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의 지원 하나 없이 자비와 봉사자들의 후원으로 20년 째 소외된 이들에게 사랑을 전하고 있는 ‘나눔코리아’ 조현두 대표. 30대 중반에 세상에 무엇을 남길 것인가?를 진지하게 생각해봤고, 돈만 많이 버는 사람이 아닌 세상을 아름답게 만들어 가는 것에 가장 많은 가치를 뒀다고 한다.
1997년 배고픈 34명의 독거노인과 121명의 결식아동에게 밥을 나눠주는 밥나눔 공동체를 시작으로 2016년 현재 42개 지부 4만 5300여명의 봉사자들과 무연고자 사랑의 장례식, 다문화 가족과 하나되기 프로젝트, 취약계층 재능나눔, 청소년육성프로젝트, 청년미래포럼, 독거어르신 돌봄 활동 등의 주요활동을 이어오고 있다. 다양한 봉사활동처럼 봉사자들도 청소년부터 65세 이상 노년층까지 다양한 계층들로 이뤄져있다. 그동안 많은 이들에게 나눠준 사랑의 열매와 삶의 희망, 꿈을 심어준 이야기를 들어보자.}

산자에게 희망을.. 홀몸 어르신 돌봄
지난 8월 13일 오전 11시 수유역 광산사거리 3층 건물에 있는 나눔코리아에서 봉사자들을 위한 교육이 열렸다. 나눔 코리아에서 봉사를 하기 위해서는 봉사자교육을 꼭 이수해야 한다. 이날 봉사자 교육에서 나눔코리아 조현두 대표는 “나눔코리아가 모토로 삼고 있는 정신은 봉사를 행함에 있어 나눔에 있어 자랑하지말자, 꾸미지말자, 행한 것에 대해 수혜자에게 바라지말자, 대상을 차별하지말자, 한 행위에 대해서 어떠한 경우에도 후회하지말자. 이것이 설립이념”이라고 밝혔다. 나눔코리아는 ‘산 자에게는 희망을 죽은 자에게는 사랑을’이라는 슬로건을 걸고 있다. 매주 토요일 학생, 일반 나눔코리아 봉사단원들이 자식, 가족과 인연이 끊겨 홀로 사시는 홀몸 어르신 댁을 방문한다. 쌀과 필요한 생필품을 가져다드리고 청소뿐만 아니라 말동무가 되어 마음도 함께 나눈다.

 살아갈 힘과 용기를 드리는 정서적 지원
지자체에서 지원금을 받으며 관리를 받고 있는 기초수급자 어르신과는 달리 기초수급 대상자가 아닌 홀몸 어르신을 찾기란 쉽지 않다고 한다. 세상과 사람에게 마음을 닫은 은둔형 어르신들이 많기 때문에 나눔코리아 발굴팀이 동네를 돌며 직접 찾아 나선다. 통반장을 만나 이야기를 듣기도 하고 동네에서 오랜 세월 가게를 하고 있는 세탁소, 슈퍼 주인들을 통해서도 홀몸 어르신을 찾는다. 그렇게 찾은 홀몸 어르신 댁에 실사팀이 방문해 도움이 절실히 필요한 분들을 선정한다.
그동안 수많은 홀몸 어르신들을 만나온 조현두 대표는 “노령연금 20만원으로 살아가는 홀몸 어르신들은 5000원, 1만원 내는 경로당도 못 다닌다”며 “그나마 경로당에 가는 분들은 자식이 있거나 수급자 분이라며 정부가 사각지대에 놓인 홀몸 어르신들을 밖으로 나올 수 있게 해줘야한다”고 당부했다. 나눔코리아는 복지사각지대에 있는 노인들이 세상 밖으로 나올 수 있도록 물심양면으로 돕는다. 특히 음식, 물건 등의 물질적 지원보다 당신은 혼자가 아니며 삶의 끈을 놓지 않도록 살아갈 힘과 용기를 드리는 정서적 지원에 큰 역할을 하고 있다. 시간이 지나면서 서서히 마음을 열기 시작한 어르신들은 봉사자들이 오지 않으면 전화를 걸어 무슨 일이 있는건지. 아니면 내가 무엇을 잘못한 건 아닌지 묻는다고 한다. 봉사자들이 방문하는 날이면 부침개나 간식들을 준비해 두고 기다리시는 어르신들도 있다. 아무도 찾아오지 않는 집에 봉사자들이 찾아오면 그렇게 기뻐하신다고 한다.

죽은자에게 사랑을.. 사랑의 장례식
인연을 이어가며 돌봐드리던 어르신이 돌아가시게 되면 나눔코리아에서 무연고자 사랑의 장례식까지 치뤄 드린다. 조 대표는 “무연고자 사랑의 장례식은 처음부터 생각했던 게 아니라 밥나눔 공동체로 식사를 하러 오시던 분이 돌아가셨는데 연락이 되는 가족이 하나도 없다는 걸 알고 장례를 직접 치뤄 드린 것이 계기가 됐다”며 “고도로 발달된 현대사회 이면에 홀로 쓸쓸히 죽음을 맞이하는 고독사가 연간 1만 2000여명에 이르며 나눔코리아는 홀몸 어르신(무연고) 사랑의 장례식을 통해 쓸쓸히 죽어간 이들에게 사랑이란 이름으로 가족이 돼드리고 있다. 가족 모두와 연이 끊긴 어르신들께 마지막까지 예를 다하고픈 마음에서 돌봄 봉사를 시작으로 사랑의 장례식까지 해드리고 있다”고 말했다.
사랑의 장례식은 11월부터 3월까지가 가장 분주하고 바쁘다. 독거노인 고독사는 특히 겨울철에 가장 빈번하게 발생하기 때문이다. 조 대표는 지난해 11월 시립승화원에서 사랑의 장례식을 진행한 날, 최소한 인간의 윤리와 존엄을 고려하지 않은 충격적인 광경을 목격했다. 어느 시신처리업체 봉고차 안에 무연고 노인 7구 관, 그 관에서 흘러나온 핏물이 아무런 절차도 없이 화장터로 버려지는 느낌을 받았다고 한다. 살아서도 외롭고 죽어서도 외로운 홀몸 어르신들을 위해 앞으로 대한민국 정부와 함께 해야 할 일이 더욱 많아질 것 같다는 뜻을 내비쳤다.

취약계층 아이들을 위한 마중물 학교
돈이 없어 학원조차 갈 수 없는 아이들이 PC방 등을 배회하는 것을 보고 마중물 학교를 운영하고 있다. 조 대표는 “마중물 학교는 학교 선생님이 아닌 중, 고등학생, 대학생 언니, 오빠, 형, 누나들과 함께하며 다소 편한 마음으로 수업이 진행되는 장점을 갖고, 학습한다는 생각보다 책과 가까워지며 흥미를 살려 즐거운 마음으로 배우는 기쁨을 느낄 수 있는 시간을 만들어주는데 목적을 둔다”고 설명했다.
마중물 학교는 총 152명의 대학생들이 온라인과 유선 상으로 멘토 역할을 하고 있다. 매주 토요일 오후 나눔 코리아에서 한국사, 영어, 중국어, 수학 세계사 등의 수업이 진행된다. 수업 외에도 수많은 직업과 관련된 특강을 통해 아이들이 직업에 대해 보다 쉽게 알아간다. 방학 때는 송중 초등학교 등에서 화요일, 목요일 수업이 진행된다. 소외계층 아이들의 부모님들이 대부분 맞벌이라 아이들이 홀로 집에 있는 시간이 많기 때문이다. 방학 때는 주로 독서습관 형성을 위해 그룹별 독서 토론 수업이 이뤄진다.

지역문화 소외계층 다문화가정
나눔코리아는 취약계층 외에 지역문화 소외계층인 다문화가정에게도 도움을 주고 있다. 조 대표는 “지역문화 소외계층들을 찾다보니 조선족 가정, 다문화가정 그 중에서 엄마가 집을 나가 할아버지와 손녀가 살고 있는 가정이 떠오른 것이 계기가 돼 다문화 가정을 돕기 시작했다”고 말했다. 봉사자들은 국적이 엄마 나라도 아빠 나라도 아닌 아이들에게 미술을 가르치고 있다. 한글이 서툰 엄마에게는 한글을, 부인과 소통이 어려운 아빠들에겐 베트남, 중국어 등과 영어수업을 가르친다. 다문화가정 아빠들에게 부인의 나라 언어를 가르치게 된 것은 부부싸움을 할 때 부인이 자기 나라 언어로 화를 내면서 말하는데 욕인지 도대체 무슨 말인지 모르겠다며 부인의 나라언어를 가르쳐 달라고 한 남편을 시작으로 수업을 진행하게 됐다.

수혜자에서 후원나눔자로
조현두 대표는 20년 동안 나눔코리아를 하면서 가슴 한 켠에 늘 자리잡고 있는 분이 있다. 퇴행성 질환을 앓고 있던 문용순 할머니.
문 할머니는 사지가 꺾이는 불편한 몸으로 폐지를 주우며 사신 분이다. 폐지를 주운 돈으로 생계를 이어가다 결국 직장암말기로 돌아가셨다. 돌아가시기 전, 폐지를 팔아 모아둔 전 재산인 100만원을 3년 간 자신을 찾아와 돌봐준 봉사자 문초비 학생의 장학금으로 써달라고 했다. 수혜자에서 후원자가 된 문용순 할머니 모습을 보며 진정한 나눔이란 무엇인지 느끼게 됐다고. 자신이 받았던 도움들을 잊지 않고 기억하는 이들이 많았다. 마중물학교 수업을 들은 학생 중 성인이 되어 자신의 주례를 서달라고 찾아오는 이들도 간혹 있다고 한다.

봉사는 관심으로 부터 시작
조 대표는 “건강한 공동체를 활성화시키기 위해선 나눔이 필요하다”며 “나눔과 봉사는 우리안의 관심으로 부터 시작된다. 관심은 사랑, 사랑은 사람을 살리는 길이다. 나눔과 봉사는 사랑”이라고 강조했다. 
단체명이 나눔코리아서일까? 무언가를 나눠주는 것을 많이 하는 나눔코리아다. 바른문화시민운동본부 출범, 바른 양심, 고운 양심을 위해 바른주차문화시민 스티커를 10만개를 제작해 길거리에서 나눠주며 캠페인도 벌이고 있다. 스티커는 조 대표 자비로 만들어졌다. 나눔코리아 역시 2년 전까지 자비로 운영돼 경제적 어려움이 있었지만 한 번도 그만 두고 싶은 생각은 없었다고 한다.
나눔코리아는 내가 살고 있는 이유라고 말한 조현두 대표는 “모든 역사는 하루아침에 이뤄지는 것이 아니고 한 가지를 오랫동안 하면 되는 것 같다”며 “돈을 버는 것도 하나님의 축복이지만 봉사와 나눔은 인간에게 주어진 최상의 의무”라고 전했다.
사랑의 손길이 필요한 소외된 이들과 나눔이라는 이름으로 굳게 잡은 손을 영원히 함께 하리라!! 다짐하며 나눔코리아를 설립한 조현두 대표. 그는 오늘도 사랑이라는 이름으로 소외된 이들의 가족이 돼 드리기 위해 바삐 움직이고 있다.
글/ 최민정 기자·사진/ 나눔코리아

_{무연고자 사랑의 장례식 성금으로 인간의 존엄을 지켜주세요.
독거노인들의 안타까운 죽음과 사랑의 장례식 성금을 보내주실 분은
사랑의 전화 : 080-414-1004로 전화주세요.}

최민정 기자  camino8@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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