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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민기초생활보장제도 평가‧개선과제 위한 토론회송파 세모녀도 받을 수 없는 맞춤형 개별급여
이선애 기자 | 승인 2016.09.19 14:44

2년전 세상을 등진 송파구 세 모녀. 이들의 어머니는 식당일을 하며 얻는 180여만원의 소득으로 힘들게 생계를 이어나갔다. 첫째딸은 몸이 아파 일을 할 수가 없었으며 둘째딸 역시 신용불량자 신세로 간간히 하는 편의점 아르바이트가 고작이었다. 이들의 쓸쓸한 죽음 이후 서둘러 관련법을 만든다. 지원을 확대한다며 만든 것이 맞춤형 개별급여제. 하지만 여전히 송파구 세모녀는 지원받을 수 없다. 어머니의 추정소득 때문이다.

‘송파 세모녀법’ 시행된 지 1년
맞춤형개별급여제도가 지난 7월, 도입 1년째를 맞았다. 보건복지부가 7월 4일 발표한 내용에 따르면 맞춤형 개별급여 개편으로 신규수급자격을 얻은 수급자는 개편전 132만명 대비 35만명이 증가한 167명이다. 하지만 신규 수급자 35만명이란 숫자는 애초 복지부가 예상한 76만명의 절반에도 못미치는 수준으로 특히 부양의무자 제도 때문에 수급을 받지 못하는 비수급 빈곤층이 무려 100만이 넘는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이른바 ‘송파 세모녀법’으로 불리는 개정 국민기초생활보장법이 시행된 지 1년을 맞아 제도평가와 개선과제를 알아보기 위한 토론회가 기초법바로세우기공동행동 주관으로 지난 8월 19일 국회의원회관 제8간담회실에서 열렸다.
공동발제를 맡은 기초법바로세우기공동행동 김윤영 활동가는 개정된 국민기초생활보장제도의 문제점을 조목조목 집어가며 실상을 외면하고 있는 정부의 즉각적인 대처를 요구했다.
수급자로 지정되는데 가장 큰 걸림돌로 작용하는 것은 여전히 부양의무자기준이었다. 정부는 부양의무자기준 완화를 통해 빈곤 사각지대의 12만명을 구제하겠다고 했으나 기준완화는 소득 기준에만 적용됐다. 2010년 기준 부양의무자 기준으로 인한 신청하지 못한 이들만 117만명에 이른다. 어려운 생계를 해결하기 위해 내키지 않는 발걸음으로 기초생활보장제도 수급을 신청했지만 그 중 절반이 넘는 약 67%가 부양의무자의 소득과 재산이 기준보다 많다는 이유로 탈락했다고 김윤영 활동가는 밝혔다. 그렇게 탈락하고 난 후에는 24%가 부양의무자를 포함한 친지, 이웃에게 도움을 받으며 생활하며 그 외 대다수는 더욱 허리띠를 졸라매고 생계를 꾸려나가고 있다.

줬다 뺏는 기초연금에 우는 어르신


또한 최근 1년사이 주목할만한 변화는 빈곤노인에 대한 기초연금 삭감이다. 2014년 기준으로 기초생활수급 어르신 40만명은 20만원의 기초연금이 소득으로 산정돼 생계급여에서 다시 빼가고 있다. 이는 ‘모든 어르신들 기초연금 20만원 지급’이라는 현 대통령의 공약위반이라고 당사자들은 반발하고 있다. 또한 거의 모든 어르신이 지급받는 기초연금을 기초생활수급자만 다시 뺏어간다고 생각해 더욱 허탈감을 느끼고 있다.
배진수 서울시복지재단 서울사회복지공익법센터 변호사 역시 수급자를 선정하는 척도로 삼는 부양의무자 기준의 완화와 이 기준이 갖는 근본적인 결함이 있다고 주장했다.
부양능력이 있는 부양의무자가 있어도 실제 부양받지 못하는 사람들이 있는 것은 당연하다.
실질적으로 부양받고 있는 여부가 아닌 부양자의 재산과 소득수준에 따라 부양되고 있음이 추정된다는 이유로 수급에서 탈락하는 것이다. 또 수급신청을 할 때 부양의무자의 소득과 재산변동에 대한 사항 등을 부양의무자의 협조를 얻어 증명해야 하는데 이것이 현실적으로 어렵다 보니 신청 자체를 포기하는 사례가 많다. 배 변호사는 모든 급여에서 부양의무자 기준을 폐지하는 것이 어렵다면 당장 주거급여에서만이라도 부양의무자 기준을 폐지하자는 논의를 해보는 것이 어떻겠느냐고 제안했다.
이에 주무부처인 복지부 김은영 사무관은 “선정기준, 부양의무자 등이 쟁점인데 부양의무자기준을 당장 폐지할 수는 없고 단계적으로 주거급여 등 기준을 개선할 수 있도록 종합대책을 수립하도록 노력하겠다”고 답변했다.

“인간적인 존엄 지키는 든든한 제도 돼야”


 이날 토론회에 참석한 한 장애인은 “아무 통보도 없이 급여를 통장에 입금했다가 다시 아무설명도 없이 차감해갔다. 최소한 사전통지는 하고 진행해야 하는 것 아니냐. 생활만 더 어렵게 됐다”며 분통을 터트렸다.
김선미 집희망성북주거복지센터장은 “주거문제로 곤란을 겪는 사람들이 지역에 많다. 공공임대에 들어가려고 해도 2순위라서 절망하고 이번 개편으로 부처가 분리돼 이의신청하려해도 기관권한이 다 달라 여기저기 핑퐁게임하듯 가운데 끼여서 민원도 하기 힘들다”며 “제도를 점진적으로 개선한다고 하지만 삶은 그렇게 천천히 나빠지지 않는다”고 시급한 대책마련을 촉구했다.
문진영 서강대 사회복지학과 교수는 “수급자로 선정되는 것이 당초 쉽지 않다. 불법수급자 색출에만 골몰하지 말고 부정수급이 의심된다해서 마치 심문이라도 하듯 대하는 것은 심한 좌절감을 갖게 할 수 있다”고 염려했다.
사회를 맡아 진행한 나눔과미래 송경용 이사장은 산동네에 살면서 10년전 남편과 이혼하고 두딸과 살아온 부인이 수급자신청을 하기위해 전남편과 몇 번 통화한 기록 때문에 위장이혼이 아니냐는 의심을 받아 결국 신청할 수 없었던 사례를 소개했다. 송 이사장은 그 부인이 나에게 사실을 증명하는 편지를 써달라는 부탁을 했는데 이것이 냉엄한 현실이라는 데 절망감마저 들었다고 말하며 아파도 돈이없어 병원에도 못가는 그런 경우는 없어야 하듯 기초생활보장법이 인간적인 존엄을 지키는 든든한 다리가 돼야 한다고 밝혔다.


글·사진/ 이선애 기자

이선애 기자  bj301@bokji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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