다. “이사를 가면 담장너머 누가 살고 있는 지 궁금합니다. 먼저 이사 떡을 해서 잘 지내자고 인사하러 갑니다. 인사하러 가면 누군 지 알게 되고 말을 나누게 됩니다. 이웃과 쌓는 것은 담(墻)이 아니고, 이웃과 쌓아야 하는 것은 담(談)입니다.” 시를 통해 그녀는 사회복지시설이 근처에 들어오면 담을 쌓지 말고 자원 봉사 할 장소나 재능 기부 할 장소가 생기는구나 하는 마음으로 담장을 허물고 이웃과 연대를 해 나갔으면 좋겠다는 말을 함께 첨언했다.

편슬기 기자  bj303@bokji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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